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감 있게 펼쳐진 서울 강남구 ‘세포라’ 파르나스몰점 입구(위). 프리미엄 뷰티 편집숍 세포라는 오픈한 지 며칠 안 됐지만 벌써 품절된 제품도 있다.
10월 28일 뷰티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세포라 한국 1호점 현장을 찾아가봤다.
세포라 특유의 블랙, 화이트, 레드 컬러로 꾸며놓은 계산대. [사진 제공 · 세포라 코리아]
40여 개 독점 브랜드로 관심 끌어
세포라의 가장 큰 강점은 ‘아나스타샤 베버리힐즈’ ‘후다뷰티’ ‘조이바’ ‘타르트’ 같은 독점 브랜드다.
국내 독점 브랜드 ‘탬버린즈’ 매대.
세포라의 자체 브랜드 ‘세포라 컬렉션’의 제품군도 다양하다.
매장에 들어서면 그야말로 뷰티 놀이터 같은 느낌이다. 경쾌한 분위기의 매대 곳곳에는 각양각색의 화장품이 가득하고, 방문객들은 너나없이 테스트용 제품을 자유롭게 바르며 놀이하듯 즐겁게 제품을 체험하고 있었다. 매장을 찾은 20대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모(여) 씨는 립스틱과 아이섀도 같은 메이크업 제품들을 테스트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는 “평소 주변 사람들로부터 세포라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특히 ‘세포라 컬렉션’의 아이섀도가 가격이 착하고 발색력도 좋다고 해 코럴 컬러를 구입하러 왔다”고 말했다.
백화점 못지않게 고급 향수 브랜드가 한데 모여 있는 향수 코너.
세포라를 상징하는 블랙 앤드 화이트 패턴의 쇼핑백.
헤어케어 제품 역시 ‘퍼시앤리드’ ‘브리오지오’ ‘IGK’ ‘크리스틴 에스’ 등 입소문난 브랜드들이 모여 있었다. 남성용 제품인 ‘랩시리즈’와 ‘비오템 옴므’ 매대도 따로 있다. 계산대 앞에 마련된 3개의 미니 화장품 매대는 세포라만의 특징이다. ‘파머시’ ‘타르트’ ‘세포라 컬렉션’ ‘설화수’를 포함해 100여 종의 미니 사이즈 제품을 판매한다. 세포라 관계자는 “고가 제품을 트래블용 크기로 제작하면 가격 부담이 줄면서 테스트하기도 쉽다. 소비자가 실제 사용해본 후 본품 구매로 연결되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뷰티 서비스 차별화에 집중
1 뷰티 어드바이저가 ‘뷰티 스튜디오’에서 메이크업을 고쳐주고 있다. 2 ‘다이슨’의 헤어 기기를 체험할 수 있는 ‘다이슨 헤어 스타일링 바’. 3 계산대 앞에서 판매되고 있는 다채로운 미니 사이즈 제품들.
체험형 콘텐츠도 다양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우선, 미리 예약하면 중앙의 ‘뷰티 스튜디오’에서 15분간 무료로 메이크오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는 ‘뷰티 플레이’ 서비스로, 피부 표현과 아이·립 메이크업 등 7가지 카테고리 가운데 원하는 메뉴를 고른 뒤 뷰티 어드바이저의 메이크업 서비스를 받으면서 맞춤 제품을 추천받는 방식이다. 세포라 회원으로 가입하면 누적 포인트에 따라 화이트, 블랙, 골드 회원이 된다. 골드 회원은 한 달에 한 번 메이크업 서비스(45분)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다이슨 헤어 스타일링 바’는 세포라에서 최초로 선보인 헤어 스타일링 공간이다. 테이블과 의자, 헤어드라이어, 그리고 일명 ‘다이슨 고데기’로 불리는 헤어 스타일러가 마련돼 있다. 손님들은 자그마한 헤어숍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전문적인 헤어 스타일링이 가능한 직원이 맞춤형 헤어 진단과 함께 다이슨 헤어기기를 활용해 스타일링을 해준다. 서비스를 받으려면 미리 예약해야 하지만, 체험은 언제든 가능하다. 아침부터 이곳에서 헤어를 손보는 여성이 여러 명 눈에 띄었다. 이외에 피부 컨디션 측정기기인 ‘스킨크레더블’을 활용해 피부 타입에 알맞은 제품을 추천받을 수도 있다.
뷰티 전쟁터인 한국에서 플랫폼?
세포라가 어느 나라에서나 무적불패 신화를 기록한 건 아니다. 일본과 홍콩에서는 현지 브랜드에 밀려 철수한 바 있다. 국내에는 한국형 세포라를 표방하는 ‘시코르’부터 ‘올리브영’ ‘랄라블라’ ‘롭스’ 등 뷰티 편집숍이 넘쳐난다. 전문 분야가 갈수록 특화되는 국내 뷰티시장에서 후발주자인 세포라는 어떤 실적을 올릴 수 있을까. 김동주 세포라코리아 대표이사는 세포라 파르나스몰점 오픈식에서 “그간 국내 뷰티시장에서 만나볼 수 없던 새롭고 다채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은 물론, 국내 뷰티 트렌드를 글로벌시장에 소개하는 플랫폼 역할도 하겠다”고 밝혔다. 세포라는 파르나스몰점을 시작으로 2호점 명동 롯데영플라자점과 3호점 신촌 현대유플렉스점을 포함해 내년까지 7개 매장, 2022년까지 14개 매장을 열 계획이다.매장을 둘러보며 가장 큰 강점으로 느껴진 것은 ‘세포라에만 있는 독점 브랜드’였다. 매장에서 만난 손님들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손님들이 몰리는 곳도 독점 브랜드 매대였다. 20대 회사원 신모(여) 씨는 “세포라에서만 파는 ‘타르트’와 ‘후다뷰티’를 구경하러 방문했다”고 전했다. 40대 주부 강모 씨도 “평소 국내에서 볼 수 없던 외국 브랜드가 많다고 들었다”며 “‘후다뷰티’의 네온핑크 아이섀도와 ‘투페이스드’의 하이라이터를 구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기자도 ‘세포라 컬렉션’의 립밤과 매니큐어를 샀다. 단, 생각보다 매장 규모가 크지 않고, ‘캣본디’ 같은 인기 브랜드가 들어오지 않아 아쉽다는 의견도 들렸다.
김 대표이사는 “세포라 한국 1호점이 세계 2600여 개 매장 중 100대 매장에 들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후발주자 세포라가 코덕 천국, 뷰티 전쟁터인 국내시장에서 어떤 경쟁력과 신뢰를 쌓아갈 수 있을까. 화려한 서비스 경쟁보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소비자 관문 통과가 우선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로부터 강렬한 각인 효과를 얻지 못하면 시장 내 포지셔닝(positioning) 전략도 힘을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강현숙 기자
life77@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강현숙 기자입니다. 재계, 산업, 생활경제, 부동산, 생활문화 트렌드를 두루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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