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38

2014.05.19

미래 고객 곁으로…‘캐릭터 마케팅’

현대·기아차, 자동차와 친환경 콘셉트로 감성적 만남 확대

  • 김지은 객원기자 likepoolggot@empal.com

    입력2014-05-19 11: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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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 고객 곁으로…‘캐릭터 마케팅’

    현대·기아자동차는 미래 고객을 위해 인터넷 웹사이트 ‘브룸랜드’와 ‘엔지 인 더 후드’ 캐릭터를 만들어 유스(youth)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외계 악당들 때문에 지구가 위험에 처했어요. 자동차 친구들과 함께 친환경 에너지를 모아 지구를 지켜주세요.”

    미래에너지를 연구하는 현대자동차 연구소를 방문한 엑셀과 라디 앞에 외계 악당 레드아이가 나타났다. 어떤 순간에도 용기 있게 맞서야 한다는 말을 남긴 채 사라져버린 엑셀의 아빠 플러그 박사, 그리고 엑셀과 라디 앞에 놓인 ‘브룸랜드 비밀노트’. 이들 앞에는 어떤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까.

    버추얼 테마파크 ‘브룸랜드’ 오픈

    현대·기아자동차가 미래 소비자를 공략하는 유스(youth)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10년 전담팀까지 신설한 현대차는 2013년 4월 자동차와 친환경 관련 내용을 더 쉽고 재미있게 제공하려고 어린이용 인터넷 웹사이트 ‘브룸랜드’(www.vroom-land.com)를 개설하고 현대차의 친환경 자동차 캐릭터 ‘블루윌’과 ‘핑코’를 선보였다. 현대차는 이 브룸랜드를 알차게 꾸며 어린이들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블루윌은 플러그 박사가 자동차 친구들과 친환경 에너지원을 보호하고 지구를 구하려고 만든 최첨단 자동차다. 달리면 달릴수록 환경을 깨끗하게 하는 신개념 친환경 자동차가 콘셉트다. 분홍색 핑코는 친환경 에너지를 이용해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는 자동차.

    블루윌과 함께 브룸랜드로 모험을 떠난 엑셀과 라디는 자동차의 각 부위별 명칭 및 사용법, 그리고 지구가 처한 환경문제, 친환경 에너지 산업에 대해 하나씩 알아나간다. 브룸랜드는 어린이가 흥미를 느낄 만한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자동차와 친환경 산업에 대한 이해를 돕는 버추얼 테마파크다.

    브룸랜드는 크게 △엑셀과 라디의 모험을 담은 게임을 통해 자동차와 친환경 에너지에 대해 알아나가는 ‘어드밴처 랜드’ △자동차 구조와 구동 원리 등을 학습이 아닌 놀이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한 ‘미래과학 연구실’ △주인공 블루윌과 핑코의 이야기를 통해 우정과 용기, 희망과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애니메이션 상영관’ △가상 레이싱 체험을 통해 오토스포츠에 대한 경험과 정보를 흥미롭게 제공하는 ‘어린이 레이싱 스쿨’로 구성된다. 어드밴처 랜드를 제외한 나머지 콘텐츠는 올해와 내년에 걸쳐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2013년 4월 잡월드코리아에서 열린 브룸랜드 론칭 행사에서 웹사이트에서 선보인 것과 비슷한 설정으로 태양, 바람, 물 에너지를 활용한 오프라인 게임을 체험할 수 있게 했다. 강석훈 현대차 이사는 “앞으로도 온라인뿐 아니라 모바일과 TV, 오프라인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블루윌의 활약상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애니메이션 TV 방영을 계기로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미 전 세계 법인에 관련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모터쇼 등지에 블루윌과 핑코 캐릭터를 선보이는 등 해외 유스 마케팅 활동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 이사의 말이다.

    “특히 올 초 인도 델리 모터쇼에서 자동차 캐릭터를 소개했는데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히 신선한 시도로 받아들여졌다. 인도 지역은 현지 특성상 어린이 캐릭터 산업의 불모지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지 언론에서도 크게 주목했다. 앞으로 있을 브라질 모터쇼 등에서도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을 해나갈 예정이다.”

    자동차 부품 본뜬 5종 캐릭터

    미래 고객 곁으로…‘캐릭터 마케팅’

    현대차가 어린이를 위해 웹사이트 ‘브룸랜드’를 개설했다.

    기아차 역시 지난해 ‘엔지 인 더 후드’(Enzy in the Hood·자동차 속 세상)라는 이름의 캐릭터 5개를 개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엔진 속성을 본떠 만든 주인공 ‘엔지’를 비롯해 라디에이터처럼 바람으로 다양한 기술을 구사하는 ‘라지(Razy)’, 워셔액 같은 액체를 가공하는 ‘아쿠(Aqu)’, 배터리를 의인화한 ‘토리(Tory)’, 자동차 라이트와 같이 빛을 활용하는 ‘라이토(Laito)’ 등 5개 캐릭터는 기존과 달리 자동차 내부 요소들로 구성돼 있다. 기아차는 이들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교통안전 캠페인 광고 영상을 제작, 배포하는 한편, 캐릭터 전시회와 주요 사업장 전시 등을 열어 어린이들이 캐릭터와 함께 자동차 속 세상을 상상해볼 수 있는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기아차는 캐릭터 홍보를 위해 지난해 12월 11일부터 한 달간 서울 CGV 하계점 씨네키즈에서 ‘기아차 엔지와 친구들 전시회’를 열고, 영화관 내 어린이 전용극장, 어린이 도서관 등을 캐릭터 소품과 액자 등으로 꾸며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캐릭터와 만날 수 있게 했다.

    기아차는 향후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다룬 애니메이션 제작 등 다양한 캐릭터 마케팅을 통해 ‘엔지와 친구들’이 어린이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대표 캐릭터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엔지와 친구들의 활약으로 어린이들이 자동차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이동수단 이상의 것으로 상상할 수 있게 힘쓸 것”이라며 “다양한 캐릭터 마케팅을 진행해 모든 연령층의 고객과 감성적 만남을 확대해나갈 것”이라 말했다.

    유스 마케팅은 현재 실질적인 구매력이 없는 유스 세대를 미래의 잠재 고객으로 보고 이들에 대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로 기업 미래를 준비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가 최초로 전담부서를 신설해 선도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기아차도 뒤이어 전담부서를 설치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성장하는 기업으로 정착하려면 청소년과 함께하는 브랜드 전략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현대·기아차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결과다.

    현대·기아차는 비록 성장 세대 전체를 아울러 ‘유스’라고 칭하지만 ‘유스’ 범위를 유아·초등생, 중고교생, 대학생으로 분류하고 팀 내에 세대별 담당자를 별도로 배치해 각 세대에 어울리는 유스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수단으로만 인식하는 유아부터 자동차에 대해 뚜렷한 주관을 지닌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세대별 코드에 맞는 적절한 소통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어린이 TV 애니메이션 ‘로보카폴리’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스토리와 감성이 담긴 캐릭터가 어린이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체험한 바 있다. 같은 맥락에서 캐릭터와 스토리텔링, 정보기술(IT)이 어우러진 ‘브룸랜드’가 어린이와의 소통에서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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