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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카드사들 맞춤형 문화마케팅 경쟁

쿨한 이미지 얻고, 고객 충성심 확보하는 1석2조 전략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카드사들 맞춤형 문화마케팅 경쟁

카드사들 맞춤형 문화마케팅 경쟁

현대카드가 서울 강남구 선릉로에서 운영하는 여행전문 도서관 ‘트래블 라이브러리’.

3월 2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는 ‘삼성카드 스테이지 03’ 콘서트가 열린다. 실력을 갖췄지만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아 공연 기회를 얻기 힘들었던 신진 예술가들이 무대에 서는 자리다. 서울 강남구 선릉로(청담동) ‘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에서는 3월 초까지 ‘UK Special : Discover Great Britain’전(展)이 열렸다. 우리나라에 잘 알려지지 않은 영국 도시의 매력과 문화유산이 다양한 도서, 영상, 사진자료 등과 함께 소개됐다.

두 문화행사의 특징은 모두 신용카드사가 스폰서로 나섰다는 점. 신한카드도 3월 6일 LG아트센터와 손잡고 문화마케팅 브랜드 ‘그레이트 아트 컬렉션(Great Art Collection)’을 론칭하면서 연극, 무용, 재즈 등 상대적으로 관객층이 얇은 문화 장르에 대한 지원 의지를 밝혔다.

신한카드는 올해 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공연 중 LDP 무용단의 공연과 덴마크 극단의 아크로바틱 액션 연극 ‘블램’ 등을 후원하고, 이를 예매하는 회원들에게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롯데카드도 지난해 송도 컨벤시아에서 신승훈, 김범수, 임창정, 아이유 등 인기 가수가 참여한 대형 콘서트를 여는 등 카드사의 문화마케팅이 점점 활발해지는 추세다. 홍성태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에 대해 “문화 소비와 신용카드 사용은 강한 연관성을 보인다. 문화 소비에 적극적인 이들이 상대적으로 신용카드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이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 집중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이미지 구축에 효과적인 문화마케팅

실제로 롯데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콘서트를 기획하면서 주력 고객층인 30~50대가 좋아하는 가수들을 공연자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반면 신한카드는 ‘미래 고객’에 집중하는 편이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현장에서 크라잉넛, 장미여관 등이 참여하는 야외 파티 콘서트를 열었고, 서울에서도 ‘Code9(코드나인)’ 이라는 이름의 인디 콘서트를 개최했다. “20대가 현재 시점에서 보면 매출 비중이 낮지만 향후 주된 사용자로 떠오를 것이 분명하므로, 이들의 호감을 사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카드사들 맞춤형 문화마케팅 경쟁

삼성카드가 주최하는 ‘삼성카드 스테이지 03’ 콘서트 안내 포스터(위), 2005년 현대카드 슈퍼매치를 위해 내한한 테니스 스타 마리야 샤라포바(왼쪽)와 비너스 윌리엄스.



신용카드업계가 최근 문화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면에는 최근 잇달아 터진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기업 이미지가 전반적으로 하락해 반전이 필요한 데다, 이미 국민 대부분이 한 장 이상의 신용 · 체크카드를 발급받은 상황에서 신규 시장을 창출하기가 어렵다는 현실적 이유가 있다. 박양우 중앙대 예술경영학과 교수는 “기업 간 경쟁이 심화하고 기술 수준이 평준화돼 제품 차별화가 어려워질 때 소비자의 구매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 기업 이미지”라며 “최근 카드사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기업 이미지로 승부를 봐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기업 이미지는 “일반 소비자가 특정 기업에 대해 마음속에 그리는 심상이고, 오랫동안 직간접적인 경험으로 쌓여온 인상의 총체”다.

마침 카드업계에는 기업 이미지 포지셔닝에 성공해 매출을 크게 끌어올린 사례도 있다. 2001년 말 ‘다이너스카드 코리아’를 인수하며 뒤늦게 신용카드시장에 진출한 현대카드다. 출범 당시 시장점유율이 2%도 안 됐던 현대카드는 2013년 신한카드(20.32%), 삼성카드(15.04%)에 이어 업계 3위(12.59%)를 차지하며 카드업계 톱3로 떠올랐다. 이미 신용카드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시점에 뛰어든 후발주자로서는 놀라운 성적이다. 게다가 현대카드는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 직후인 2003년 카드대란이라는 악재를 만나 좌초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이 위기를 극복하고 급성장한 배경으로 전문가들은 문화마케팅을 꼽는다.

현대카드는 2005년 ‘현대카드 슈퍼매치-마리야 샤라포바 vs 비너스 윌리엄스’를 개최하며 이미지 제고 작업을 시작했다. ‘슈퍼매치’는 테니스, 피겨스케이팅, 스노보드, 댄스스포츠 등과 같이 당시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대중적 인기는 떨어지지만 국제적이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진 스포츠 종목을 골라, 세계 최정상급 선수를 초청해 벌인 스포츠 이벤트다. 현대카드는 이 행사를 단독으로 개최하면서 인지도를 높였다.

업계 3위로 뛰어오른 현대카드의 승부수

2007년부터는 스티비 원더, 비욘세, 레이디 가가, 빌리 조엘 등 글로벌 스타를 잇달아 초대하는 ‘슈퍼콘서트’를 통해 본격적으로 문화마케팅에 시동을 걸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 회원에게 우선 예매와 할인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슈퍼시리즈를 통해 회원들은 여러 장의 카드와 구별되는 현대카드만의 이미지를 갖게 되고, 그것이 사용 실적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 자체 조사에 따르면 현대카드가 슈퍼콘서트 등 차별화된 마케팅을 하는 데 들인 비용은 영업 활동비의 7%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모집 조직 등을 유지, 관리하는 비용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반면 효과는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현대카드가 2011년 2월 슈퍼시리즈가 흡수하지 못하는 연극이나 전시, 무용 등의 문화 영역을 보완하려는 취지에서 ‘컬처 프로젝트’를 만들어 문화마케팅을 지속하는 것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홍성태 교수는 “슈퍼시리즈나 컬처프로젝트는 카드사의 주업이 아니고, 그것으로 현대카드가 수익을 얻지도 않는다. 하지만 현대카드는 수년 동안 슈퍼매치, 슈퍼콘서트, 컬처프로젝트 등을 진행해오면서 국내 어떤 기업보다 트렌드에 앞서는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또 현대카드가 독점적으로 주최하는 행사에는 현대카드 회원 외에 어떤 제휴카드나 서비스에도 혜택을 주지 않음으로써 현대카드 회원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부여하고, 이를 통해 현대카드가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브랜드라는 인식을 갖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가 문화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면서 고객의 충성도도 확보하는 1석2조 효과를 거뒀다는 설명이다.

최근 여러 카드사가 문화마케팅을 확대하면서 추구하는 목표도 이와 통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카드사들은 의식주 등 기본 소비패턴보다 고객들이 자신의 삶의 가치를 높이는 데 사용하는 쪽에 초점을 맞춰 관련 마케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래학자 롤프 옌센은 저서 ‘드림 소사이어티’에서 ‘정보사회 다음은 꿈의 사회이고, 상품이 아닌 상품에 담긴 꿈과 감성을 파는 사회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느 카드사가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문화적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해 좀 더 높은 시장 경쟁력을 갖게 될지 주목된다.



주간동아 2015.03.16 979호 (p42~43)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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