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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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러브유 ‘가족애’에 뿌리 둔 나눔 문화 꽃피우다

‘어머니 사랑’ 기반 지속적·능동적·연대적 활동, 희망찬 미래 만들기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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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현숙 기자

    life77@donga.com

    입력2023-05-02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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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6월 필리핀 탄자마린 트리파크 해변에서 마닐라권 회원 580여 명이 대대적인 클린월드운동을 펼쳤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제공]

    지난해 6월 필리핀 탄자마린 트리파크 해변에서 마닐라권 회원 580여 명이 대대적인 클린월드운동을 펼쳤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제공]

    코로나19 사태, 글로벌 경제위기가 촉진한 소득 양극화와 사회 분열에 따른 단극화가 심화하면서 평균의 의미가 점점 퇴색하고 있다. 평균과 보통이 대변하지 못하는 사회 복지 사각지대의 그늘은 더욱 짙어졌다. 약자를 향한 따뜻한 시선이 더욱 필요한 이때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회장 장길자·이하 위러브유)가 인류를 남이 아닌 한 가족으로 보듬는 어머니의 마음을 담아 나눔 문화를 선도하며 전 세계에서 진정성 있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지속가능한 봉사

    2월 9일 ‘제465차 전 세계 헌혈하나둘운동’에 동참하는 성남권 회
원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제공]

    2월 9일 ‘제465차 전 세계 헌혈하나둘운동’에 동참하는 성남권 회 원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제공]

    ‘어머니의 사랑을 온 세상에’라는 슬로건 아래 65개국에서 사회적 약자의 복지를 증진해온 위러브유의 특별함은 지속성에 있다. 2월 경기 수원에서 진행된 ‘제468차 전 세계 헌혈하나둘운동’ 현장에서 만난 이소영 씨(52)는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린 제1차 헌혈 행사에도 함께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참여할 때마다 많은 분이 한결같은 마음으로 함께하고 먼 나라에서도 동참한다고 하니 감격스럽다”고 전했다. 실제로 2004년 제1차 헌혈하나둘운동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61개국에서 463회가 개최돼 7만8000여 명이 생명 나눔에 동참했다. 활동의 지속성은 물론, 참여자들까지 일회성이 아닌 꾸준함으로 세계에 희망을 전하는 것이다.

    2019년 ‘제20회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에 참가했던 박지은 씨는 “어릴 적부터 걷기대회와 클린월드운동에 엄마 손을 잡고 참여했던 기억이 난다”며 콘서트와 함께 20세가 된 이야기를 들려줬다. 도심과 산, 바다, 하천 등을 정화하며 환경보호 의식을 증진하는 클린월드운동도 2008년 발대식 이후 72개국 30만여 명이 2001회에 걸쳐 함께했다. 그사이 지역 관공서와 주민 등도 연대하는 공공활동으로 발전했다. 미국 댈러스에서 열린 클린월드운동에 함께한 채드 웨스트 시의원은 “무더운 날씨에도 회원 모두 웃으면서 봉사에 참여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라며 “이런 모습은 어떤 봉사단체에서도 보지 못했다. 이런 것이 진정한 봉사가 아닌가 한다”고 피력했다.

    4월 3일 위러브유가 튀르키예 지진 이재민을 돕기 위해 회원들의 기증 물품을 선별, 포장하는 대규모 작업을 진행했다. 전달될 구호품은 천막·침낭 같은 취침용품과 겨울 의류, 여성용품 등으로 총 3870상자에 달했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제공]

    4월 3일 위러브유가 튀르키예 지진 이재민을 돕기 위해 회원들의 기증 물품을 선별, 포장하는 대규모 작업을 진행했다. 전달될 구호품은 천막·침낭 같은 취침용품과 겨울 의류, 여성용품 등으로 총 3870상자에 달했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제공]


    최근에는 회원들의 능동적 참여가 더욱 눈에 띈다. 국내에서는 튀르키예 지진, 온두라스 허리케인 이재민을 돕기 위해 회원들이 직접 물품을 기증해 총 5145상자 분량의 긴급구호품을 마련했다. 겨울이면 다양한 직군의 회원들이 재능기부로 참여해 소외이웃의 겨울맞이를 위해 노후 주택을 수리하는 등 세대별 맞춤형 보금자리 개선 활동도 펼친다.

    2022년 네팔에서는 위태로운 흙집에 의지해 살아가는 한 가정을 위해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회원 150여 명이 손을 보태 직접 ‘사랑의 집’을 지었다. 미국 필라델피아에서는 100년 가까이 방치돼 있던 공간에 회원들이 직접 꽃과 나무를 심고 태양광 조명을 다는 등 2400시간 이상을 할애해 한층 안전한 ‘위러브유공원’을 조성했다. 회원들의 참여는 나눔과 봉사를 넘어 책임 있는 시민 양성에도 도움을 준다. 올해 국내에서 열린 ‘설맞이 다문화가족 초청잔치’에 행사 도우미로 함께한 회원들도 한결같이 “다문화가정에 대한 포용을 체감하는 좋은 기회였다”고 밝혔다.



    진정성을 바탕으로 확장되는 영역

    ‘사람’이 만드는 창조적 변화에 주목하는 위러브유는 누구나 즐겁게 사회문제 해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활동 영역을 다변화하고 있다. 실생활 ‘클린액션’ 캠페인의 일환으로 e메일을 청소하는 ‘매일메일 비우기’부터 계단을 이용하는 ‘투데이계단데이’ 챌린지까지 개인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환경보호활동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기반으로 매달 전개한다. 일본의 한 회원은 “환경운동 하면 거창한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어 좋다”고 후기를 공유했다. 미국에서는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웨비나(웹+세미나)를 개최하며 공간 제약 없이 전문가와 회원들이 다양한 주제를 논의하고 정보를 공유한다.

    위러브유는 해외 29개국에서 맞춤형 코로나19 방역 지원활동을 전개했다. 필리핀에서는 모듈형 병원에 의료용 침대를 지원했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제공]

    위러브유는 해외 29개국에서 맞춤형 코로나19 방역 지원활동을 전개했다. 필리핀에서는 모듈형 병원에 의료용 침대를 지원했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제공]

    “국제적 화두로 떠오르는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한 사람을 시작으로 지역, 국가, 지구촌 인류가 모두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는 장길자 회장의 말처럼 위러브유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체계적인 인도주의 시스템을 기반으로 국제 이슈에 대응한다. 코로나19 방역 지원은 이 같은 네트워크를 토대로 국가별 맞춤형 활동을 전개한 성공 사례다. 공공의료체계 붕괴 위기에 처한 에콰도르에는 주한 에콰도르대사관의 긴급 요청에 따라 마스크와 진단키트를, 급증하는 코로나19 감염자 수용을 위해 모듈형 병원을 설립한 필리핀에는 의료용 침대를 지원했다. 미국에는 비대면 교육 일상화에 따른 교육 격차 최소화를 위해 취약계층 아동들에게 디지털 교육장비를 제공하는 등 29개국에 힘을 보탰다. 위러브유가 유엔 DGC(공보국) 협력지위를 인정받고 국제 간담회 및 포럼 개최, 국제회의 참석, 초청 연설, MOU(양해각서) 체결 등 국제 교류를 이어가며 지구촌 화합의 길을 모색한 결과다.

    2018년 8월 라오스 댐 붕괴사고 당시 무료급식봉사를 펼치는 위러브유 현지 회원들. 따뜻한 친절과 정성 가득한 음식에 위러브유 급식캠프는 언제나 북적거렸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제공]

    2018년 8월 라오스 댐 붕괴사고 당시 무료급식봉사를 펼치는 위러브유 현지 회원들. 따뜻한 친절과 정성 가득한 음식에 위러브유 급식캠프는 언제나 북적거렸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제공]

    활동 양상의 변화에도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것은 모든 활동 기저에 가족을 생각하는 ‘어머니의 사랑’이 배어 있다는 점이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현장에서 따뜻한 집밥으로 구조대원들의 끼니를 챙기던 장길자 회장의 마음은 포항 지진, 세월호 침몰사고, 대구 지하철 참사 때 무료급식 자원봉사로 위로를 전한 회원들에게로 이어졌다. 라오스 댐 붕괴사고 당시에도 한 달간 연인원 1700명의 현지 회원이 한결같은 마음으로 하루 평균 1300여 명, 최대 2000여 명에게 건강하고 따뜻한 식사를 제공했다.

    3800회 넘는 인도주의 활동

    이외에도 동해안 산불과 태안 기름유출 사고 등 국내뿐 아니라 미국 허리케인, 네팔 대지진, 모잠비크 사이클론 등 지구촌 재난 현장마다 구호에 앞장서왔다. 그동안 위러브유가 펼쳐온 긴급구호, 빈곤·기아 해소, 건강·보건 등 인도주의 활동은 3800회가 넘는다. 이 같은 행보에 감동한 세계 각국도 대한민국 훈장, 미국 대통령 자원봉사상 금상(단체 최고상·8회), 캄보디아 국왕 훈장, 에콰도르 국회 훈장 등을 수여하며 지지와 격려를 보내고 있다.

    어머니 손길로 가꾸는 ‘맘스가든’
    지구를 초록빛으로 물들이다

    4월 12일 경기 부천 일대 회원들이 맘스가든 프로젝트 일환으로 범바위산에 284그루 묘목을 정성스레 심었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제공]

    4월 12일 경기 부천 일대 회원들이 맘스가든 프로젝트 일환으로 범바위산에 284그루 묘목을 정성스레 심었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제공]

    목련, 개나리, 벚꽃이 한데 어우러진 봄의 향연이 어딘가 어색하다. 자연의 법칙대로라면 동시간대에 함께할 수 없는 꽃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지구온난화가 가속화하면서 동백, 산수유와 목련, 개나리, 진달래, 벚꽃 순으로 바통을 이어받는 개화 시계가 고장 나 버린 탓이다. 전국에서 발생하는 산불의 연중화·대형화도 기후변화와 맞닿아 있다. 이상기후를 온몸으로 체감하는 요즘,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이하 위러브유)가 국내외에서 ‘맘스가든(Mom’s Garden)’ 프로젝트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고 있다.

    맘스가든 프로젝트는 어머니가 집 뜰에 식물을 심고 돌보며 가족의 행복을 만들어가듯, 어머니의 마음으로 전 세계 곳곳에 나무를 심어 탄소를 저감하고, 지구촌 가족의 보금자리를 보호해가는 ‘나무 심기 프로젝트’다. 2026년까지 100만 그루를 식재해 연간 6만6000t의 이산화탄소(CO2) 감축을 목표로 한다.

    4월 12일 경기 부천 지역 위러브유 회원들이 첫 타자로 나섰다. 부천둘레길을 따라 만날 수 있는 범바위산에 284그루 묘목을 기증하고 정성스레 심은 것이다. 이번 활동은 부천시와 협의해 이뤄졌다. 부천시는 유휴부지와 물차, 삽 등을 제공하고 전문가를 파견해 식재를 도왔다. 박상현 경기도의회 의원은 축사를 통해 “많은 회원이 지구환경 살리기에 앞장서는 모습에 감동했다. 더 많은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겠다”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범바위산 일부 구간은 불법 경작으로 산림이 훼손돼 오랫동안 민둥산으로 방치돼 있었다. 따사로운 봄볕 아래 회원들은 먼저 땅을 고르고 오랫동안 방치됐던 말뚝, 농사용 비닐, 폐타이어 등 불법 투기물들을 제거했다. 주요 조림수종 중에서도 성장력이 좋고 탄소흡수량도 높은 편에 속하는 잣나무와 함께 도시 미관을 고려해 영산홍과 라일락을 심어 시민들의 힐링 공간인 도시숲을 조성했다.

    “이번 활동으로 숲이 주는 이로움을 배웠다”는 김소정 씨(24)는 “실제로 경험해보니 더 의미 있고 뜻깊은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꾸준히 관심을 갖고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위러브유는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부천시와 함께 지속적인 사후관리를 이어간다. 초여름에는 잡초 제거, 가을철에는 비료 주기가 예정돼 있다. 부천에서 싹을 틔운 위러브유 맘스가든은 국내 각지는 물론, 네팔과 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 활발하게 이어진다.



    강현숙 기자

    강현숙 기자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강현숙 기자입니다. 재계, 산업, 생활경제, 부동산, 생활문화 트렌드를 두루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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