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76

2015.02.16

긴 연휴 꽉 채워줄 TV 프로그램

‘토토가’로 추억 떠올리고, ‘몸신’으로 건강 챙길까

  • 배선영 텐아시아 기자 sypova@tenasia.co.kr

    입력2015-02-16 13: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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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연휴 꽉 채워줄 TV 프로그램
    이틀만 연차를 내면 최대 9일간 ‘빨간 날’을 보장받는 황금연휴가 2015년의 시작을 알린다지만, 발 빠르게 항공 티켓을 구하지 못한 자, 이번 설 역시 가까우면서도 먼 친척들과의 어색한 시간을 감당해야 한다. 언제부턴가 명절은 학생이든, 싱글 남녀든, 결혼을 했든, 아이를 낳았든 반복되는 질문과 잔소리에 하릴없이 스스로를 담금질하는 날이 됐다. 그렇지만 달리 생각하면 매년 같은 질문을 하는 어른들 역시 머쓱하고 불편한 시간을 억지로라도 때워보려고 눈물겨운 시도를 하는 것일 수 있다. 그러니 올해 기나긴 설 연휴에는 애꿎은 질문거리 찾느라 애쓰는 어른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TV를 켜자. 때마침 특집 프로그램 라인업이 더없이 화려하다.

    “남자(여자)친구는 있니?” “살이 더 찐 것 같은데 그래서 연애나 할 수 있겠니?”라는 질문을 받기 딱 좋은 싱글 남녀라면 연예인 ‘썸’으로 물타기를 할 수 있다. SBS가 설 명절 ‘썸남썸녀’를 편성했다. 김정난, 채정안, 선우선, 채연, 나르샤, 한정수, 김지훈, 심형탁, 김기방 등 솔로 남녀 스타 9명이 출연해 ‘진정한 사랑 찾기’라는 공동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출연자들은 평소 알지 못했던 자신의 단점을 찾아 보완하고 사랑을 찾기 위해 서로 협조한다. 각자 실제 거주하는 집에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나누는데 특히 채정안, 채연, 나르샤 등 여자 출연자들은 첫 만남 때부터 결혼 적령기 여성의 고민을 함께 나누며 오래도록 수다를 떨었다는 후문이다. 한정수, 심형탁, 김기방 등 남자 출연자들 역시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여자들 못지않은 수다를 떨며 ‘아줌마 같은’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방송시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아이돌도 사는 건 힘들구나

    “취업 준비는 잘 하고 있니?” “너 다닌다는 회사 이름이 뭐지?”라는 질문을 피할 수 없는 ‘미생’이여. 어린 나이 억대 수입을 올리는 ‘아이돌’도 그저 편하게 먹고사는 건 아니라는 현실에서 위안을 받아보자. 학창시절 체력장만 떠올려도 숨이 차는데, 대한민국 아이돌들은 매년 찾아오는 명절마다 체육대회에 참가해야 한다. 올해도 MBC가 설특집 ‘2015 아이돌스타 육상·농구·풋살·양궁 선수권대회’를 또 편성했다. 매년 종목이 하나씩 늘면서 프로그램 제목이 점점 길어지지만, 줄임말 ‘아육대’ 하면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명절 단골 프로그램이다. 올 설에는 농구 종목이 신설됐다고 하니 (아이돌들이 힘들거나 말거나) 더욱 활기찬 경기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는 굵직한 스타의 귀환도 눈길을 끈다. ‘깝사인볼트’ 조권과 ‘구사인볼트’ 구하라가 육상 종목 주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도 높이뛰기 최고기록 보유자 에프엑스(f(x)) 루나가 자존심을 걸고 승부에 나설 예정이다. ‘체육돌’들의 자존심 대결 속에 또 누가 신흥 ‘체육돌’로 부상할지 지켜보는 게 관전 포인트다. 2월 19, 20일 오후 6시 방송된다.



    “저축은 열심히 하고 있니?” “결혼은 언제 할 거니?”라는 질문이 두려운 30대 직장인 싱글들은 친척들과 불투명한 미래를 얘기하기보다 함께했던 추억을 돌이켜보는 게 어떨까. 다행히 명절 브라운관에 ‘레전드’가 온다. MBC가 지난 연말을 화려하게 장식한 특집 프로그램 ‘무한도전 :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토토가) 촬영 및 제작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와 무편집 공연실황을 방송하는 것. 터보 김종국과 김정남, 김현정, S.E.S 바다와 슈, 쿨 김성수와 이재훈, 조성모, 소찬휘, 이정현, 지누션, 엄정화, 김건모 등 이름만 들어도 눈물 나게 반가운 ‘토토가’ 출연 가수들의 섭외 과정부터, 이들이 오랜만에 무대를 준비하는 모습과 속내까지 다양한 내용이 다큐멘터리 안에 담길 예정이다. 보는 이의 가슴을 설레게 한 추억 속 가수들의 무대를 무편집본으로 볼 수 있는 것도 기대되는 일이다. 추억의 가수들이 들려주는 유행가를 따라 부르다 보면 어색한 친척들과도 ‘절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방송시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KBS도 추억의 프로그램을 소환할 예정이다. 2010년 종영한 예능프로그램 ‘스타골든벨’이 설특집으로 부활한다. 김구라, 성시경, 이지연이 진행을 맡고 EXO(엑소) 찬열, 에프엑스 엠버, 강남, 이국주, 씨스타, 박준금, 이채영, 장수원, 문희준, 은지원, 박성광, 허경환 등이 출연한다. 과거 이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던 시절의 추억은 물론, 설과 관련한 얘기들도 유쾌하게 풀어낼 예정이다. 절대음감 릴레이, 액션 우리말 겨루기, 불후의 명탐정, 미션노래방 등 추억의 코너도 새롭게 단장해 선보인다. 2월 19일 오후 6시 20분 방송된다.

    건강까지 챙기는 명절

    명절의 가장 큰 적은 아무래도 고칼로리 밥상이다. 연휴 기간 살찔까 염려되는 이들이라면 종합편성채널 채널A 예능프로그램 ‘나는 몸신이다’를 추천한다. 명절을 맞아 역대 대통령의 밥상과 운동법을 소개한다. 전두환,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밥상까지 다양한 음식과 주전부리 효능을 분석하고, 건강 식사법을 제안한다. 역대 대통령의 특별한 운동법 코너에서는 박 대통령이 20년째 수련한다는 국선도의 효능을 자세히 소개한다. 2월 18일 오후 11시 방송.

    명절이라지만 혼자 남는 이도 있다. 잔소리마저 그리운 외로운 독거인의 절친은 역시 TV다. 리모콘을 옆구리에 끼고 뒹굴뒹굴할수 있는 시간이 긴 명절 연휴엔 인기 방송을 몰아보는 것이 최선. CJ E·M 계열 케이블채널들이 이에 발맞춰 기존 콘텐츠를 몰아볼 수 있는 특집 방송을 준비했다. 장안의 화제 tvN ‘삼시세끼’를 아직 보지 못한 이라면 이번 설 연휴가 절호의 기회. 2월 19일 오전 2시부터 전편이 연속 방송된다. 스토리온에서는 해외는커녕 싸늘한 집 밖으로도 나갈 일 없는 독거인을 유럽의 화려한 풍광 속으로 안내할 ‘꽃보다 누나’ 시리즈를 2월 18일과 19일 이틀에 걸쳐 전편 연속 방송한다.

    종합편성채널 JTBC는 지난해 최고 킬러 콘텐츠로 부상한 ‘비정상회담’에 특별 초대손님을 불러 설특집 편을 꾸몄다. 원년 멤버인 탐험가 제임스 후퍼가 그 주인공이다. 19세에 에베레스트를 등반해 영국인 최연소 에베레스트 등반 기록을 갖고 있는 이 야무진 청년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혼자라도 그 나름대로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듯하다. 2월 16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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