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인 11월 21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서울 서대문구 동아일보사 충정로 사옥에서는 주간동아가 주최한 ‘포스트코로나 Q&A 투자특강’이 진행됐다. 3강으로 구성된 이번 특강은 올 봄 ‘동학개미’를 알린 유튜버 ‘소소하게크게’가 1강을 맡았고, ‘주식농부’로 불리는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가 두 번째 강사로 나섰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세 번째 강사로 연단에 올라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번 특강은 오프라인 특강을 온라인 수강신청한 이들에게 유튜브 채널을 일부 공개하는 방식으로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온·오프라인 연계 동시 특강으로 이뤄졌다. 현장 수강생의 80% 가량은 2030세대가 채웠다. 동학개미에 영향을 받은 이들은 6시간동안 진행된 이날 오프라인 특강에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주식에 대한 열정을 보여줬다.
“10년이라는 시간을 얻어가는 자리”
동학개미를 알린 주식유튜버 소소하게크게. [조영철 기자]
첫 강좌를 맡은 강사 ‘소소하게크게’는 “이 자리에서 얻어가는 것은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이 아닌 10년이라는 시간”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소소하게크게는 10년간의 투자 실패 경험담을 들려주며 가치투자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그는 1986년 대비 2016년의 코스피와 KB 주택가격지수를 비교하면 주식 가치가 15.4배 오르는 동안 전국 아파트값은 4.6배, 불패신화를 자랑하는 강남아파트값은 6배 올라 주식의 상승폭에 크게 미치지 못했음을 떠올렸다. 그는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서, 안전마진을 확보하고, 미스터 마켓(Mr. Market)을 이겨야 한다”며 주식성공투자 3원칙을 소개했다. 미스터마켓이란 워런 버핏의 스승이자 가치투자의 아버지라 불리는 벤저민 그레이엄이 즐겨 사용하는 비유로 시장의 변동성을 의미한다.
“동학개미운동 다음은 일가일사운동”
주식농부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 [조영철 기자]
두 번째 강좌를 맡은 ‘주식농부’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는 ‘나는 우리나라 미래에 투자한다’며 한국 기업의 밝은 미래를 보고 투자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오늘날 한국은 K-POP 등 여러 분야에서 앞서나가고 있지만 자본시장은 여전히 후진성을 못 벗어나고 있다”며 국내 증시의 저평가 요인으로 △남북 분단 리스크 △낮은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 △자본시장에 대한 무관심 등을 꼽았다. 이중에서 가장 큰 문제는 국내 기업의 낮은 배당성향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2000억 원대 자산가로 성공하기까지 자신이 직접 경험한 투자 실패담과 성공담을 소개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올해 주식 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였던 동학개미운동 그 이후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대표는 “동학개미운동 다음은 일가일사(一家一社)운동이 필요하다”며 “가족 구성원 모두가 최소 한 기업 이상의 주식을 보유할 수 있도록 밥상머리에서 투자할 기업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투자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룰을 기억하라”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금융교육으로 경제독립’이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존 리 대표는 “안정된 노후를 위해서는 반드시 주식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황 변화에 일희일비하며 주식의 매도 시점을 저울질해서는 안 된다”며 “노후 자금을 모은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가장 중요시하는 지표는 ‘4%룰’이다. 은퇴 후 1년 생활비로 자산의 4%를 쓴다면 30년 이상의 노후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에서다. 존리 대표는 “60세까지 1년 생활비의 25배가량을 벌어놔야 한다”며 “20,33대 젊은 투자자들은 60세가 되기 전까지 20억 원 이상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 DC·IRP형 퇴직연금의 중요성과 이에 대한 투자 방법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2030 수강생 줄서서 ‘인증샷’
올해 동학개미운동으로 젊은 ‘주린이’들이 주식시장에 많이 유입된 현상을 반영하듯 이번 투자특강에는 유독 2030 세대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특강을 마친 뒤 다수의 젊은 수강생들은 강사들에게 사인을 요청하거나 SNS에 올릴 ‘인증샷’을 찍었다. 한 20대 수강생은 “오늘 투자 특강에 나선 강사님들은 우리 같은 주린이들에게는 아이돌과 같다”며 “유명한 강사의 특강을 직접 듣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주간동아 투자특강’에도 참석했다는 이원철(36) 씨는 “지난해의 경우 2030 세대가 절반 정도였는데, 올해는 또래가 80% 이상 참여해 최근의 달라진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며 “여러 요인에 마음이 흔들려 가치투자를 하기 쉽지 않은데 이번 강의를 통해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런 행사가 자주 열렸으면 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상황에서 치러진 이번 특강에서 오프라인 수강생들은 특강장 입장 때 △발열체크 및 손 소독 △강의장 안에서의 마스크 착용 및 참석자 간 거리두기 △강의 이전과 이후 수시 방역 등 방역 수칙도 빠짐없이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