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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작가의 음담악담(音談樂談)

징크스 따위 한 방에 날린 ‘팝 신’의 강림

폴 매카트니 내한공연

  •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 noisepop@daum.net

징크스 따위 한 방에 날린 ‘팝 신’의 강림

많은 사람이 실망했다. 낙담했다. 그럴 만했다. 10년, 20년, 혹은 그 이상을 기다려온 공연이었다. 발표 후에도 믿기지 않는다는 사람이 많았다. 지난해 5월 23일로 예정됐던 폴 매카트니(사진) 첫 내한공연이 디데이(D-Day)를 얼마 안 남기고 취소됐을 때 얘기다. 게다가 건강 악화로 인한 취소였다. ‘혹시’ 하는 불안감이 휘돌았다. 징크스 때문이었다.

고령의 음악인이 한국만 다녀갔다 하면 작고하던 때가 있다. 제임스 브라운이 그랬고 이브라힘 페레가 그랬다. 아르헨티나의 여신 메르세데스 소사는 심지어 한국 공연을 얼마 남기지 않고 세상을 떠났다. 폴 매카트니의 급작스러운 내한 취소에 그 어두운 기억들이 기시감을 일으킨 것이다.

하지만 팝의 신에게 징크스 따윈 없었다. 2월 초, 다시 내한이 발표됐다. 이어서 예매가 시작됐다. 하루도 지나지 않아 좋은 자리는 모두 매진됐다. 4월 21일 현재 남아 있는 티켓이 300장이 채 안 될 정도다.

팬들을 한 번 실망케 하고 다시 찾는 한국이니만큼 폴 매카트니도 스킨십이 제법 늘었다. 지난해와 달리 국내 언론과 전화 인터뷰도 가졌다. 간접적으로나마 듣는 그의 이야기에 팬들은 흥분했다. 지난해 투어에 비해 세트리스트도 대폭 달라졌다. 지난해 30곡 남짓이던(물론 이것도 엄청난 양이다) 연주곡이 재개된 이번 투어에서는 총 40곡으로 늘었다. 양만 많은 게 아니다. 25곡이 비틀스 노래다.

폴 매카트니의 영국 리버풀 공연 실황을 본 적이 있다. 정식으로 발매한 타이틀이 아니라 팬이 찍은 영상이다. 폴 매카트니, 그리고 비틀스의 고향인 리버풀 공연이었음에도 비틀스 노래가 연주될 때와 아닐 때 반응이 사뭇 달랐다. 비틀스 해체 후 결성해 역시 상당한 히트곡을 만들어냈던 윙스 곡을 연주할 때조차 비틀스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심지어 영상을 만든 사람도 폴 매카트니의 솔로곡이 계속되자 공연장을 나와 술집에서 맥주를 마시는 장면을 찍었을 정도니 말이다.



이심전심이랄까. 이번 공연을 찾는 한국 관객 역시 비틀스 레퍼토리를 들으러 가는 이가 태반일 것이다. 그런 팬심을 아는지, 현재 폴 매카트니는 ‘쏜다’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화끈한 팬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We Can Work It Out’ ‘Can’t Buy Me Love’ 같은 초기 히트곡부터 ‘Let It Be’ ‘The Long And Winding Road’ 같은 후기곡까지 말 그대로 비틀스의 명곡들이 몰아친다. 심지어 조지 해리슨이 만들고 불렀던 ‘Something’도 세트리스트에 포함했다. 물론 막상 한국 공연에서는 몇 곡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대세는 굳건하다.

그러니까, 분명하다. 2012년 런던올림픽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던 ‘Hey Jude’를 전 세계에서 날아온 선수들이 합창하던 풍경이 부럽지 않았던가. 동구권이 붕괴한 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렸던 폴 매카트니의 공연을 그동안 어둠 속에서 비틀스를 들어왔던 10여만 러시아인이 함께하던 모습에 전율하지 않았던가. 영상과 사진으로만 봤던 그 거대한 울림이 이제 우리에게 찾아오는 것이다. 그의 나이와 스케줄을 보건데 아마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이다. 2015년 5월 2일, 그 역사적 순간이 서울 잠실을 울린다. 기다림과 여운도 함께 울릴 것이다.

징크스 따위 한 방에 날린 ‘팝 신’의 강림




주간동아 2015.04.27 985호 (p78~78)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 noisepop@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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