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자리한 비비안 플래그십 스토어와 ‘카페 브이’(왼쪽). 명품 브랜드를 연상케 하는 ‘V’ 로고. [구희언 기자]
비비안(VIVIEN)이 서울 압구정동 로데오 메인 거리에 ‘카페 브이’를 냈다는 소식을 주변에 전하자 대다수가 저리 묻고는 이 말을 덧붙였다. “거기 좀 올드한 이미지 아닌가. 신선하네.” 기자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비비안은 64년 된 파운데이션 란제리 전문기업이다. 파운데이션은 ‘파운데이션 가먼트(Foundation Garment)’의 줄임말로 옷의 기초를 의미한다. 1957년생 비비안은 1958년 스타킹 ‘무궁화’를 낸 이후 현재까지도 스타킹 시장점유율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국내 최초 심리스(무봉) 스타킹(1962), 국내 최초 팬티스타킹(1963), 국내 최초 고탄력 스타킹(1980) 역시 비비안에서 나왔다.
MZ세대 저격 에스프레소 바
‘카페 브이’는 낮에는 에스프레소 바로, 6시 이후에는 칵테일 바로 운영된다. [구희언 기자]
‘카페 브이’의 인기 메뉴인 에스프레소와 아인슈페너, 마카롱. [구희언 기자]
역사가 오래된 브랜드이다 보니 비비안 이미지는 다소 올드한 게 사실이다. 또래와 이야기하면 ‘우리가 입는 속옷’보다 ‘엄마가 입는 속옷’ 브랜드라는 인식이 크다. 와이어 없는 브래지어, 브라렛처럼 몸이 편한 속옷을 찾는 MZ세대 소비자가 늘어 ‘핏’을 잡아주는 속옷이 시장에서 힘을 잃은 영향도 있다.
비비안이라고 이런 상황을 모르지 않을 터. 이번에 플래그십 스토어와 ‘카페 브이’를 연 것도 젊은 층에 어필하려는 목적이다. 4월에는 MZ세대를 공략한 온라인 전용 브랜드 ‘나나핏’을 선보였고, 8월에는 애슬레틱 캐주얼 브랜드 ‘그라운드브이’를 론칭했다. 비비안의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은 1448억 원, 영업이익은 21억 원, 당기순이익은 62억 원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8%, 123% 늘었다.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흑자를 달성했다.
11월 초 ‘카페 브이’를 찾았다. 입구에 큼직한 ‘V’ 로고가 마치 명품 매장 로고 같았다. 건물 벽에는 바바라와 비비안 모델인 배우 김하늘과 이민정 사진이 큼직하게 붙어 있었다. 온라인에서 홍보가 덜된 것치고는 꾸준히 손님이 있었는데, “여기가 비비안이 하는 곳이래”라기보다 “지나가다 보니 분위기 좋은 카페가 있네”라는 느낌으로 방문한 이가 대부분이었다.
1층은 카페, 2층은 매장
스크린이 설치돼 있는 ‘카페 브이’ 벽면. [구희언 기자]
2층에서는 란제리 외에도 다양한 패션 제품을 판다. [구희언 기자]
어떤 곳인지 알고 왔고, 쇼핑까지 할 거라면 2층에 가기 전 1층부터 들르자. ‘카페 브이’를 이용하면 2층에서 제품을 살 때 10% 할인받을 수 있기 때문. ‘카페 브이’는 한시적 팝업스토어가 아니라 계속 운영되며, 신제품과 새로운 메뉴를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다. 느낌 있는 에스프레소 바가 궁금하다면 들러서 한 잔 즐겨보자. 기본 에스프레소는 2000~2500원이라 부담도 없다.
1층과 상반된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2층 플래그십 스토어(왼쪽). 올해 론칭한 애슬레틱 캐주얼 브랜드 ‘그라운드브이’ 제품. [구희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