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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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 운송부터 요리까지, AI로 똑똑해진 로봇

아마존, 소니, 삼성, LG 등 글로벌 기업 개발 경쟁

  • 김지현 테크라이터

    입력2022-07-11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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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존 물류센터에 배치된 화물 운반 로봇. [사진 제공 · 아마존]

    아마존 물류센터에 배치된 화물 운반 로봇. [사진 제공 · 아마존]

    만화나 영화에서 로봇은 두 발로 걸어 다니고 형체도 사람과 비슷하다. 현실 속 로봇은 아직 그렇게 진화하진 못했지만, 공장 생산 라인에서 인간이 하기 힘든 일이나 반복 노동을 대신한다. 이제 로봇은 산업용 중장비를 벗어나 일상 곳곳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커피숍과 레스토랑에는 사람 대신 음식을 만들거나 배달하는 로봇이 등장했다. 사람이 조종하는 드론도 장애물 자동 회피 기능, 자율주행 기능 등을 갖춰 점차 반(半)자동 로봇에 가까워지고 있다. 국내외 주요 기업은 일찌감치 로봇의 미래 가치에 주목해 다양한 활용 방안을 모색 중이다.

    테헤란로에서 실외 배달로봇 테스트

    로봇 상용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야는 유통·물류 부문이다. 배달의민족 애플리케이션(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2018년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 개발에 나섰다. 현 기술 단계는 식당 내 손님에게 음식을 전달하는 수준이다. 올해 ‘딜리 플레이트S’라는 이름의 서빙로봇을 출시해 각 식당에 렌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주관한 ‘AI·5G 기반 대규모 로봇 융합모델 실증사업’에 우아한형제들 컨소시엄이 선정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일대에서 실외 배달로봇 테스트가 이뤄질 전망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 아마존은 이미 로봇을 업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아마존 물류센터에는 ‘드라이브유닛’이라는 로봇이 근무한다. 아마존이 2012년 인수한 로봇 개발업체 키바시스템즈(2015년 아마존 로보틱스로 사명 변경)가 제작한 모델이다. 로봇청소기처럼 납작한 모양의 로봇으로, 최대 1.4t 무게의 물건을 들어 올릴 수 있다. 또 넓은 물류 창고를 돌아다니면서 물품을 옮겨 물류 순환 속도와 공간 활용도를 향상시킨다. 물품이 적재된 곳을 스스로 찾아가 물품을 포장 작업대로 운반하는 등 인간 작업자가 선반 통로를 오르내리면서 물건을 찾아야 하는 수고를 덜어주고 있다. 이 드라이브유닛에는 충돌 방지 센서와 위치 추적 장치가 탑재됐다. 이에 각 로봇은 빠른 속도로 움직이면서도 서로 충돌하지 않는다. 어떤 경로로 움직이는지 자동으로 파악돼 관리도 수월하다. 아마존 물류센터에서는 무거운 화물을 운반하는 로봇팔 ‘로보스토’와 제품 분류 로봇 ‘페가수스’ 등의 활약도 눈에 띈다.

    반자동화 단계로 진화한 드론도 일상 속으로 성큼 들어온 로봇이다. 일본 소니가 출시한 항공 촬영 드론 ‘에어피크 S1’이 대표적이다. 이 드론은 사람이 일일이 조작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주변 환경을 파악한다. 현재 위치에서부터 목적지까지 이동 경로를 적외선 거리 정보 기술로 측정해 자율비행할 수 있다. 대상을 특정하면 장애물을 알아서 회피해가며 촬영을 계속한다. 중국 드론 생산업체 DJI가 출시한 드론 모델은 ‘이륙→항공 촬영→지상 상황 파악→착륙’ 시퀀스를 자동으로 수행한다. 측량·건축, 재난 구조나 경비 등 다양한 업무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바리스타·셰프 로봇 등 전문화 추세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 2022’에서 선보인 가사로봇 ‘삼성 봇 아이’. [뉴스1]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 2022’에서 선보인 가사로봇 ‘삼성 봇 아이’. [뉴스1]

    가정용 로봇 분야는 테크 기업이 눈독 들이는 미래 먹거리 산업이다. 가전제품의 단순한 역할을 뛰어넘는, 생활밀착형 서비스로서 가치가 주목된다. 아마존은 지난해 9월 가정용 소셜 로봇 ‘아스트로’를 출시했다. 체고 60㎝, 무게 9㎏인 아스트로에는 아마존의 인공지능 플랫폼 알렉사가 탑재됐다. 사람 음성을 인식해 다양한 명령을 수행할 수 있다. 주인이 집을 비운 사이 실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실시간 상황을 녹화 중계하는 경비원 구실도 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출범한 로봇 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주축으로 보행보조로봇에 이어 서빙·가정용 로봇을 본격 개발할 계획이다. 올해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 2022’에서 가사로봇 ‘삼성 봇 아이’를 처음 선보였다. LG전자는 2017년 일찌감치 안내로봇 ‘LG 클로이’를 출시한 데 이어 ‘바리스타봇’ ‘셰프봇’ 등 전문 서비스에 최적화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과거 공장 생산 라인 같은 특정 공간에 머물며 그야말로 기계처럼 일하던 로봇이 진화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스스로 움직이고 사람의 말을 이해해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가정과 일터에서 로봇의 도움을 받거나 함께 일하는 SF영화 같은 현실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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