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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plus 인수한 MBK파트너스의 두 얼굴

‘토종’ 앞세운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수 후 구조조정·비정상적 자금조달·불이익 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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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린 씨앤앰 노동조합 결의대회 모습. 극적 합의로 재고용은 이뤄졌지만 매각 움직임에 직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9월 7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MBK)가 국내 2위 대형마트 홈플러스를 7조2000억 원에 인수했다. 지분 100%를 5조8000억 원에 매입하고, 차입금 1조4000억 원을 떠안는 방식이다. 이로써 MBK는 ING생명, 코웨이, 씨앤앰(C·M), 네파, HK저축은행 등 25개 기업을 보유한 자산총액 약 13조9000억 원에 이르는 회사로 급부상했다(표 참조). 이는 지난해 자산총액 12조5000억 원으로 재계 21위에 이름을 올린 현대그룹을 뛰어넘는 기록이다.

고용승계 뒤집는 가혹한 구조조정으로 논란

이번 인수전에서 또 하나 화제가 된 것은 홈플러스 인수 금액이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는 2007년 신한금융지주가 LG카드를 인수하면서 지불한 6조6765억 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지난해 회계법인 삼정KPMG경제연구원에서 내놓은 보고서 ‘한국 사모펀드 시장 10년의 환경변화’에 따르면 MBK는 ‘동북아시아 지역에 집중, 철저한 현지전략 투자로 성장해왔으며 안정적인 현금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어 조 단위의 메가딜에도 참여하는 등 ‘국내 사모펀드업계의 국민연금’이라는 별칭을 얻고 있다’고 한다. 이쯤 되자 홈플러스의 새 주인 MBK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MBK는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출신인 김병주 회장이 2005년 자신의 영문 이름인 마이클 병주 김의 첫 글자를 따 설립한 사모펀드 운용그룹이다. 김 회장은 1963년 경남 진해에서 태어나 10세 때 미국으로 유학 간 뒤 미국 동부 해버퍼드칼리지를 졸업하고 골드만삭스에 입사했다. 3년간 경험을 쌓은 뒤 하버드 경영대학원에 진학해 MBA과정을 밟았는데, 이때 박태준 전 총리의 넷째 딸 박경아 씨와 결혼했다. 졸업 후 골드만삭스에 복귀한 김 회장은 M·A의 귀재로 떠오르며 승승장구했다.

골드만삭스에서 나와 글로벌 사모펀드 칼라일로 자리를 옮긴 김 회장은 한국 대표 재임 당시 한미은행을 인수해 3년 뒤 2배 높은 가격으로 씨티그룹에 되팔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러한 경험과 인맥을 토대로 김 회장은 칼라일을 나와 2005년 MBK를 설립했다. 당시 구성원이 7명에 불과했지만 칼라일 출신인 김 회장의 후광에 힘입어 1년 만에 1조 원의 투자자금을 모았다. 이듬해 한미캐피탈을 인수한 MBK는 1년 만에 우리금융지주에 매각해 자본회수율 453.5%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다. 이외 현재까지 한국을 비롯한 중국, 대만, 일본 등에서도 기업을 사고파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표면적으로 MBK는 투자금을 모아 기업 M·A를 통해 이익금을 분배하는 사모펀드의 기본 특성에 따라 운영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MBK는 부실기업을 인수해 구조조정으로 정상화시킨 다음 비싸게 되파는 바이아웃(Buy-Out) 펀드라는 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일례로 MBK는 2013년 ING생명을 인수한 지 6개월 만에 임원 절반을 정리하고, 조직 개편으로 중복 부서를 통폐합했으며, 전체 직원의 30%에 해당하는 27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제안했다. ING생명을 인수하기 전에는 직원들의 고용승계와 유지를 약속하고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혔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말을 바꾼 것이다.

이보다 더 가혹한 사례는 2008년 인수한 케이블방송 씨앤앰 구조조정에서 드러난다. MBK는 씨앤앰 인수 과정에서도 직원들의 고용승계를 약속했고, 노동조합(노조)과 만나 노사합의서도 작성했지만 전혀 지키지 않았다. MBK는 씨앤앰의 여러 외주업체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비정규직 조합원 109명을 해고했고, 임금체계를 개편하면서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을 제안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또한 MBK는 2013년 합의한 외주업체와의 노사상생 협약을 파기했고, 씨앤앰 노조가 요구한 매각 시 고용 안정과 이를 위한 특별단체교섭에도 응하지 않았다. 희망연대노조 씨앤앰지부에 따르면 “사측은 비용과 시간이 들더라도 노조를 무력화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한다.

비정규직 재계약 해지 과잉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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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울본부의 박재범 희망연대노조 사무국장은 “지난 연말 극적으로 노사합의가 이뤄져 복직을 포기한 이를 제외하고 90여 명 정도가 신설 협력업체에 복직이 됐다. 그러나 MBK가 그동안 지속적으로 매각을 시도해왔고 최근 홈플러스 인수와 맞물려 자금조달을 위해 씨앤앰을 매각할 가능성이 더욱 커지면서 직원들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MBK가 인수하기 전 건실했던 기업이 7년 사이 형편없어졌다. 씨앤앰은 1년 방송 매출액 5000억 원에 인터넷 설치 등 부가수익까지 하면 매출액 8000억 원에 이르던 회사다. 정상적인 기업이 매수했다면 재투자나 근로자 처우 개선 등 건실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과도한 인력 감축에 불법영업, 차입매수 방식으로 이윤을 추구하려다 보니 문제만 많아졌다”고 말했다.

MBK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한 경영방식은 홈플러스에도 적용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가운데 홈플러스 내부에서 벌써부터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8월 말 부산 연제구 홈플러스 아시아드점에서 여성 비정규직 계산원 4명에 대해 계약 연장을 사흘 앞두고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 갑작스러운 해고 소식에 홈플러스 노조는 “매각을 앞둔 상황에서 비정규직을 일방적으로 해고하며 구조조정 수순을 밟고 있다”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홈플러스 아시아드점은 영업점 면적만 1만890m2에 이르는데 지난해 석 달간 리모델링을 거친 후 5월 재개장했을 당시 하루 매출이 10억 원에 달했을 정도로 규모가 큰 지점이다. 또 사직야구장과 인접해 있어 롯데 자이언츠의 프로야구 경기가 있는 날이면 방문 고객 수가 30%가량 급증하는 등 카운터에서 계산이 밀리는 일이 다반사다. 노조에 따르면 “아시아드점은 명절이나 대목이면 다른 부서에 요청해 계산원을 보충해야 할 정도로 바쁜 곳”이라고 한다.

해고된 직원 4명은 사내 근무 상태에 문제가 없었고 지속근무를 원하고 있었다. 이번 해고와 관련해 김재민 부산여성비정규노동센터장은 “사측에서는 비정규직원들에게 그만두려면 사람을 구할 수 있도록 보름 전 통보해달라는 부탁을 해왔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추석을 앞두고 9월 한 달치 인력 배치 스케줄까지 짜놓은 상태에서 예고도 없이 사흘 전 계약 해지 통보를 했다. 이는 홈플러스 역사상 유례없는 해고건”이라고 말했다.

더욱 논란이 되는 것은 이들의 해고 시점이 MBK가 홈플러스 인수계약을 체결하기 직전이라는 점이다. 김재민 센터장은 “사측은 매출 부진에 따른 비용 절감을 이유로 들면서 해고를 했다. 그러나 매각을 앞두고 새로운 대주주가 구조조정이나 기업 환경 개선에 나서기에 앞서 인사권을 가진 점장이 과잉충성을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점장이 개인의 입지를 높이려는 의도로 비용 절감에 나선 것으로 보이는데, 월급 80만 원인 사람들을 잘라서 무슨 비용 절감을 하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홈플러스 직원들 내부적으로 엄청난 위기감이 돌고 있다고 한다. MBK가 그동안 다른 인수 기업들에서 구조조정을 해왔기 때문에 홈플러스에서도 반드시 대규모 구조조정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제일 만만한 여성 비정규직이 해고 대상 1순위일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에 모두 불안에 떨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돌려 막기식 경영·불법영업…

이에 대해 홈플러스 홍보실 관계자는 “비정규직원은 6개월씩 계약을 해왔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계약을 해지하기도 한다. 최근 유통업계가 정체기를 겪고 있고, 경영상 어려움 등을 이유로 재계약을 못한 것일 뿐 해고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이번 해고가 ‘MBK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고 주장하는데 전혀 인과관계가 없는 얘기다. 인수 계약이 성사되기 전에 이뤄진 비정규직 계약 해지인데 MBK와 무슨 관계가 있겠나. 또 임원급 인사들의 해고도 아니고 비정규직 몇 명과 재계약하지 않은 걸 두고 구조조정이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사모펀드는 결과적으로 고수익을 내기 위해 기업 M·A를 추진한다. 고수익은 기업 인수 이후 기업 가치를 올려 되파는 데나온다. MBK는 기업 가치를 올리는 동시에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경영 수법을 일삼았다.

특히 씨앤앰 경영에서 갖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70개 등록업체 중 40개 사업자가 정보통신공사업자 미등록 불법업체인 상태로 무자격 영업 단행 △매출액 없는 허위가입 17만5000대 적발 △동일 상품 6배 금액 차이의 불공정 가입자 발생 △협력업체에 일방적 단가 수수료 결정 △보조금 지급 행위 △고령자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영업한 행위 등 각종 불법영업 사례 등이 지적됐다. 결과적으로 MBK가 기업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입자들에게 불이익을 전가해온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또 MBK는 자금을 돌려 막는 식으로 씨앤앰을 경영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씨앤앰이 2009년부터 5년 동안 벌어들인 영업이익 4841억 원 가운데 53.2%인 2557억 원이 이자 비용으로 지출됐다. 해당 이자 비용은 MBK가 씨앤앰 인수 당시 씨앤앰 주식을 담보로 은행에서 매입자금을 조달하면서 발생한 것. 당시 인수대금 2조2000억 원 가운데 MBK의 자기자본은 3500억 원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MBK는 5년간 당기순이익 1647억 원 가운데 81.6%인 1344억 원을 배당금으로 가져갔다. 빚을 갚기보다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치중한 것이다. 같은 기간 씨앤앰에 누적된 당기순손실은 4606억 원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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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초 MBK파트너스는 국내 2위 대형마트 홈플러스를 7조2000억 원에 인수했다.

투자금 회수에 몰입, 국가 경제에 마이너스

전문가들은 사모펀드의 이러한 경영 행태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정승일 약탈경제반대행동 공동대표는 “사모펀드는 일반 기업과 다르다. 일반 기업은 대주주가 경영을 통해 얻은 수익에 대한 배당금을 제일 마지막에 받는다. 고정비용과 유보금, 직원임금 등의 비용 처리를 한 뒤 남은 수익이 주주 몫이다. 그런데 MBK는 투자할 때부터 차익금을 계산한다. 투자자들에게 이자와 배당금을 약속했기 때문에 영업이익 가운데 상당 부분을 먼저 가져가는 것이다. 오너마인드를 갖고 장기적 관점에서 경영하는 기업이라면 자신의 회사를 이런 식으로 운영하지 않을 것이다. 주주의 이익 때문에 기업을 망가뜨리는 행위는 사실상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MBK 투자자금이 해외자본이라는 데 있다. MBK는 표면적으로는 ‘국내’ 최대 사모펀드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자금 원천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캐나다국민연금, 캐나다공무원연금, 싱가포르 국영 투자회사 테마섹, 싱가포르투자청 등이 주요 투자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MBK는 무늬만 국내 사모펀드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정승일 대표는 “캐나다연금이나 싱가포르투자청 등이 대한민국 경제에 관심 있겠나. 이들은 투자방식보다 투자금 회수와 수익에만 관심을 갖는 이익집단이다.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향후 되판 수익금을 다시 홈플러스에 재투자할 것으로 보이는가. 전혀 아니다. 결과적으로 한국 기업에서 발생한 수익이 다른 나라 투자자들의 배만 불리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만약 우리나라 부실기업 대부분이 사모펀드에 인수된다면 구조조정과 영업이익 극대화로 실적이 부풀려졌다 또 다른 곳에 인수되는 식으로 굴러갈 것이다. 그러면 기업의 안정성과 미래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장기적으로 국가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러한 비난에 대해 MBK 측은 ‘한국에 세금을 내는 기업’이라며 반박했다. MBK 관계자는 “투자자들 가운데 해외 연기금뿐 아니라 국내 연기금도 상당수 있으며 그 규모가 해외 연기금보다 더 크다. 성공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해 이들에게 돌려주는 것이 MBK의 일이다. 또한 MBK는 한국에 등록된 투자전문회사로 기업 매각에서 발생하는 세금은 한국에 내고 있다. 기업 인수에 들어가는 자금도 국내 은행과 증권사에서 빌린다. 궁극적으로 국내 금융사들에게는 MBK가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 일각에서 ‘먹튀자본’이라고 하는데 한국에서 정상적으로 투자·경영하는 회사를 비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2015.09.14 1005호 (p50~53)

  •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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