‘주간동아’ 1056호에 ‘내 아이 용돈 사용설명서’라는 제목의 글이 나간 이후 자녀를 위한 저축 또는 투자 방법을 알려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 자녀를 위한 재테크’를 준비했다. 하지만 이 글을 읽기 전 자녀를 위한 재테크가 부모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먼저 알았으면 한다. 자녀 이름으로 된 통장도 실제 관리는 대부분 부모가 하기 때문이다. 저축 또는 투자의 용도를 뜻하는 투자 목적에 따라, 그리고 구체적인 저축(투자) 기간에 따라 상품 선택이 달라진다는 점도 비슷하다. 그래서 특별히 오해하기 쉽고 자주 문의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해본다.
자녀를 위한 재테크 역시 방법이 중요하다. 하지만 부모는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에 투자 방법보다 목적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예를 들어 부모는 대부분 자녀가 성인이 됐을 때 필요한 목돈을 일찍부터 조금씩 준비할 수 있는 상품을 찾는다. 한때 인기몰이를 했던 ‘어린이펀드’도 여기에 포함된다. 하지만 그때 가입한 펀드를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왜 그럴까. 부모가 관리했기 때문이다. 분명 처음에는 10년, 20년을 염두에 두고 투자를 시작하지만 결국 부모는 단기적인 결과에 치중한 나머지 오랫동안 펀드를 유지하지 못한다. 또한 적립식펀드는 일정 금액을 매달 꾸준히 납부할 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자녀가 성장하면서 교육비 등 지출 규모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에 납부를 중단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그때부터 적립식펀드는 말이 적립식이지, 거치식펀드에 불과하며 당초 기대한 효과도 누릴 수 없다.
결국 투자 목적은 분명하나 투자 방법에서 실패한 셈이다. 만약 아직도 그렇게 방치한 어린이펀드가 있다면 ‘주간동아’ 1026호 ‘망가진 펀드 심폐소생술’ 편을 참조하자. 어쨌든 이런 사례는 자녀를 위한 특별한 상품이 있다고 생각하는 부모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현명하게 투자할 수 있을까.
자녀의 재테크 목적은 ‘목돈 마련’에 앞서 자녀에게 저축 습관을 길러주고 투자 원리를 가르치는 데 있어야 한다. 따라서 필자가 추천하는 상품은 바로 집 근처 은행 혹은 새마을금고 등에서 손쉽게 가입할 수 있는 ‘일반 적금’이다. 저축상품이라 신경 쓸 필요가 없고, 원금을 손해 볼 위험도 없다. 처음 시작하는 적금 기간은 1년이면 족하다. 자녀가 성취감을 맛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돈에 대한 개념이 아직 없는 어린 자녀에게는 적금 통장보다 동전을 모으는 저금통이 더 효과적이다. 저금통이 차면서 느껴지는 무게감으로도 성취감을 충분히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적금을 시작할 때는 1년 후 돈을 돌려받으면 어디에 사용할지 자녀 스스로 결정하게 해야 한다. 책임감이 커지면서 저축에 대한 동기 부여도 확실해지기 때문이다. 이때 주의할 것은 자녀가 충분히 부담할 수 있는 금액으로 월 납부금을 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무리하면 자녀가 쉽게 지칠 수 있고, 부모가 대신 납부하면 의미가 없다. 첫 번째 적금에 성공했다면 두 번째 시작하는 적금은 만기에 돌려받을 돈의 일부를 떼 자녀가 다시 저축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그럼 아이는 저축으로 자산이 불어나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고, 저축 습관도 서서히 길러진다.
기간에 맞는 저축 목표를 정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자녀가 초등학생이라면 자전거 한 대 값 정도의 돈을 모으려면 몇 년간 저축해야 한다. 중학생 이상이라면 경제와 투자에 관한 기본 원리를 가르치는 수단으로 재테크를 활용하면 좋다. 이 경우 가입 조건 없이 아무 때나 자녀 명의로 가입할 수 있는 연금저축계좌(펀드형)를 추천한다. 소득이 없으니 세액공제를 받을 필요가 없어 만약의 경우 해지하더라도 아무런 불이익이 없다. 수익에 대한 세금 걱정 또한 없다는 얘기다. 연금저축계좌를 단순히 연금상품으로만 여겨서는 안 되는 이유다. 물론 자녀가 더 어렸을 때부터 가입해 부모가 대신 관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녀를 직접 참여하게 하려면 최소 중학생 이후가 좋다.
보장성보험 상품에 가입할 때도 몇 가지 주의가 필요하다. 먼저 보장 기간이 지나치게 긴 상품은 아닌지 살펴야 한다. 요즘에는 ‘백세시대’를 맞아 ‘100세 보장’을 내세우는 상품이 많다. 심지어 자녀가 태어나기 전에 가입하는 태아보험조차 보장 기간을 100세로 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단언컨대 자녀가 100년 동안 동일한 보험을 유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가령 올해 100세 만기보험에 가입해 2116년까지 보장받는다고 생각해보자. 이것은 1916년 일제강점기에 가입한 보험이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이런 보험은 결국 휴지조각에 불과하다.
50년 만기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현재 10세인 자녀가 60세까지 보장받는 것도 실질적인 효과를 따져보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는 1966년 가입한 보험이 50년이 지난 올해에도 여전히 쓸 만하다고 믿는 거나 다름없다. 66년 30원 정도였던 짜장면이 지금은 5000원이 넘는다는 것만 생각해도 답은 나온다. 그렇다면 30년 만기는 어떨까. 지금부터 30년 전인 86년 사립대 등록금은 한 한기 60만 원 정도였지만 현재는 400만 원을 웃돈다. 결국 시간이 흐를수록 실질효용가치는 떨어진다는 사실을 누구나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자녀를 위해 보장성보험에 가입할 때는 보장 기간을 지나치게 늘리기보다 20~30년에 맞추는 것이 좋다. 그래야 보험료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시대 변화에 따른 보험상품의 진화에도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자녀를 위한 재테크 역시 방법이 중요하다. 하지만 부모는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에 투자 방법보다 목적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예를 들어 부모는 대부분 자녀가 성인이 됐을 때 필요한 목돈을 일찍부터 조금씩 준비할 수 있는 상품을 찾는다. 한때 인기몰이를 했던 ‘어린이펀드’도 여기에 포함된다. 하지만 그때 가입한 펀드를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왜 그럴까. 부모가 관리했기 때문이다. 분명 처음에는 10년, 20년을 염두에 두고 투자를 시작하지만 결국 부모는 단기적인 결과에 치중한 나머지 오랫동안 펀드를 유지하지 못한다. 또한 적립식펀드는 일정 금액을 매달 꾸준히 납부할 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자녀가 성장하면서 교육비 등 지출 규모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에 납부를 중단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그때부터 적립식펀드는 말이 적립식이지, 거치식펀드에 불과하며 당초 기대한 효과도 누릴 수 없다.
결국 투자 목적은 분명하나 투자 방법에서 실패한 셈이다. 만약 아직도 그렇게 방치한 어린이펀드가 있다면 ‘주간동아’ 1026호 ‘망가진 펀드 심폐소생술’ 편을 참조하자. 어쨌든 이런 사례는 자녀를 위한 특별한 상품이 있다고 생각하는 부모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현명하게 투자할 수 있을까.
목돈 마련보다 저축 습관 길러주는 게 먼저
가장 먼저 자녀 재테크의 목적을 분명히 하자. 물론 자녀가 성인이 됐을 때 필요한 목돈을 조금씩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는 상품 선택이 아닌 투자 방법의 문제다. 상품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다. 간혹 증여세를 걱정해 어린 자녀의 명의로 변액보험에 가입하는 부모가 있는데, 2016년 현재 증여세 면제 기준은 성인 자녀의 경우 5000만 원이라 일반 가정에서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그것도 10년이 지나면 다시 5000만 원을 세금 없이 추가 증여할 수 있다. 따라서 사업비가 많은 변액보험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자녀에게 필요한 목돈을 마련하는 일은 일반적인 재테크 방법에 따라 부모의 책임 하에서 하면 된다.자녀의 재테크 목적은 ‘목돈 마련’에 앞서 자녀에게 저축 습관을 길러주고 투자 원리를 가르치는 데 있어야 한다. 따라서 필자가 추천하는 상품은 바로 집 근처 은행 혹은 새마을금고 등에서 손쉽게 가입할 수 있는 ‘일반 적금’이다. 저축상품이라 신경 쓸 필요가 없고, 원금을 손해 볼 위험도 없다. 처음 시작하는 적금 기간은 1년이면 족하다. 자녀가 성취감을 맛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돈에 대한 개념이 아직 없는 어린 자녀에게는 적금 통장보다 동전을 모으는 저금통이 더 효과적이다. 저금통이 차면서 느껴지는 무게감으로도 성취감을 충분히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적금을 시작할 때는 1년 후 돈을 돌려받으면 어디에 사용할지 자녀 스스로 결정하게 해야 한다. 책임감이 커지면서 저축에 대한 동기 부여도 확실해지기 때문이다. 이때 주의할 것은 자녀가 충분히 부담할 수 있는 금액으로 월 납부금을 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무리하면 자녀가 쉽게 지칠 수 있고, 부모가 대신 납부하면 의미가 없다. 첫 번째 적금에 성공했다면 두 번째 시작하는 적금은 만기에 돌려받을 돈의 일부를 떼 자녀가 다시 저축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그럼 아이는 저축으로 자산이 불어나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고, 저축 습관도 서서히 길러진다.
기간에 맞는 저축 목표를 정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자녀가 초등학생이라면 자전거 한 대 값 정도의 돈을 모으려면 몇 년간 저축해야 한다. 중학생 이상이라면 경제와 투자에 관한 기본 원리를 가르치는 수단으로 재테크를 활용하면 좋다. 이 경우 가입 조건 없이 아무 때나 자녀 명의로 가입할 수 있는 연금저축계좌(펀드형)를 추천한다. 소득이 없으니 세액공제를 받을 필요가 없어 만약의 경우 해지하더라도 아무런 불이익이 없다. 수익에 대한 세금 걱정 또한 없다는 얘기다. 연금저축계좌를 단순히 연금상품으로만 여겨서는 안 되는 이유다. 물론 자녀가 더 어렸을 때부터 가입해 부모가 대신 관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녀를 직접 참여하게 하려면 최소 중학생 이후가 좋다.
보험 보장 기간은 20~30년이 적당
연금저축계좌는 하나의 바구니(계좌)에 해외펀드를 포함해 수많은 펀드를 골라 담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전화나 인터넷, 또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언제든 투자금을 다른 펀드로 이동할 수 있고, 펀드 추가 및 교체도 가능하다. 이때 주의할 점은 다음 네 가지다. △첫째, 매월 납부 금액을 부담스럽지 않게 정할 것(일반적으로는 5만~10만 원) △둘째, 최소한 3개 이상 펀드(예를 들어 국내주식형, 해외주식형, 국내채권형 등)로 분산해 투자할 것(분산투자의 효과는 물론 자녀가 경제를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 △셋째, 만약의 경우 납부를 중단해야 한다면 모든 투자금을 안전한 채권형이나 머니마켓펀드(MMF)로 옮겨둘 것 △넷째, 투자 내용과 관련 정보를 바탕으로 자녀와의 정기적인 리뷰 시간을 확보할 것 등이다. 특히 마지막 내용은 매우 중요하다. 관련 자료를 부모가 먼저 준비한 다음 다양한 질문으로 자녀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보장성보험 상품에 가입할 때도 몇 가지 주의가 필요하다. 먼저 보장 기간이 지나치게 긴 상품은 아닌지 살펴야 한다. 요즘에는 ‘백세시대’를 맞아 ‘100세 보장’을 내세우는 상품이 많다. 심지어 자녀가 태어나기 전에 가입하는 태아보험조차 보장 기간을 100세로 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단언컨대 자녀가 100년 동안 동일한 보험을 유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가령 올해 100세 만기보험에 가입해 2116년까지 보장받는다고 생각해보자. 이것은 1916년 일제강점기에 가입한 보험이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이런 보험은 결국 휴지조각에 불과하다.
50년 만기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현재 10세인 자녀가 60세까지 보장받는 것도 실질적인 효과를 따져보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는 1966년 가입한 보험이 50년이 지난 올해에도 여전히 쓸 만하다고 믿는 거나 다름없다. 66년 30원 정도였던 짜장면이 지금은 5000원이 넘는다는 것만 생각해도 답은 나온다. 그렇다면 30년 만기는 어떨까. 지금부터 30년 전인 86년 사립대 등록금은 한 한기 60만 원 정도였지만 현재는 400만 원을 웃돈다. 결국 시간이 흐를수록 실질효용가치는 떨어진다는 사실을 누구나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자녀를 위해 보장성보험에 가입할 때는 보장 기간을 지나치게 늘리기보다 20~30년에 맞추는 것이 좋다. 그래야 보험료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시대 변화에 따른 보험상품의 진화에도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