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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 김작가의 음담악담(音談樂談)

K-pop 너의 실력을 보여줘

美 텍사스 오스틴 ‘SXSW’ 페스티벌

  •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 noisepop@daum.net

K-pop 너의 실력을 보여줘

K-pop 너의 실력을 보여줘

3월 11일(현지시각) 밤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K-pop 나이트 아웃 공연에서 한국 밴드 잠비나이가 연주하고 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마음은 온통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가 있다. 음악과 영화, IT(정보기술)를 아우르는 세계 최대 콘퍼런스 겸 페스티벌인 사우스 바이 사우스 웨스트(SXSW)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노브레인, 3호선 버터플라이,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로다운30 등 한국 밴드와 함께 갔던 SXSW는 문화 충격 그 자체였다. 이 기간 소도시 오스틴 시내가 일주일 내내 음악으로 가득 찬다. 콘퍼런스 홀, 클럽, 카페는 물론이고 교회와 주차장에서까지 크고 작은 공연이 하루 종일 열린다. 거리에도 버스킹을 펼치는 뮤지션들이 넘친다. 그런 풍경을 보고 있노라니 ‘공기 대신 음악이 흐른다’는 문장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더욱이 올해 SXSW에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한국 뮤지션이 참가했다. 3월 11일 7시 30분(현지시간)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주관하는 ‘케이팝(K-pop) 나이트 아웃’에는 박재범, 현아, 크라잉넛, 넬, 이디오테잎, 잠비나이 등 총 6팀이 무대에 올랐다. 그 밖에도 YB, 노브레인, 글렌체크, 러브엑스테레오, 로큰롤라디오, 할로우 잰, 스맥소프트, 빅 포니 등 총 14팀이 SXSW에 참가했다. 가히 건국 이래 가장 많은 한국 뮤지션이 동시에 참가한 해외 무대인 셈이다.

이 행사 프로그래머인 제임스 마이너는 그 동안 여러 차례 한국을 찾았다. 많은 한국 뮤지션의 공연을 직접 보며 실력을 확인했다. 2011년부터 한국 밴드의 북미 투어를 기획, 진행해온 DFSB콜렉티브와 접촉해 더 많은 팀이 SXSW 무대에 설 수 있게 배려도 아끼지 않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도 케이팝 나이트 아웃을 포함해 한국의 많은 뮤지션이 해외 쇼케이스를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정책을 꾸준히 마련해왔다. 워너뮤직과 계약하며 세계 시장 진출을 눈앞에 둔 노브레인, 건스 앤 로지스 매니저와 해외 홍보 계약을 맺고 최근 ‘담배가게 아가씨’의 영어 버전 싱글을 발표한 YB 등 독자적으로 해외 진출의 문을 여는 팀도 생겨났다.

이런 성과가 가능해진 건 무엇보다 밴드들의 음악적 독자성이 공고해졌기 때문이다. 인디신(인디밴드가 활동하는 장소나 무대)에서도 단순 모방을 넘어 영국, 미국, 일본 흐름과는 다른 독자성을 가진 밴드들이 등장했고, 이들에 의해 완전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연주력과 사운드 메이킹의 비약적 상승은 말할 것도 없다. 이들은 서구나 일본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는다.



전 세계적으로 ‘대세’가 사라진 것도 또 하나의 배경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영미권 팝스타는 선배들이 누렸던 세계적인 영향력을 상당 부분 상실했다. 인터넷과 공연산업이 음악시장 주도권을 차지한 지금은 예전 같은 융단폭격식 글로벌 마케팅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시장 취향이 미분화(微分化)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두 가지 요소는 또 한국 아이돌이 세계로 나아갈 수 있었던 요인이기도 하다.

할리우드가 세계를 정복할 수 있었던 건 산업화된 블록버스터와 작가주의 장르 영화가 동시에 양면공격을 펼쳤기 때문이다. 빌보드의 영향력이 가장 강했던 1980~90년대에도 ‘톱 100’ 안에 수많은 장르가 공존했다. 다양성이 존재하지 않는 문화는 예술이 아닌 트렌드일 수밖에 없다. 트렌드는 시간과 함께 사라지지만 작품은 시간과 함께 ‘가치’라는 물을 머금기 마련이다.



주간동아 2014.03.17 929호 (p79~79)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 noisepop@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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