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중한 것 하나 없는 풍요로움 속에서 느끼는 빈곤함의 정체는 무엇일까. 40년 전 떠올릴 수 있는 가난의 기억과 비교해본다. 참으로 요즘은 부족할 것 하나 없는 시절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이 비천함의 정체는 무엇일까. 가난과 궁핍의 이면을 채우고 있던 역설적인 그 어떤 풍부함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무엇 하나 소중한 마음으로 다룰 수밖에 없던 그 시절 자연스러운 삶의 지혜와 소소하지만 창조적이던 일상의 작업들이 사라진 까닭은 아닐까.
일본에도 사키오리(裂織り)라는 재활용 직조법이 있다. 서양 래그러그가 주로 깔개용이라면 일본 사키오리는 담요, 깔개, 가방, 방한복, 조끼, 모자, 포대기 등 좀 더 다양한 용도로 재활용한다. 일본 사키오리 장인들은 실크로 만든 기모노나 넥타이와 같이 비록 낡고 구식인 제품도 그 귀한 천을 재활용해 고급 가방이나 지갑, 외투 등 새로운 옷이나 소품을 만든다.
래그러그를 짜려면 베틀이 필요하다. 서양식 대형 베틀이 있다면 좋겠지만 베틀 값이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주눅들 필요는 없다. 원리를 알면 베틀로 대용할 만한 것들이 주변에 지천이다. 먼저 버려진 식탁이 있다면 바로 베틀로 사용할 수 있다. 미국 브루클린의 이비바 올레닉 씨는 아래 사진 속 식탁 베틀을 만들었다. 낡은 식탁의 상판을 떼어낸 후 도색하고 양 끝 단에 날실을 걸 못을 촘촘히 박은 대형 베틀이다. 꼭 식탁이 아니더라도 액자나 직사각형의 나무틀 양 끝에 못을 촘촘히 박으면 가장 간단한 베틀이 완성된다. 베틀에 길이 방향으로 거는 날실을 위아래로 교차시키는 잉아가 있다면 더욱 좋다. 잉아는 합판에 수직의 긴 틈과 구멍을 번갈아가며 촘촘하게 내어 만들거나 둥글고 가는 막대에 줄을 걸어 만든다.
02 재활용 실 만들기
베틀이 준비됐으니 이제 헌 옷을 잘라 실을 만들어야 한다. 헌 옷의 끝단을 3~4cm 남겨둔 뒤 끝이 끊어지지 않고 긴 실이 될 수 있도록 자른다. 다만 끝부분은 양쪽을 사선으로 잘라 직조 후 이 부분이 삐져나오지 않도록 만든다. 실이 끊겼을 때는 실 양 끝에 작은 구멍을 뚫고 끊긴 실을 서로 통과시켜 이을 수 있다. 래그러그를 짤 때는 어떤 용도로 사용할지, 어떻게 디자인할지를 고려해 미리 실 두께를 정하고, 디자인에 따라 필요한 색상의 실타래를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03 래그러그 평직조하기
래그러그를 짜는 방법은 직조, 손뜨개질, 꼬기 등 매우 다양하다. 가장 간단한 방법이 평직이다. 평직은 먼저 날실을 베틀에 길이 방향으로 걸고 번갈아 교차한다. 날실이 벌어진 틈 사이로 씨실을 북에 감아 반복해 통과시키며 나무 죔칼이나 플라스틱 자로 촘촘히 쳐서 직조하는 방법이다. 래그러그를 짤 때 날실은 질긴 면실이나 나일론실을 사용하지만 씨실은 주로 헌 옷을 자른 재활용 실을 쓴다. 이 때문에 래그러그의 기본 문양은 씨실의 색상이나 두께에 의해 좌우된다.
04 꼬거나 엮어서 짜기
질긴 면실이나 나일론실 또는 질긴 재활용 실을 날실로 걸고, 씨실도 재활용 실을 사용해 날실을 감싸듯이 엮거나 꼬아 래그러그를 만들 수도 있다. 날실을 잉아에 걸어 위아래로 교차할 필요가 없다. 단지 색상이 같거나 다른 2개 이상의 씨실을 날실 중심으로 엮거나 꼬아가며 직물을 짤 수 있다. 색상이 다른 씨실을 꼬는 방향과 씨실 색상에 따라 문양이 달라진다.
05 날실 끝자락 수술 정리하기
아무리 잘 짠 직물도 끝마무리가 성글면 쉽게 풀어진다. 날실 끝을 몇 가닥씩 묶어주거나 레이스 짜듯이 정리하거나 망을 짜듯 엮어 묶는다. 댕기머리 따듯 다양한 매듭법을 응용할 수 있다. 밧줄을 만들 듯이 몇 가닥씩 잡아 한 방향으로 꼬아준 후 다시 그렇게 꼰 날실 묶음을 반대 방향으로 꼬아서 묶어주는 방법 등 다양한 방식으로 날실 끝자락을 정리해 수술을 만든다.
헌 옷은 주변에 지천이고 옷감의 단계적 재활용은 환경 차원이나 전통기술의 보존, 탈소비창조문화를 확산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래그러그를 짜다 보면 마음도 가라앉으니 명상이나 힐링이 따로 없다.
헌 옷의 단계적 활용법
섬유산업이 발달하고 화학섬유가 개발되기 전까지 옷이나 옷감은 매우 귀했다. 옷은 당연히 형제끼리 또는 세대를 거쳐 대물림하며 입어야 했다. 더는 입을 수 없을 만큼 닳아 없어졌을 때는 재활용됐다. 헌 옷이나 천으로 실을 만들어 깔개를 직조하는 래그러그(rag rug)는 천이나 옷의 단계적 이용 방법이다. 래그(rag)는 헌 천, 헌 옷, 걸레란 뜻이고 러그(rug)는 깔개, 깔판을 말한다. 래그러그는 헌 옷을 잘라 만든 굵은 실을 직조해 완성한다. 래그러그를 만드는 작업은 일상 속에서 창조적인 기쁨과 즐거움을 갖게 하고 미적 감수성도 높인다. 재활용품으로 만든 래그러그는 누구 옷인지, 언제 입었던 옷인지 알 수 있는 기억의 직물이다.
일본에도 사키오리(裂織り)라는 재활용 직조법이 있다. 서양 래그러그가 주로 깔개용이라면 일본 사키오리는 담요, 깔개, 가방, 방한복, 조끼, 모자, 포대기 등 좀 더 다양한 용도로 재활용한다. 일본 사키오리 장인들은 실크로 만든 기모노나 넥타이와 같이 비록 낡고 구식인 제품도 그 귀한 천을 재활용해 고급 가방이나 지갑, 외투 등 새로운 옷이나 소품을 만든다.
01 래그러그용 베틀 만들기
래그러그를 짜려면 베틀이 필요하다. 서양식 대형 베틀이 있다면 좋겠지만 베틀 값이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주눅들 필요는 없다. 원리를 알면 베틀로 대용할 만한 것들이 주변에 지천이다. 먼저 버려진 식탁이 있다면 바로 베틀로 사용할 수 있다. 미국 브루클린의 이비바 올레닉 씨는 아래 사진 속 식탁 베틀을 만들었다. 낡은 식탁의 상판을 떼어낸 후 도색하고 양 끝 단에 날실을 걸 못을 촘촘히 박은 대형 베틀이다. 꼭 식탁이 아니더라도 액자나 직사각형의 나무틀 양 끝에 못을 촘촘히 박으면 가장 간단한 베틀이 완성된다. 베틀에 길이 방향으로 거는 날실을 위아래로 교차시키는 잉아가 있다면 더욱 좋다. 잉아는 합판에 수직의 긴 틈과 구멍을 번갈아가며 촘촘하게 내어 만들거나 둥글고 가는 막대에 줄을 걸어 만든다.
02 재활용 실 만들기
베틀이 준비됐으니 이제 헌 옷을 잘라 실을 만들어야 한다. 헌 옷의 끝단을 3~4cm 남겨둔 뒤 끝이 끊어지지 않고 긴 실이 될 수 있도록 자른다. 다만 끝부분은 양쪽을 사선으로 잘라 직조 후 이 부분이 삐져나오지 않도록 만든다. 실이 끊겼을 때는 실 양 끝에 작은 구멍을 뚫고 끊긴 실을 서로 통과시켜 이을 수 있다. 래그러그를 짤 때는 어떤 용도로 사용할지, 어떻게 디자인할지를 고려해 미리 실 두께를 정하고, 디자인에 따라 필요한 색상의 실타래를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03 래그러그 평직조하기
래그러그를 짜는 방법은 직조, 손뜨개질, 꼬기 등 매우 다양하다. 가장 간단한 방법이 평직이다. 평직은 먼저 날실을 베틀에 길이 방향으로 걸고 번갈아 교차한다. 날실이 벌어진 틈 사이로 씨실을 북에 감아 반복해 통과시키며 나무 죔칼이나 플라스틱 자로 촘촘히 쳐서 직조하는 방법이다. 래그러그를 짤 때 날실은 질긴 면실이나 나일론실을 사용하지만 씨실은 주로 헌 옷을 자른 재활용 실을 쓴다. 이 때문에 래그러그의 기본 문양은 씨실의 색상이나 두께에 의해 좌우된다.
04 꼬거나 엮어서 짜기
질긴 면실이나 나일론실 또는 질긴 재활용 실을 날실로 걸고, 씨실도 재활용 실을 사용해 날실을 감싸듯이 엮거나 꼬아 래그러그를 만들 수도 있다. 날실을 잉아에 걸어 위아래로 교차할 필요가 없다. 단지 색상이 같거나 다른 2개 이상의 씨실을 날실 중심으로 엮거나 꼬아가며 직물을 짤 수 있다. 색상이 다른 씨실을 꼬는 방향과 씨실 색상에 따라 문양이 달라진다.
05 날실 끝자락 수술 정리하기
아무리 잘 짠 직물도 끝마무리가 성글면 쉽게 풀어진다. 날실 끝을 몇 가닥씩 묶어주거나 레이스 짜듯이 정리하거나 망을 짜듯 엮어 묶는다. 댕기머리 따듯 다양한 매듭법을 응용할 수 있다. 밧줄을 만들 듯이 몇 가닥씩 잡아 한 방향으로 꼬아준 후 다시 그렇게 꼰 날실 묶음을 반대 방향으로 꼬아서 묶어주는 방법 등 다양한 방식으로 날실 끝자락을 정리해 수술을 만든다.
당신도 래그러그 작가가 될 수 있다
헌 옷으로 래그러그를 짜다 보면 힘도 들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값싼 대형마트 제품을 사는 게 낫지 않을까 꾀가 날 때도 있다. 잠깐 참아보라. 꾸준히 하다 보면 당신도 작가가 될 수 있다. 유명 래그러그 작가는 수입도 제법 높다. 스웨덴 여성 작가 브리디티스(Brieditis)와 에번스(Evans), 그리고 스테퍼니 모턴(Stephanie Morton) 같은 이들이 만든 래그러그는 수백만 원에 판매된다. 리룸(Re:Loom)이나 루드러그(LUD RUG)란 사회적 기업도 활동하고 있다. 기계적으로 생산한 래그러그는 이케아 같은 대형매장에서 몇만 원이지만 공예적 문양이 들어간 수공예 러그는 100만 원 이상 한다.헌 옷은 주변에 지천이고 옷감의 단계적 재활용은 환경 차원이나 전통기술의 보존, 탈소비창조문화를 확산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래그러그를 짜다 보면 마음도 가라앉으니 명상이나 힐링이 따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