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29

2014.03.17

황사 날리는 봄, 깨지는 ‘눈 건강’

컴퓨터에 스마트폰까지 공격… 1시간마다 잠시 눈 감고, 먼 산 보며 안구운동 필요

  • 최영철 주간동아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14-03-17 11:22: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그래픽 디자이너 A씨는 반나절을 컴퓨터로 디자인 작업을 하고 쉬는 시간에는 스마트폰을 보는 것이 일상이다. 전자기기를 많이 사용해서인지 평소 눈이 쉽게 피곤해지고 뻑뻑하다. 게다가 최근 미세먼지가 눈에 들어가 알레르기성 결막염까지 생겼다. 병원을 찾았더니 전문의는 처방받은 점안제를 잘 사용하면서 눈을 충분히 쉬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자기기 과다사용으로 눈이 쉽게 지치는 직장인들. 최근 중국발(發) 미세먼지까지 합세해 직장인 눈 건강에 비상이 걸렸다. 황산염이나 질산염 등 독성물질을 포함한 미세먼지가 안구 표면에 닿으면 눈을 자극해 손상이 올 수 있다.

    미국 보건당국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모그 발생 시 안구건조증 환자가 최대 40%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미세먼지뿐 아니라 황사나 꽃가루까지 많이 발생하는 봄철에는 이물질이 눈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나른한 봄철, 미세먼지나 꽃가루가 눈에 들어가면 눈에는 비상벨이 울린다. 오염물질이 눈을 자극하고 각막과 결막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눈이 가렵거나 충혈되고, 까끌까끌한 느낌이 들며, 눈 주위가 부으면서 통증이 느껴지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점안제 등으로 조기에 치료하면 1~2주 내 낫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염증이 번지면 각막궤양으로 발전해 시력이 손상될 수도 있다.

    봄철 미세먼지 눈 피로 가중



    황사 날리는 봄, 깨지는 ‘눈 건강’

    안구건조증에 대한 일반적인 치료법은 인공눈물을 넣는 것(왼쪽). 상태가 심각하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진을 받아야 한다.

    이렇게 바깥바람만 맞아도 눈이 쉬 피곤해지는 계절엔 눈을 충분히 쉬게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하루 8시간 이상 컴퓨터를 사용하고, 출퇴근길 흔들리는 대중교통 안에서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직장인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전자기기를 오랫동안 바라보면 눈이 쉽게 피로해지기 마련. 실제 미국 뉴욕대 연구에 따르면 평소 1분에 12회 정도 눈을 깜박이던 사람이 스마트폰을 볼 때는 그 절반 수준인 6번만 깜박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되면 눈물이 눈 표면을 적시는 효과가 떨어져 눈이 시리거나 충혈되는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다.

    안구건조증은 눈물 분비가 적거나 눈물이 과도하게 증발할 때 주로 발생하는데, 장시간 컴퓨터나 게임기를 사용하거나 독서를 하는 경우 주로 생긴다. 실내에서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을 정면으로 오래 맞아도 생길 수 있다. 안구건조증 증상은 사람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는데, 여러 증상이 동시에 오기도 하고 한 가지만 일어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안구건조증이 생기면 눈이 시리고 모래가 들어간 듯 콕콕 쑤시는 이물감을 호소한다. 눈이 쉽게 피로해 잘 뜰 수 없고, 눈을 감고 있으면 편하지만 눈을 뜨면 증상이 심해진다. 특히 겨울철 외출 시 찬바람을 맞으면 눈물이 줄줄 흐르고, 심한 경우 두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외관상 눈이 약간 충혈된 경우도 있다. 주로 인공눈물을 넣는 것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각막의 지방층 부족에 의한 과도한 눈물 증발이 원인일 경우 눈꺼풀 염증 치료를 해야 하며, 안구 염증이 주된 원인일 때는 항염증 치료를 해야 한다.

    그렇다면 황사가 오는 봄철 눈 건강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서울 압구정 박영순 아이러브안과 대표원장은 “미세먼지가 극심할 때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고, 출퇴근을 해야 하는 직장인은 마스크와 보안경을 착용하는 게 도움이 된다”며 “실내에 들어와서는 손을 깨끗이 씻고, 업무 중에는 눈을 자주 깜박여 눈이 건조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눈을 충분히 쉬게 하라!

    황사 날리는 봄, 깨지는 ‘눈 건강’

    스마트폰과 컴퓨터에 오랜 시간 몰입하면 오히려 황사보다 눈 건강에 해롭다.

    이 밖에 콘택트렌즈(렌즈)를 착용하는 사람은 미세먼지나 황사, 꽃가루가 많은 날은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눈에 들어간 이물질이 렌즈 표면에 달라붙어 눈을 계속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렌즈를 사용할 경우 집에 돌아온 후 바로 렌즈를 빼 세척하고, 눈에 이물감이 느껴지면 인공눈물 등으로 눈을 씻어준다. 눈이 간지럽다고 함부로 비비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눈을 비벼서는 안 된다. 일시적으로 가려움이 해소될 수 있지만 증상이 더 심해지고, 2차적으로 안구 부종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려움이 심하다면 깨끗한 수건에 찬물을 적시거나 얼음을 싸 냉찜질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컴퓨터 모니터를 보며 업무를 할 때는 50분 일하면 10분 정도는 눈을 쉬게 해줘야 한다. 쉴 때는 먼 곳을 바라보거나 안구 스트레칭으로 눈의 피로를 덜어준다. 가장 기본적인 안구 스트레칭 방법은 눈을 지그시 감고 힘을 준 후 다시 크게 뜨고 가볍게 상하좌우를 보는 것. 그리고 먼 곳과 가까운 곳을 교차로 바라보면 좋다.

    눈 근육의 긴장을 풀때는 두 손을 20~30회 비벼 열을 낸 후 감은 눈 위를 눌러주거나, 손가락으로 눈썹 안쪽에서 관자놀이 쪽을 따라 지압해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 밖에도 흔들리는 대중교통 안에서 스마트폰을 보는 것은 삼간다. 잠자기 직전 어두운 곳에서 스마트폰을 보면 강한 빛이 눈에 직접 닿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실내조명도 눈에 바로 들어오는 직접광선보다 벽에 부딪혀서 오는 은은한 간접광선이 좋고, 조명 밝기는 그림자가 생기지 않을 정도인 200럭스(lux)가 적당하다.

    박영순 원장은 “눈이 뻑뻑하다고 인공눈물을 오·남용하면 방부제 때문에 오히려 눈에 해로울 수 있다. 인공눈물을 사용할 때는 방부제가 없는 것을 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눈에 이상이 느껴지면 바로 병원을 찾아 검사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봄철 눈 건강에 도움을 주는 영양소로는 안토시아닌과 비타민A가 있다. 안토시아닌은 블루베리 같은 베리류 채소와 가지에 많이 들어 있는데, 로돕신의 재합성을 촉진해 시력을 회복하고 눈의 피로를 푸는 데 효과적이다. 로돕신은 안구 망막에 있는 색소로, 이것이 부족하면 눈의 피로는 물론 시력 저하나 백내장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토마토와 당근, 시금치에 많이 든 비타민A는 시력 저하와 야맹증은 물론, 안구건조나 결막염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칼륨이 많이 든 바나나도 부드러운 눈 조직을 보호해 결막염 등 눈병 예방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