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길고 뜨거워 끝날 것 같지 않던 여름이 한풀 꺾였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분다. 한낮의 햇살은 강렬함을 잃었다. 매미의 힘찬 울음소리도 힘이 없고, 페어웨이 잔디와 푸름을 자랑하던 나무들도 가을 맞을 채비를 한다.
거친 삶 속에서 계절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자연이 인간에게 준 큰 선물이다. 골프 하기 좋은 계절인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여름 내내 방치했던 골프클럽을 꺼내 기름을 치고 닦는 일은 라운드 이상으로 즐거움을 안겨준다. 무더위와 열대야로 지친 심신을 달래고 건강을 회복하는 데 골프만 한 운동도 없기 때문이다.
골프는 삶의 여유와 흥미를 북돋워주는 스포츠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걷기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하루에 1만 보를 걸으면 무병장수한다고 한다. 18홀 라운드를 하면 1만5000보를 걷고 1500kcal를 소모한다. 고혈압과 당뇨 조절에도 큰 도움이 된다.
[사진 제공 · 김맹녕]
골프는 경기마다 변화가 많은 특별한 매력을 갖고 있다. 매 홀 다른 얼굴로 골퍼들을 시험해 기쁨과 좌절을 맛보게 한다. 홀마다 골프설계자가 만들어놓은 함정을 피하고 러프와 벙커의 난관을 극복해 파(par)를 잡으면 천하를 얻은 기분이 든다.
[사진 제공 · 김맹녕]
나이가 들면 충성스러운 친구가 셋이 있다고 한다. 노처와 노견, 그리고 현금이다(There are three faithful friends—an old wife, an old dog, and ready money). 아내와 골프를 하는 것도 즐거움이다. 나이가 들어 골프 친구가 하나 둘 병들어 사라지다 보니 골프 동반자로서 아내만큼 좋은 사람도 흔치 않다. 영국에 “어떻게 늙어가야 하는지를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Few people know how to be old)”라는 속담이 있다.
9월에 더 재미있게 골프를 즐기려면 몇 가지 사항을 염두에 두자.
△시간을 넉넉히 잡아 골프 티타임 1시간 전에는 도착한다. △라운드 중에는 말을 적게 하고 경청한다. △지갑을 여는 데 인색하지 않는다. △스코어 자랑을 하지 않고 잘 친 샷에 겸손하며 남의 미스 샷을 비웃지 않는다. △남의 로스트 볼을 찾는 데 조력하고, OB(Out of Bounds)가 난 공을 주우러 숲속이나 물가에 가지 않는다. △항상 매너와 에티켓을 지키고 말과 행동을 조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