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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로스쿨 6년의 그림자 03

3년으로는 너무 부족하다

4년 법학사 필수·로스쿨 구조조정·변시 폐지…한시바삐 개혁해야

  • 이관희 경찰대 명예교수·대한법학교수회 명예회장 kwanlaw@hanmail.net

3년으로는 너무 부족하다

3년으로는 너무 부족하다
올바른 법학교육은 우리 사회의 진정한 법치주의 구현을 위한 기본 틀이고 자유무역협정(FTA) 국제 법률시장 개방 시대에 국제경쟁력의 원천인 만큼,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제도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본질적인 문제점을 살펴보고 개혁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현행 로스쿨제도가 가진 본질적인 문제점은 법과대 4년 교육을 부정하고 법학사와 비법학사를 똑같이 3년 교육으로 가르쳐 변호사로 양성해보겠다는, 원천적으로 무리한 시도를 하고 있는 데서 비롯된다. 독일과 일본을 위시한 대륙법계인 우리는 미국과는 법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법과대 4년 교육을 무시하고 로스쿨 3년 교육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과거 4년제 법과대 교육보다 나을 수가 없다.

로스쿨 ‘변호사시험 준비기관’ 전락

이러한 문제점은 우리와 같은 대륙법계인 일본의 경우 법과대 4년을 기반으로 로스쿨에서 법학사는 2년 교육으로, 비법학사는 3년 교육으로 구분하고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후 1년간 사법연수를 해야 하므로 결국 변호사자격을 취득하려면 최소 7년간 법학교육이 필요하다는 것과 비교하면 쉽게 이해된다. 독일의 경우도 최소 7년간 법학교육이 필요하다.

또 한 가지 본질적인 문제점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실무형 법조인을 양성한다’는 취지로 출발한 로스쿨이 ‘변호사시험 준비기관’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실무교육은 턱없이 부족하고 국제법무·공익인권·기업금융·환경·부동산·젠더법 등 전문화 및 특성화 과목은 제대로 강의하지 않은 채 변호사시험 기본과목을 중심으로 한 교육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변호사시험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를 요하는 대목이다.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2012년 입학정원 대비 75%로 정해졌고, 따라서 전국 로스쿨 정원 2000명 중 1500명만 합격하기 때문에 누적되는 재수생까지 포함한 총 응시생의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2013년 60%, 올해 50%, 2017년 33.6% 등으로 점점 낮아진다. 이 때문에 로스쿨 학생들은 대학원에서 전문지식을 쌓기보다 더 늦기 전에 합격하려고 몸부림친다.

이러면 과거 사법시험보다 훨씬 낮은 수준의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셈이 된다. 즉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로스쿨 기본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따라서 로스쿨제도는 다음과 같이 개혁돼야 한다.

첫째, 로스쿨 3년 법학교육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만큼 우리나라에서 로스쿨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일본과 같이 4년제 법과대 교육이 전제돼야 한다. 다만 비법학사의 경우 3년간 기초 법학이론을 가르치고 다양한 학부 전공을 배경으로 장기적으로 전문 변호사가 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별개다. 법학사의 경우, 비법학사와 구분해 좀 더 전문화하고 특성화한 법학교육이 이뤄져야 석사과정으로서 의미가 살아나고 학문적 분위기가 성숙되면서 국제경쟁력도 갖출 수 있다.

즉 각 로스쿨의 특성을 살려 현대 사회의 특별한 법률문제인 노사·환경·국제금융·국제거래·공정거래·증권분쟁·신용보증·기업 인수합병·파산·지식재산권 같은 과목을 다양하게 개설해야 한다. 다만 일본의 경우 법학사는 2년간 교육 후 신사법시험(우리나라의 변호사시험)에 합격하면 1년간 사법연수를 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변호사시험 합격 후 실시하는 6개월 연수제도가 부실한 만큼 이를 폐지하고 각 로스쿨에서 책임지는 3년 교육을 검토해볼 만하다. 이 경우 비법학사는 4년 교육이 된다. 이러한 법학사 3년, 비법학사 4년 구분 교육안을 법과대 교수 모임인 대한법학교수회(사)와 서울지방변호사회가 2013년 10월 국회 교육위원회에 공동 입법청원한 바 있다.

둘째, 로스쿨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로스쿨제도의 본래 취지인 전문화, 특성화, 다양화로 나아가려면 정원이 최소 100명 이상 돼야 하고 최대 200명까지 증원해야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본다(일본은 최대 300명, 미국은 500명). 만일 각 로스쿨에서 법학사, 비법학사 구분 교육이 전문성이나 대학 재정 면에서 어렵다면 다시 법과대로 회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려면 사법시험 정원을 500명으로 존치하고, 로스쿨 정원은 1500명으로 축소해야 한다.

3년으로는 너무 부족하다
로스쿨 차원의 과감한 개혁 필요

셋째, 1500명 정도인 로스쿨 정원이 100명 이상 200명 이하 10개 정도의 로스쿨로 구조조정된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 국제경쟁력을 갖춘 전문화, 다양화, 특성화한 로스쿨 교육을 위해 변호사시험을 폐지하고 미국 일부 주에서 시행하는, 즉 졸업만 하면 변호사자격증을 주는 제도(Diploma Privilege)를 과감히 도입해야 한다. 수험생의 25%(500명 정도)를 떨어뜨리려고 매우 복잡한 절차를 거쳐 시험을 치를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로스쿨 교육 과정에서 상대평가로 총평점 C 이하를 25% 정도로 강제 배정하면 법률시장에서는 C 이하 졸업생에 대한 수요가 거의 없을 것이므로(그러나 이들은 정치·사회·경제 등 다방면에 진출해 더 큰 성취를 이룰 수 있음) 변호사시험을 보지 않고도 법률시장에서 사실상 탈락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제도를 도입하면 로스쿨 교수들의 연구와 교육을 위한 역량도 최대한 발휘돼 미국이나 일본의 로스쿨을 능가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넷째, 로스쿨 교육에서 엄격하게 시행되는 상대평가를 완화해야 한다. 모든 수강과목에 대한 상대평가가 로스쿨이 본래 지향하고자 했던 전문화, 다양화, 특성화를 막는 큰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상대평가는 헌법·민법·형법 등 필수과목에만 국한할 필요가 있다. 미국 로스쿨 교육을 참고해 전문적인 선택과목의 폭을 넓히고, 다양한 전문 분야의 선택과목이나 변호사 실무에 초점을 맞춰 클리닉 형태로 운영할 때 다양화, 특성화의 길이 열리면서 국제경쟁력도 갖추게 된다.

로스쿨제도를 시행한 지 만 6년이 지나 제4회 변호사시험을 치렀고, 제7기 신입생을 선발한 시점에서 도입 당시 예상했던 문제점이 그대로, 아니 더 크게 드러나고 있는 만큼 한시바삐 개혁의 칼로 수술하지 않고는 로스쿨제도 자체를 유지할 수 없는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고 본다.



주간동아 2015.07.13 996호 (p22~23)

이관희 경찰대 명예교수·대한법학교수회 명예회장 kwanlaw@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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