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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e for You

동치미 뺨치는 달달 상큼함

설음식과 환상궁합 프로세코

  • 김상미 와인칼럼니스트 sangmi1013@gmail.com

동치미 뺨치는 달달 상큼함

동치미 뺨치는 달달 상큼함
서양이나 우리나 연말연시는 축제의 연속이다. 다른 명절이 있다면 음력설인 구정일 것이다. 사실 우리의 경우 축제로서의 성격은 신정보다 구정이 더 강하다. 온갖 음식을 만들고 각종 놀이도 이때 이뤄지기 때문이다. 술도 마찬가지다. 제사에 쓰는 술 외에도 친지들이 모이면 온갖 술이 등장한다.

와인을 우리 전통적인 설음식과 함께 먹자고 하면 먼저 거부감부터 나타내는 사람이 많지만 설음식과 환상궁합을 자랑하는 와인도 있다. 레드 와인과 기름진 전류가 그것이다. 과연 설음식과 두루 잘 어울리는 와인은 없을까.

유럽에선 연말연시만 되면 각 슈퍼마켓에 스파클링 와인이 잔뜩 쌓인다. 12월 한 달 판매량이 1년 매출의 40%에 달한다. 그야말로 치열한 판매전이 벌어진다. 서양 사람들이 새해 카운트다운을 하면서 샴페인 잔을 높이 치켜든 모습은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하지만 그들에게 스파클링 와인은 단순히 축배 용도만은 아니다. 스파클링 와인이 음식과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평소 식사에도 스파클링 와인을 자주 곁들인다.

스파클링 와인은 한식과도 두루 잘 어울린다. 맵고 짠맛이 두드러지는 우리 음식에 스파클링 와인을 곁들이면 기포가 입안을 씻어주고 상쾌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두부김치, 골뱅이무침, 매운 닭발 같은 안주를 맥주와 즐겨 먹는 것도 같은 이치다. 그래서 스파클링 와인은 자극적인 우리 음식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파트너다.

스파클링 와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샴페인이다. 하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선뜻 사기가 부담스럽다. 그 대안으로 추천할 만한 와인이 바로 프로세코(Prosecco)다. 프로세코는 이탈리아 북동부 베네토(Veneto) 지방에서 생산되는 포도인 프로세코로 만드는 화이트 스파클링 와인이다. 샴페인은 가격대가 10만 원을 훌쩍 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프로세코는 1만~2만 원대에도 살 수 있다. 품질이 아주 좋은 것도 웬만하면 5만 원을 넘지 않는다.



프로세코가 샴페인보다 저렴한 이유는 제조 과정 때문이다. 샴페인은 1차 발효된 화이트 와인을 설탕, 이스트와 함께 병에 담고 병 안에서 2차 발효를 시켜 기포를 얻는다. 복잡하고 긴 수작업이 필수적이다. 반면 프로세코는 화이트 와인을 스테인리스 탱크 안에서 한꺼번에 2차 발효를 시키기 때문에 공정이 훨씬 쉽고 간단하다. 샴페인처럼 깊이 있고 복합적인 향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탱크 안에서 단시간에 만들어지기 때문에 상큼한 과일향이 훨씬 더 많다.

동치미 뺨치는 달달 상큼함
바로 그 상큼함이 프로세코가 우리 음식과 잘 어울리는 또 다른 이유 가운데 하나다. 서양과 달리 우리 밥상은 다양한 재료와 조리 방법이 뒤섞인 한 상 차림이다. 설음식은 떡국과 전, 산적, 잡채, 나물, 생선구이 등 훨씬 더 다채롭다. 도대체 어느 요리에 와인을 맞춰야 할지 난감하다. 둘러앉은 가족마다 입맛이 달라 누구는 떡국과 김치 위주로 먹고, 누구는 나물과 생선구이를 주로 먹는다면 한 상에 같이 앉아도 완전히 다른 음식을 먹게 된다.

이런 상황은 와인을 곁들이기에 최악이다. 이럴 때 프로세코야말로 최상의 선택이다. 프로세코는 마치 과일을 넣은 동치미처럼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면서 입맛도 돋우기 때문이다. 알코올 도수도 11% 정도로 낮은 편이고 살짝 단맛도 느껴져 평소 술을 즐기지 않는 사람도 프로세코는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다.

서양에서는 프로세코가 샴페인의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르고 있다. 연말 파티에서 맛본 프로세코의 매력에 빠져 평소에도 샴페인이나 화이트 와인 대신 프로세코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진정한 설날인 음력 1월 1일. 늘 마시던 소주나 맥주도 좋지만 프로세코로 새해맞이 축배를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프로세코의 상쾌한 과일향은 가족 모임에 색다른 즐거움을 줄 뿐 아니라 명절 때마다 수고가 많은 아내에게도 신선한 피로회복제가 돼줄 것이다.



주간동아 2015.02.16 976호 (p107~107)

김상미 와인칼럼니스트 sangmi101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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