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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스닥 지수를 상향적 분석(Bottom Up) 방식으로 살펴보면 8월 16일 바닥을 확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그래프 참조). 이날 코스닥에서 주도적으로 상승한 종목은 이른바 ‘낙폭과대주’가 아닌 JYP Ent.(8.21%), 에스엠(6.30%), 와이지엔터테인먼트(7.05%) 등 ‘엔터주’였다. 이들 엔터주의 특징은 향후 실적 향상이 기대될 뿐 아니라, 유튜브 등 유통 혁명으로 시장 확대 및 이익률 개선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주식시장에서 척도로 기능하는 PER(주가수익비율) 등 밸류에이션의 한계를 벗어나며 성장주로서 면모를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론 성장주 장세
따라서 코스닥 지수가 바닥을 치고 올라온 것은 기술적 반등이라고, 즉 낙폭과대주가 상승해서라고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 엔터주를 중심으로 한 성장주가 주도주로 반등함에 따라 향후 거시변수의 영향을 덜 받는 성장주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주는 시장 및 제품 확대를 통해 높은 밸류에이션이 가능하거나 밸류에이션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다. 즉 성장 레버리지가 커서 일정 정도 환경이 마련되면 주가가 크게 상승할 수 있는 주식이다.더군다나 4차 산업혁명이 눈앞에 도래하고 있다. 성장주가 상승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은 모든 사물에 센서 및 통신칩을 장착해 정보를 받아들이고 내보내게 하는 ‘모든 사물의 지능화’다. 지금보다 정보를 더 많이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내게 딱 들어맞는’ 맞춤형 정보도 획득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은 또한 ‘초연결 시대’라고도 한다. 자동차에 통신을 연결하면 스마트카, 공장에 통신을 연결하면 스마트팩토리, 집에 통신을 연결하면 스마트홈, 그리고 도시에 통신을 연결하면 스마트시티가 된다. 이것의 본질은 전 세계의 소프트웨어화, 즉 전 세계를 저비용-고효율 구조로 만드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현재 일어나는 일은 20~30년 후를 대비하려는 행동들이다.
그렇다면 미래 기대치가 높은 요소로는 무엇이 있을까. 공급자 측면에선 기술혁신으로 새로 등장한 제품과 서비스에 관여하거나, 지역적 한계가 파괴돼 판매 및 서비스가 가능해져 시장 크기를 극대화할 수 있느냐 여부다. 수요자 측면에선 기술혁신이 편리성을 높이고 비용을 크게 절약하게 해주는지 여부다.
가령 밸류에이션이 높음에도 아마존 주가가 계속 상승하는 이유는 시장 파이 및 데이터 축적 효과가 향후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시장 파이 효과란 단순히 여러 나라에 새로 진출한다는 뜻이 아니다.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활용하면 아마존이 진출한 국가들에서 시장 지배력을 더욱 확대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향후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아마존 주가가 연일 오르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초코파이’는?
JYP엔터테인먼트 주가를 끌어올린 일등공신 ‘트와이스’의 일본 첫 정규앨범 표지. [사진 제공 · JYP엔터테인먼트]
이 연장선에서 국내 기업이 내수주에서 수출주로 변신해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받으며 주가가 상승하는 것 역시 시장 파이 효과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가령 오리온 초코파이가 중국에 진출하면서 주가가 상승한 것도 시장 파이 효과가 적용돼서다.
근래에 10배씩 오른 주식들의 특징을 보면 중국의 단계별 성장 및 시장 파이 효과와 깊은 연관이 있다. 2007년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등극하면서 생산량이 크게 늘자 물동량 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조선주가 상승했다. 2015년에는 중국 내수소비 확대로 화장품 수출 증가가 기대돼 국내 화장품주가 크게 올랐다. 이처럼 시장의 영역 확대가 시장 파이 효과를 낳고 주식의 큰 상승도 가져왔다.
이러한 시각을 좀 더 확장해보자. 그간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은 개인용 컴퓨터(PC)에서만 구동이 가능했다. 하지만 기기 발달로 최근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서도 MMORPG를 구현할 수 있게 됐다. 모바일 MMORPG의 출현은 모바일 게임 패턴을 완전히 뒤바꿔놨고,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향후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 콘텐츠(엔터테인먼트, 미디어, 게임), 헬스케어, 전기차 등 성장주 장세가 펼쳐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표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