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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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發 국민의힘 변신 ‘용두사미’로 끝?

징계 찬반 오차범위 내 접전… “꼰대정당 회귀” “대안 없이 찍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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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입력2022-07-17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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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동아DB]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동아DB]

    “수용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2030세대를 겨냥한 정치의 표준을 보여줬다. 이번 징계가 꼰대정당으로 회귀하는 시초가 된다고 생각하니 너무 힘들다.”

    국민의힘 당원 한 모 씨가 7월 11일 국민의힘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이곳에서는 이 대표 문제로 열변을 토하는 국민의힘 당원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7월 8일 ‘품위 유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이 대표에게 당원권 6개월 정지 처분을 내리면서 관련 주제가 최대 관심사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노년당원과 청년당원 간 세대 갈등 조짐까지 감지된다. “이 대표는 국민으로부터 명분과 신뢰를 잃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 이내 “이 대표를 버리면 국민의힘은 꼰대 소리 듣는다”는 반론이 잇따른다. 2030세대의 표심을 견인할 대안적 인물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지적된다. 한 40대 국민의힘 당원은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이 대표를 찍어내면 2년 뒤 총선에서 ‘폭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체제’ 돌입

    ‘포스트 이준석 체제’가 본격화되는 와중에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던 집권 여당이 ‘도로 꼰대정당’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필두로 기성 정치인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지난해 전당대회 때부터 이어진 변화의 바람이 잦아드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이준석 열풍’이 한창이던 지난해 5월 말부터 9월 말까지 40대 이하 신규 입당자는 11만7959명으로 국민의힘 입당자의 44.4%를 차지했다. 직전 4개월 대비 7.7배 증가한 수치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 징계로 이러한 흐름이 꺾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에 돌입하면서 새로운 리더십을 꾸렸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7월 10일 권 원내대표를 만나 직무대행 체제를 논의하며 힘을 실어줬다. 대선 당시 원내대표로 합을 맞춘 김기현 의원 역시 7월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당대표로서 개인의 과거 문제로 촉발된 혼란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지도자로서 도리”라고 언급했다. 이 대표로서는 사면초가에 처한 셈이다.

    586 용퇴론 등 정치권의 세대교체를 꾸준히 주장해온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이동학 전 최고위원은 7월 13일 ‘주간동아’와 통화에서 “청년 정치는 모든 세대, 즉 ‘노장청’이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하는데 이 대표는 본인 부각에만 집중해 동료 정치인들에게 모멸감을 줬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준석 개인의 개인기로 (당내) 변화를 이끌어낸 측면은 있다”면서 “이것이 윤핵관 등 당내 주류의 변화로까지 이어지지 않은 만큼 용두사미가 돼버렸다”고 진단했다.



    여론은 팽팽히 갈린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7월 9일부터 사흘간 전국 성인 남녀 10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성상납 논란에 휩싸인 이 대표를 징계한 것에 대한 긍정 평가가 47.5%로 부정 평가(42.5%)와 오차범위 내에서 다퉜다(그래프 참조).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자 모두 ‘징계를 잘했다’는 반응이 높은 것으로 조사돼 이 대표에 대한 반감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李, 호남 방문하며 시위

    다만 이 대표의 주요 지지 기반인 30대에서는 ‘징계가 잘못됐다’는 응답자가 48.4%로 긍정 평가(41.6%)를 앞질렀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7월 4일부터 닷새간 전국 성인 남녀 25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에서도 20대 지지층의 하락폭이 12.9%p로 모든 세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 대표가 ‘전국 유랑’에 나선 배경에도 이 같은 상황이 작용했으리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대선 기간에도 ‘당대표 패싱 논란’이 일자 두 차례 잠행을 벌이며 위기 국면에 대응했다. 이번에도 이 대표는 7월 12일 광주를 찾아 청년당원들을 만났고, 다음 날 무등산에 올랐다. 이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등산의 자락 하나가 수락산처럼 익숙해질 때까지 꾸준히 찾아와 오르겠다”는 글과 함께 산행 사진을 남겼다. 청년과 호남이라는 당내 정치적 자산을 강조하며 사실상 시위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당대표 취임 후 ‘서진 정책’을 꾸준히 추진했다. 대선을 앞둔 2월 1일 무등산에서 호남 득표율을 20% 이상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행보에 힘입어 윤 대통령은 20대 대선 당시 호남에서 11~14% 득표율을 받으며 ‘보수 정당 역사상 호남지역 최고 득표율’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6·1 지방선거에서도 호남지역 득표율을 15~18%로 끌어올리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위기 국면이 이어지면 돌파구 모색을 위해 새로운 친윤(친윤석열) 그룹이 대두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윤 대통령은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식물 여당’이 되는 것을 피하려 할 것이다. 새로운 리더십을 형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채 교수는 이어 “이준석과 윤핵관이라는 기존 대결 구도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신(新)윤핵관을 형성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최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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