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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그 명성 그대로 역시 ‘페라리’

29번째 모델 458 스파이더 최고의 성능 자랑…바람 가르는 질주 본능 마음껏 과시

  •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그 명성 그대로 역시 ‘페라리’

그 명성 그대로 역시 ‘페라리’
마이클 잭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존 레넌, 에릭 클랩턴, 궈푸청(郭富城), 토미 힐피거, 니컬러스 케이지, 미하엘 슈마허.

자기 분야에서 최고 성공을 거둔 이 남자들을 묶는 공통된 단어 하나는 무엇일까. 바로 슈퍼카 ‘페라리’다. 그들이 지구상 최고 슈퍼카를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들과 페라리가 만들어낸 인연은 단순하지 않다.

호날두는 어릴 적부터 페라리를 꿈꿔왔다. 계기가 된 ‘페라리 수레’ 사건은 축구계에서 유명하다. 유소년팀 시절 ‘페라리’라고 낙서된 쓰레기 수레를 끌던 호날두는 조롱하는 동네 불량배들에게 “계속 놀려라, 하지만 나는 언젠가 진짜 페라리를 탈 것이다”라고 맞섰다. 이후 피나는 노력 끝에 축구선수로 성공한 호날두가 ‘드림카’ 페라리를 가장 먼저 구매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클랩턴은 페라리를 3대나 보유할 만큼 열혈 팬으로, 페라리는 그를 위해 세상에서 단 한 대뿐인 ‘SP12 EC’를 헌정했다.

페라리 같은 슈퍼카는 많은 사람에게 성공의 목표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삶에 영감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일반인이 페라리를 가까이서 보는 것은 쉽지 않다. 물론 운전할 기회를 얻는 것은 더더욱 힘들다.

초고속에서도 지붕 열고 편안한 질주



4월 햇살 따가운 어느 봄날 오후 ‘페라리 458 스파이더(SPIDER)’를 몰고 서울춘천고속도로를 달리는 행운을 얻었다.

페라리 역사상 29번째 스파이더 모델인 458 스파이더는 페라리가 가진 최신 기술에 아름다움을 덧입힌 자동차다. 특히 세계 최초로 미드리어(Mid-Rear) 엔진에 접이식 하드톱을 장착해 최상의 핸들링과 주행 성능, 스릴감을 갖춘 모델로 평가받는다.

알루미늄으로 된 458 스파이더의 하드톱은 일반 컨버터블의 하드톱보다 40kg, 소프트톱보다 25kg가량 가볍다. 하지만 고속주행 시 압력을 견디도록 이중 굴곡 형태로 강하게 만들었다. 완전히 여는 데 14초 걸린다.

458 스파이더의 또 다른 특징은 하드톱을 열었을 때 탑승자가 불쾌한 맞바람을 느끼지 않게 설계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많은 컨버터블이 시속 120~130km 이상 고속영역에 들어가면 실내로 불어닥치는 바람을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458 스파이더는 공기 흐름을 정확히 계산한 설계로 초고속영역에서도 톱을 열고 편안히 달릴 수 있다.

키를 돌려 전원을 켠 뒤 스티어링휠에 달린 시동 버튼을 누르자 포효하는 듯한 배기음이 들려왔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금방이라도 튀어나갈 것 같은 기분 좋은 울림이다. 이 차는 4497cc V8 GDI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570마력에 최대토크 55kg·m의 힘을 발휘한다. 최고 9000RPM까지 올라가고 3500RPM 이내에서 최대토크의 80% 이상을 뿜어내 초반부터 치고나가는 가속이 운전자를 압도한다. 이 엔진은 최근 수년간 각종 시상식에서 ‘올해의 엔진상’을 휩쓸기도 했다.

그 명성 그대로 역시 ‘페라리’

세계 최초로 미드리어(Mid-Rear) 엔진과 접이식 하드톱을 접목한 페라리 458 스파이더.

페라리는 ‘가장 빠른 차를 만든다’는 일관된 목표에서 벗어나, 최근엔 성능은 경주용차이지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차를 만들고 있다. 458 스파이더도 이런 모델 가운데 하나다.

실내는 안락하고 우아하다. 각종 버튼 배치는 운전자의 손 움직임을 최소화해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게 고안된 F1 머신 운전석과 같다. 스티어링휠에는 5가지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레이싱 마네티노 스위치가 있다. 버튼들이 단순해 조금만 익히면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면서도 직관적으로 조작 가능하다. 다만 대시보드에 멋을 내려고 한 붉은색 스티치가 앞 유리에 아른거려 시야를 방해했다.

주행 모드를 레이스(Race)에 맞추고 고속도로에 올라섰다. 가속페달에 힘을 줘 속도를 올리자 주변 풍경이 휙휙 뒤로 지나갔다. 속도를 내는 것과 비례해 심장박동이 점점 빨라지고 시야도 좁아졌다. 고성능 스포츠카의 고속 안정감은 일반 승용차와 질적으로 다르다. 458 스파이더도 초고속영역까지 속도를 높여도 일정 수준의 안정감을 유지했다. 고속 코너링은 날카롭고 한 치 오차도 없이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움직였다. 핸들링은 가볍고 편안하면서도 자로 잰 듯 정확했다. 갑자기 트랙으로 달려가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구불구불한 국도에 들어서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몇 차례 급커브를 달렸다. 하지만 차는 운전자의 긴장감을 비웃기라도 하듯 도로에 바짝 붙어 가볍게 커브를 돌아나갔다. 엔진과 변속기, ABS(바퀴 잠김 방지 브레이크), 서스펜션 등을 통합 제어하는 ECU(Electronic Control Unit)가 도로 조건에 맞춰 차량을 최상의 상태로 만든 덕분이다. 강한 차체도 큰 구실을 한다. 차 프레임에 항공우주산업 기술을 적용해 무게는 줄었지만, 이전 세대인 F430보다 비틀림 강성을 15%, 신축 강성을 5% 높였다.

458 스파이더는 감각적인 핸들링을 위해 차량 무게를 앞 42%, 뒤 58%로 배분했다. 공차중량은 1535kg이고, 연비는 5.6km/ℓ다. 안전 최고속도는 320km/h,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3.4초에 도달한다.

기대 이상 승차감과 브레이크 성능에 깜짝

이 차는 7단 변속기에 F1 듀얼 클러치 기어박스를 장착했다. 변속 시 클러치 2개의 개폐가 서로 연동하면서 동시에 작동해 변속시간이 거의 0초에 가깝고 토크 간섭도 없다. 주행에서 운전자가 변속 시점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럽게 기어가 바뀌는 이유다.

잘 달리는 슈퍼카의 가장 중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는 잘 서는 것이다. 458 스파이더의 시속 100km에서 제동거리는 32.7m다. 일반 세단이 40~45m 수준임을 감안할 때 엄청난 수치다.

458 스파이더는 기대 이상으로 승차감이 좋고 운전이 편했다. 고성능 슈퍼카는 속도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운전의 불편함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이 차는 간단히 조작법을 익히고 속도를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는 운전 실력만 갖춘다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가격은 4억2000만 원부터 시작하며 선택 장치에 따라 달라진다.

그 명성 그대로 역시 ‘페라리’

페라리 458 스파이더의 안락하고 우아한 실내는 F1 머신과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주간동아 938호 (p64~65)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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