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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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메시징 서비스의 명암

[미묘의 케이팝 내비]

  • 미묘 대중음악평론가

    입력2023-10-12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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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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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대전화를 통해 좋아하는 K팝 아티스트와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다? 최근 3년여에 걸쳐 아티스트 메시징 서비스가 K팝 산업에 굳건히 자리 잡았다. 달마다 일정 요금을 내고 특정 아티스트를 지정해 구독하면 해당 아티스트가 보내는 메시지를 수신할 수 있다. 횟수와 분량 제한은 있지만 답신도 가능하다. ‘버블’ 같은 이런 서비스들은 인기 K팝 아이돌에 그치지 않고 힙합 아티스트, 모델, 배우, 스포츠 선수 등으로 대상을 넓히며 팬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를 두고 팬덤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개진돼왔다. 똑같은 월정요금을 지불하는데 좀처럼 메시지를 보내주지 않는 아티스트에게 불만을 표하기도 한다. 소통이 유료화된다는 점에 불편을 느끼는 목소리도 있다. 또한 개인 메시징 특성상 방송 같은 스케줄과 별개로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아티스트가 팬서비스라는 노동을 해야 한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개인 메시징에 대비되는 것은 인스타그램 같은 공개형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나 팬 사인회 등 현장에서의 직접 접촉이다. 먼저 누구나 입장하고 발언할 수 있는 전자에 비해, 메시징 서비스는 유료 구독형이다. 팬으로 간주할 만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폐쇄적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악의를 가진 이들로부터 아티스트를 어느 정도 보호할 수 있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많다. 다음으로, 현장의 들뜬 분위기에 휩쓸려 팬들이 돌발행동을 할 수 있는 것에 비해 메시징은 비대면 환경이다. 아티스트와 팬 모두에게 실시간에 가깝지만 실시간은 아닌 소통인 만큼 비교적 차분한 소통을 기대할 수 있다. 일상에서 전화통화보다 메시지를 편하게 느끼는 이들이 있음을 상기할 만하다. 때로 있을지 모르는 돌발행동 역시 무시하거나, 심한 경우 해당 사용자를 차단하는 등 조치가 가능하다. 꽤 괜찮은 환경처럼 보인다. 팬들로부터 아티스트를 보호하는 데는 말이다.

    기획사가 팬덤 관리하는 시대

    전화 사서함의 이미지로 대표되는 1세대 아이돌은 기획사 주도하에 다분히 수직적 구조로 팬덤과 연결돼 있었다. 2000년대를 거치면서 인터넷 커뮤니티나 유명 팬(홈마)의 개인 홈페이지가 부각되며 팬들의 공간은 큰 덩어리로 분산됐다. 이후 SNS, 특히 사실상 익명으로 활동할 수 있는 트위터(현 X) 등은 팬덤에 산발적으로 뭉치는 원자화의 양상을 부여했다. 기획사가 팬덤의 담화에 통제력을 행사하기가 부쩍 어려워진 셈이다. 2016년쯤부터 팬덤이 적극적이고도 비판적 태도로 기획사 등에 의견을 개진하게 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대형 포털사이트 기능을 활용한 팬카페 시대가 저물고 위버스 등 기획사 주도형 팬덤 플랫폼이 등장한 것도 기획사가 팬덤과 관계에서 일정한 주도권을 새로이 확보하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티스트 메시징 서비스도 이러한 맥락 위에 위치한다.

    사용자에게 아티스트와 나누는 메시지는 다른 형태의 소통에 비해 훨씬 사적인 것으로 다가온다. 그것은 이 서비스의 세일즈 포인트이기도 하다. 그런 반면에 대화 내용과 방향 역시 두 사람만의, 때로는 일방적인 소통으로 가두는 환경이기도 하다. 열린 소통과는 거리가 제법 있다. 그럴 때 소통의 유료화나 아티스트의 노동권 같은 문제는 묘한 지점에 걸치게 된다. 팬덤과 아티스트 간 소통에 대한 기획사의 통제권이라는 것이 팬과 아티스트에게도 그만큼을 무릅써야 할 만큼 가치 있는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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