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는 2018년 일본 J리그 주빌로 이와타에서 프로선수로 데뷔했고 2021년부터 3년 동안 VfB 슈투트가르트에서 활약했다. 분데스리가에 있는 동안 꾸준히 주전 선수로 출전했다. 특히 지난 시즌(2023~2024)에는 VfB 슈투트가르트가 15년 만에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는 데 기여하는 등 기량을 입증했다.
이토 히로키, VfB 슈투트가르트 챔스 진출 기여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의 김민재. [GETTYIMAGES]
현대 축구 트렌드는 후방에서 시작되는 매끄러운 빌드업이다. 수비수에게도 미드필더와 공격수에게 원활히 공을 패스하는 자질이 강조되는 시대다. 특히 왼쪽으로 패스하기에는 오른발 선수보다 왼발 선수가 유리하다. 그래서 펩 과르디올라, 미켈 아르테타, 파울루 벤투 등 체계적인 후방 빌드업을 중시하는 감독은 왼발 센터백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바이에른 뮌헨의 경우 왼발 센터백(혹은 후방에 남아 빌드업을 하는 풀백)이 없는 탓에 지난 시즌 빌드업 전술을 꾸리는 데 자주 애를 먹었다.
3000만 유로라는 ‘저렴한’ 이적료와 같은 분데스리가 내 이적이기에 별다른 적응이 필요 없다는 것도 이토 영입의 장점이다. 게다가 이토는 왼쪽 측면 수비수와 중앙 수비수를 모두 맡을 수 있는 멀티 자원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미 지난 시즌 풀백과 중앙 미드필더를 모두 볼 수 있는 게헤이루, 콘라트 라이머를 영입해 쏠쏠히 활용한 바 있다. 이토 영입으로 바이에른 뮌헨은 이번 여름 이적 가능성이 있는 왼쪽 풀백 데이비스, 중앙 수비수 리흐트의 이탈에도 대비할 수 있게 됐다.
최근 바이에른 뮌헨에 영입된 이토 히로키. [뉴시스]
바이에른 뮌헨, 수비수 추가 영입 가능성도
이토 영입이 김민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을 모은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중반기까지 매 경기 선발 출전해 ‘혹사 논란’을 부를 만큼 투헬 감독에게 꾸준히 선택받았다. 하지만 후반기부터 다이어에게 점점 밀리는 모습을 보이며 출전 시간이 줄어들었다. 어렵사리 출전한 레알 마드리드와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선 두 번의 실점에 모두 관여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콤파니 감독 체제에서 김민재는 다시 중용될 가능성이 크다. 수비 라인을 끌어올리는 콤파니 감독의 전술에선 뒤 공간을 막아줄 발 빠른 센터백이 필요한데, 김민재가 제격이기 때문이다.이토는 콤파니 감독 축구에서 왼쪽 풀백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 기존 왼쪽 풀백 주전인 데이비스는 팀을 떠나거나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할 공산이 크다. 이토가 데이비스 자리를 꿰차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유다. 혹시 이토가 왼발 센터백으로 출전한다면 김민재는 고스란히 오른발 센터백 자리로 옮겨질 것이다. 물론 지난 시즌 좋은 폼을 보여준 다이어, 리흐트와 주전 경쟁에 임해야겠지만 현재로선 이토 영입이 김민재의 주전 입지에 위기로 작용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이 이토 말고도 추가 수비수 영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런 점에서 김민재의 주전 경쟁 양상은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현재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 가능성이 거론되는 수비수는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첼시의 리바이 콜윌,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의 요나탄 타다. 이들이 실제로 영입된다면 이토에 비해 중앙 수비수로 중용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재로선 치열한 주전 경쟁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추가 수비수 영입이 어떻게 이뤄질지, 기존 수비수(데이비스, 리흐트)가 올여름 팀을 떠날지, 김민재의 빠른 발에 콤파니 감독이 얼마나 주목할지에 따라 다음 시즌 김민재의 팀 내 입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