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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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 열정 둘째가라면 서럽죠”

  • 김정희 기자 yhong@donga.com

    입력2006-04-13 13: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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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두세 권씩 굵직굵직한 인문학 저서를 펴내며 지칠 줄 모르는 학문에의 열정을 보여온 서울대 국문과 조동일교수(61). 그가 최근에도 두 권의 책을 나란히 내 눈길을 끈다. 지식산업사에서 펴낸 ‘이 땅에서 학문하기’와 ‘철학사와 문학사 둘인가 하나인가’.

    ‘이 땅에서 학문하기’는 우리 사회의 나태하고 안이한 학문 풍토에 매서운 죽비소리를 울리는 책. 그는 “학문을 하려면 ‘학문을 제대로 하는 길을 찾는’ 학문운동을 해야만 한다”고 역설한다. 그리고 그를 위해 학자들은 외국 학문을 수용하고 유통하는 데만 급급하지 말고 창조학을 하자, 교수들이 강의에 시간을 빼앗기지 않고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연구교수제도를 마련하자, 글읽기 중심에서 글쓰기로 나아가자는 등의 주장을 펴고 있다. 그 자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방대한 학문적 성과물을 쌓아왔으면서도 늘 “학문에 전념할 시간이 부족해 안타깝다”고 한탄해온 조교수는 지금까지 연구에 방해받지 않기 위해 일체의 보직도 맡지 않고 대외활동도 최소화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96년에는 “서울대 교수직을 사임하고서라도 연구에만 매진할 수 있는 다른 자리를 구하고 싶다”고 ‘공개구직’을 선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땅에서…’가 학문의 ‘프로토콜’을 제시하는 책이라면 ‘철학사와 문학사…’는 그의 학문 체계가 생산한 구체적 성과물들의 정점이다. 96년부터 펴내기 시작, 2003년까지 10여권 분량으로 완간을 목표로 한 세계문학사 연구서 시리즈 중 일곱 번째 책. 인류 4대 문명권의 철학자 네 명(라마주나, 가잘리, 주희, 토마스 아퀴나스)과 시인 네 명(단테, 아타르, 카비르, 정철)의 정신적 상사(相似)관계를 분석함으로써 철학과 문학 사이의 떼려야 뗄 수 없는 연관성을 증명하고 있다.

    조교수는 앞으로 3년까지 저술계획도 이미 빽빽이 짜놓은 상태. ‘소설의 사회사 비교론’(2001년), ‘세계문학사의 전개’(2002년), ‘세계문학사 연구총서 총색인’(2003년)을 매년 한권씩 내놓을 예정이다.



    책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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