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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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 재테크

전 재산 ‘몰빵’ 대신 적금과 부동산펀드, 리츠에 관심 돌려야

부동산 간접투자 시대

  • 김광주 웰스도우미 대표 www.wealthdone.me

    입력2016-09-30 18: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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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이라도 집을 사는 것이 좋을까요?”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다. 물론 내 집을 마련하려면 상당한 액수의 대출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빠듯한 월급에 비싼 전세나 월세가 부담스러운 사람은 저금리를 앞세운 금융회사의 집요한 대출 마케팅에 귀가 솔깃할 수밖에 없다. 특히 경기침체에도 집값이 내리기는커녕 도리어 오른다는 소리를 듣다 보니 불안감은 더욱 커진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자면, 지금의 집값은 분명 비정상적이다.

    첫째, 경기는 불황인데 집값만 오르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 경기순환 과정에서도 주택을 비롯한 부동산가격 상승은 경기호황의 결과인 후행지표로 나타난다. 정상적이라면 당연히 떨어져야 할 집값이 오히려 오르고 있다. 둘째, 우리나라 주택보급률은 이미 100%를 넘어섰다. 물론 1·2인 가구 증가 등 주택 수요가 변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이 선호하는 소형 주택이 아닌 중·대형 아파트의 가격이 상승한다는 건 자연스럽지 않다. 셋째,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주택을 팔거나 최소한 규모를 줄이는 다운사이징으로 당장 부족한 현금을 확보해야 하는 사람이 갈수록 늘어난다는 점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베이비부머의 자산 가운데 83%가 주택을 비롯한 부동산에 몰려 있다. 반대로 50대 이상 장·노년층은 9월 현재 우리나라 전체 금융연체자 가운데 그 비율이 가장 높고, 연체금액 역시 총 102조 원 중 74.1%인 75조5000억 원을 차지하고 있다(한국신용정보원 자료 인용).

    그런데도 집값이 오른다면 분명 의도적으로 그렇게 만드는 세력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물론 집값을 떠받치는 세력에는 정부도 포함된다. 왜냐하면 엄청난 가계대출이 대부분 주택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급격한 주택가격 하락은 자칫 회복하기 힘든 타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분명 주택가격의 급락이나 부자연스러운 상승보다 인내할 수 있는 수준의 연착륙을 기대하겠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이 경제다.

    물론 건설회사는 당연히 주택가격 상승을 원한다. 주택 구매를 지속적으로 부추기는 정부 정책에 힘입어 지난 한 해 민간아파트 분양가격은 8%나 올랐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으로 좁히면 9.57% 올랐고, 특히 서울지역은 12.65%나 상승했다. 기간을 지난 3년으로 확대하면 서울지역은 30%를 넘어선다. 그야말로 ‘물 들어올 때 배 띄우자’는 심산이다.





    고령화·저출산으로 주택시장 앞날 불투명

    그러나 집값 등락과 상관없이 대부분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한다. ‘살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도 투자 목적이 아닌 주거 목적의 실수요자다. 물론 재건축, 재개발 같은 지역적 이슈에 따라 직접투자가 여전히 유용한 곳도 있겠지만, 앞으로 우리 경제가 지금까지와 같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데 동의한다면 부동산 투자 방법도 과거 패러다임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다가구주택을 짓거나 오피스텔을 여러 채 분양받아 월세를 받으며 살겠다는 계획은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개인은 건설회사에 비해 부동산시장에 대한 수요 예측 등 전문 정보가 턱없이 부족할뿐더러, 고령화로 그 같은 계획을 가진 은퇴자는 점점 많아지는 반면, 경제위축과 낮은 출산율 탓에 오히려 수요자는 줄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출까지 받아 투자했다면 자칫 노후파산 위험을 걱정해야 할 수도 있다. 실제로 갑자기 조선업 경기가 위축되면서 경남 거제지역의 원룸주택 세입자들이 빠져나가자 집주인들은 대출이자도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처했다. 그렇다면 정말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는 끝이 난 걸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그 대신 패러다임 변화를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정부가 기대하는 주택시장의 연착륙과도 연결돼 있다. 부동산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는 시장 변화와 맞물려 있다. 언젠가부터 부동산시장은 투자 수요에서 실수요자 중심, 전세에서 월세, 4인 가구에서 1·2인 가구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으며, 정부의 관련 정책 역시 매매보다 임대에 맞춰져 있다. 덧붙여 도시의 낡은 주거지역을 리모델링하는 도시재생사업이 적극 추진되면서 이제 부동산은 과거 단순 양도차익에서 탈피해 예금, 채권, 주식과 맞먹는 ‘중위험-중수익’ 투자상품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따라서 과거 부동산 투자는 개인이 가진 돈에 은행대출까지 합쳐 전 재산을 ‘몰빵’하는 수준이었다면, 앞으로는 이 같은 패러다임 변화를 이용한 부동산 금융, 즉 금융회사의 다양한 부동산 관련 상품에 따른 간접투자와 분산투자로 바뀔 것이다.  

    두산백과사전에는 ‘부동산 금융’에 대해 ‘산림·택지·농경지·건물 등의 부동산을 담보로 하는 대출을 말하지만, 넓은 뜻으로는 그 외의 재산저당에 대한 금융도 포함한다’고 쓰여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부동산 금융상품은 부동산을 이용한 개발과 매입, 처분은 물론 상가와 시설의 운영 및 임대차 등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진 금융상품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주택담보대출 역시 부동산 금융에 해당한다. 이것은 다시, 부동산펀드나 리츠 등 비교적 잘 알려진 수익형 금융상품과 좀 더 전문적인 ABS(자산유동화증권) 같은 구조화 금융상품, NPL(부실채권) 투자상품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ETF·ETN 등 부동산 간접투자 인기

    리츠(REITs)는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의 약자로 부동산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뮤추얼펀드다. 부동산이나 부동산담보대출에 투자해 수익을 낸다. 증권시장에 상장된 일부 리츠는 주식처럼 언제든 사고팔 수 있으며 대부분 가격대가 주당 5000원 내외여서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 부동산펀드는 리츠와 비슷하지만 관련 법률이 다를 뿐이다. 즉 부동산펀드는 자본시장법(금융위원회), 리츠는 부동산투자회사법(국토교통부)에 근거를 두고 있다. 부동산펀드 역시 리츠와 마찬가지로 주식시장에 상장할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 우면산 터널, 마창대교 등 12개 인프라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맥쿼리인프라’가 있다. 이 펀드는 매년 이익의 90%를 전액 배당한다.

    ETF(상장지수펀드)와 ETN(상장지수채권)으로도 부동산 간접투자를 할 수 있다. ETF와 ETN은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르다. 리츠와 부동산펀드가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른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ETF와 ETN도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기 때문에 주식처럼 매매가 간편한 데다 가격도 저렴하다. ETF는 특정 지수의 수익률과 연동할 수 있도록 설계된 지수연동형 펀드인 반면, ETN의 법적 성격은 파생결합증권(ELS 포함)의 형태를 띨 뿐이다. 그 외 운용비는 물론, 거래 수수료도 ETF와 마찬가지로 일반 펀드에 비해 적다.

    이쯤 되면 이제 부동산은 한 달 급여에서 생활비를 제하고 남는 돈으로 적금처럼 할 수 있는 월급쟁이 투자시장이 됐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다른 투자상품과 마찬가지로 해당 상품에 대한 구체적인 확인과 함께 개인 형편에 맞는 상품 선택이 기본이다.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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