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강아지가 음식을 먹고 토해요

_{※ 반려동물에게도 ‘올바른 양육’이 필요하다. 건강관리부터 문제 행동 교정까지 반려동물을 잘 기르기 위해 알아야 할 지식은 무궁무진하다. 반려동물행동의학 전문가인 최인영 수의사가 ‘멍냥이’ 양육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동물병원 수의사의 일과 중 하나는 반려견 보호자와 대면 진료입니다. 반려견 진료를 위해 내원한 보호자는 반려견의 증상에 관해 매우 다양한 이야기를 합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구토 증상인데요. 반려견이 구토를 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기에 경력이 풍부한 수의사도 관련 상담 때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진료하게 됩니다.

사람이 먹는 음식은 NO!

반려견이 구토를 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GETTYIMAGES]

구토 증상은 뇌의 구토중추에 들어온 여러 신경 자극이 위장 속 음식물을 다시 몸 밖으로 내보냄으로써 신체를 보호하려는 방어 기전입니다. 다시 말해 구토는 정상적 상태에서는 절대 발생하지 않습니다. 구토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자극은 몸이 원치 않는 음식물을 섭취하는 것입니다. 자극적인 음식, 상한 음식, 지나친 고단백·고지방 음식, 그리고 생각만 해도 무서운 독성 물질이 그것인데요. 대체로 사람이 먹는 음식을 반려견에게 나눠줄 때 이런 자극이 발생합니다.

이 밖에 반려견이 구토를 하는 원인은 음식물 섭취 과정과도 관련 있습니다. 반려견이 사료나 간식을 보고 흥분한 나머지 너무 급하게 먹으면 구토를 할 수 있습니다. 또 기존에 먹던 것이 아닌 새로운 맛이나 브랜드의 사료를 먹었을 때도 토하거나 설사를 하곤 합니다. 전자는 사료나 간식을 바닥에 뿌려 천천히 먹게 하면 도움이 됩니다. 후자는 새로운 사료를 3분의 1 또는 절반가량 기존 사료에 섞어 천천히 적응하게 하는 편이 좋습니다.

이 같은 반려견의 구토 증상을 예방하려면 먼저 반려견에게 ‘무엇을 얼마나 먹일지’를 정해야 합니다. 그중에서도 사료를 얼마나 줄지 결정하기 위해서는 사료 칼로리와 반려견의 기초대사량을 알아야 하는데요. 사료 칼로리는 어린 강아지용(1세 이하), 성견용(1~7세), 노령견용(8세 이상)에 따라 다르며, 어린 강아지를 위한 사료일수록 중량 대비 칼로리가 높습니다.

하루 사료 급여량 계산해야

반려견에게 사료를 얼마나 줄지 결정하기 위해서는 사료 칼로리와 반려견의 기초대사량을 알아야 한다. [GETTYIMAGES]

반려견의 기초대사량은 나이, 활동성, 산책·놀이시간, 중성화 수술 및 임신 여부 등에 따라 다릅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2~10㎏ 정도 반려견의 경우 ‘체중(㎏)×30+70(㎉)’으로 계산하면 근사치가 나옵니다. 예를 들어 체중 5㎏인 반려견에게 하루 동안 필요한 칼로리는 220㎉ 정도겠죠.

이 공식을 기준으로 4개월 미만 어린 반려견은 곱하기 3을, 4~12개월 성장기 반려견이나 임신 중인 반려견은 곱하기 2를,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은 반려견은 곱하기 1.8을, 중성화 수술을 한 반려견은 1.6을 곱하면 대략적인 기초대사량이 나옵니다. 사료 칼로리는 브랜드마다 차이가 있지만 어린 강아지용은 사료 ㎏당 3800~3900㎉, 성견용은 3700~3750㎉, 노령견용은 3500~3600㎉입니다. 이를 기준으로 체중 5㎏, 중성화 수술을 한 성견은 기초대사량 352㎉를 성견용 사료 g당 칼로리인 3.7㎉(3700㎉/㎏÷1000g)로 나눈 95g이 하루 급여량입니다.

사료 급여량 계산이 다소 복잡해도 반려견 건강을 위해서는 보호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사람이 먹는 음식을 주지 않고 사료만 적정량 일정하게 지급한다면 반려견의 구토 증상은 대부분 호전됩니다. 이때 사료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합니다. 사료 보관 상태가 좋지 않거나 사료 개봉 후 너무 오랜 시간 방치해두면 반려견에게 소화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사료는 한 달 안에 먹을 수 있는 포장 단위로 구입하고, 밀봉 상태로 선선한 곳에 보관하기를 권합니다.

반려견의 기초대사량에 맞는 사료를 주는데도 하루 한 번 이상 주기적으로 구토 증상을 보인다면 동물병원에 내원해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만성 위염, 헬리코박터 위염 등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단 반려견의 구토 증상이 음식물을 먹지 않은 상태에서 일어난다면 ‘공복 토’일 개연성도 있으니, 하루 사료 급여량은 그대로 유지하되 급여 횟수를 늘려 공복 시간을 최소화하면 도움이 됩니다. 그럼에도 구토가 계속된다면 가까운 동물병원을 빨리 방문해야 합니다.

_{최인영 수의사는…
2003년부터 수의사로 활동한 반려동물 행동학 전문가다. 현재 서울 영등포구 러브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서울시수의사회 이사를 맡고 있으며 대표 저서로 ‘어서 와 반려견은 처음이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