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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카지노 문제로 경남도와 갈등, 거짓말 거부하다 팽(烹)당했다”

직위해제된 서석숭 前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

  • 한상진 신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

“카지노 문제로 경남도와 갈등, 거짓말 거부하다 팽(烹)당했다”

“카지노 문제로 경남도와 갈등, 거짓말 거부하다 팽(烹)당했다”
10월 21일 경상남도(도지사 홍준표)는 서석숭(57·사진)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경자청) 청장을 직위해제했다. 광역지방자치단체가 지자체 조합 형태인 경자청장을 직위해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남도의 직위해제 사유는 크게 2가지다. 서 전 청장이 취임 당시 약속한 수준(2억6000만 달러)의 외자유치에 실패했다는 게 첫 번째 이유. 두 번째는 경남도가 전략사업으로 추진하는 진해 글로벌 테마파크(테마파크) 조성 사업에 비협조적이었다는 것이다. 직위해제 이후 경남도 인재개발원으로 자리를 옮긴 서 전 청장은 최근 직위해제 취소를 요청하는 소청심사를 제기했다.

▼ 경남도가 밝힌 직위해제 사유를 어떻게 생각하나.

“외자유치 실적을 문제 삼는데, 사실관계가 틀렸다. 6월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가 실시한 ‘2014 경제자유구역 성과평가’에서 경자청이 종합평가 1등을 했다. 경자청은 내가 취임한 2013년까지 종합평가에서 3년 내내 3위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경남도 측은 “산업부 측 평가와 경남도 측 평가는 다를 수 있다. 최근 나온 성과는 대부분 경자청과는 상관없는 실적이다. 서 전 청장의 노력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 경남도 측은 올해 외자유치 실적이 서 전 청장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외자유치에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사업을 시작한 사람과 성과를 낸 사람이 다를 수 있다. 경남도 측 주장대로라면 내가 떠난 뒤 앞으로 수년간 나올 성과는 모두 내가 이룬 성과가 된다. 말이 안 되는 논리다. 나를 내보내기 위한 핑계다.”

▼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것인가.

“진해 테마파크에 카지노를 유치하는 문제가 결정적인 이유였다.”

테마파크는 홍준표 지사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사업이다. 7월 경남도는 미국 폭스사와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 내 83만여㎡ 땅에 테마파크를 짓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2018년까지 총 35억 달러를 투자해 테마파크, 6성급 호텔, 카지노, 프리미엄 아웃렛 등을 짓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외국 투자자 속이려는 태도”

▼ 좀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외국 투자자들의 관심은 오로지 카지노다. 카지노 허가가 나와야 테마파크에 투자하겠다는 식이다. 그러나 현재 법적으로 경남도 같은 지자체나 경자청은 카지노 허가에 간여할 수 없다. 외국인 카지노 허가권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갖고 있고 내국인 허용 카지노(오픈카지노)는 아예 불가능하다. 나는 이런 국내 상황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솔직히 얘기했다. ‘노력은 하겠지만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약속은 할 수 없다’고 했다.”

▼ 경남도 측은 ‘비협조’라는 표현을 쓰는데.

“경남도는 외국 투자자들에게 마치 자기가 카지노 허가권을 갖고 있는 양 얘기했다. ‘우리 지사가 정권 실세다. 허가를 받아낼 수 있다’는 식이었다. 외국 투자자들은 경남도 측의 이런 태도를 이해하지 못했다. 반면 나는 외국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경남도 측은 나도 마치 카지노 허가권자인 것처럼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행세하기를 원했고 강요했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없었다.”

▼ 실제 경남도의 카지노 유치에 반대하나.

“아니다. 오히려 카지노를 유치해 테마파크 사업이 성공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거짓말까지 해가며 외국 투자자를 끌어들일 생각은 없었다. 자칫 잘못될 경우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 신뢰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나는 그런 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경남도 측은 이런 나의 생각이 ‘투자 유치를 방해한다’고 여긴 것 같다.”

서 전 청장의 주장에 대해 경남도 측의 반론을 듣고자 의견을 요청했다. 경남도 측은 “서 전 청장은 경남도가 추진하는 테마파크 사업에 비협조적이었다. 카지노 유치와 관련해 ‘허가권이 문화체육관광부에 있다. 내국인 카지노는 법적으로 설립이 불가능하다’는 말을 해서 외국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했다.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열심히 하겠다’고 말이라도 잘해 안심하게 했어야 하는데 서 전 청장은 그러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2014.11.10 962호 (p36~36)

한상진 신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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