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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차이나 리스크’ 조마조마?

中 지방정부 부채 급증에 ‘그림자 금융’도 우려…‘리커노믹스’ 정책으로 통제할 수 있나

  • 강미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 ashleykang@hanaif.re.kr

‘차이나 리스크’ 조마조마?

중국의 신용 리스크와 관련한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말 중국 심계서(우리의 감사원에 해당)에서 공식 발표한 지방정부 부채 규모가 이전에 비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에 대한 불안이 ‘차이나 리스크’의 대표 요인으로 부각됐다. 이와 함께 ‘그림자 금융’으로 부르는 은행의 자산관리상품(WMP)이나 신탁상품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최근 잇따라 보도되면서 국제 금융시장의 우려가 한층 가중되고 있다.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문제와 그림자 금융에 대한 우려는 갑자기 등장한 불안 요인이 아니다. 그동안 투자와 수출을 성장동력으로 삼아 고성장세를 이어오면서 중국 경제와 사회 전반에 불균형이 심화됐고, 그 과정에서 지방정부와 기업은 투자를 지속하려고 레버리지를 확대해야 했다. 그 결과가 바로 부동산가격 상승과 과잉투자였다. 은행 외에는 자금 조달 채널이 취약하다 보니 그림자 금융 같은 부외유동성(자산이나 부채로 기록되지 않는 유동성)이 증가하게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우려가 확산되자 최근 중국 정부는 중·장기적인 신(新)성장 모멘텀을 확보한다는 목표 아래 저성장 용인, 디레버리징(부채 감축), 개혁 등을 핵심으로 한 ‘리커노믹스(Likenomics)’를 추진하고 있다. 리커창 총리의 이름을 딴 이 의욕적인 정책 패키지는 과연 올 한 해 차이나 리스크를 통제할 수 있을까.

지방정부 채권 발행 공식 허용

‘차이나 리스크’ 조마조마?
먼저 지방정부 부채부터 살펴보자. 지난해 말 심계서 발표에 따르면 지방정부 부채는 17.9조 위안(2013년 6월 기준)으로 2010년 말 10.7조 위안에서 67%나 증가했고,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7%에서 31%로 높아졌다. 중국 지방정부는 법규상 제약 때문에 지방채 발행이 불가능한 까닭에 지방정부 융자 플랫폼(LGFP)을 통해 차입을 늘려왔다. 융자 플랫폼은 지방정부가 토지나 증권 같은 자산을 제공해 설립한 회사로, 이들은 주로 은행에서 융자를 받아 대형 공공프로젝트에 투자한다(그림 참조).



문제는 융자 플랫폼을 통해 무분별하게 확대한 대출이 은행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은행이 지방정부 신용만을 담보로 융자 플랫폼에 대출해주다 보니, 이제는 은행의 생존 자체가 지방정부의 상환 능력과 의지에 달리게 된 셈이다. 특히 최근엔 중소형 은행의 대출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며, 도시 상업은행 역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이 미비하긴 마찬가지다. 앞으로도 지방정부 신용만으로 대출을 해준다면 부실화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지방정부의 토지사용권 판매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채무 상환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세제개혁 이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이 구조적 문제가 고착화하면서 지방정부의 재정 부족은 확대됐고, 이후 각 지방정부는 재정 지출 수요를 맞추거나 적자를 보전하려고 토지사용권을 판매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이는 부동산경기와 밀접하게 맞물렸다는 점에서 뇌관이나 다름없다. 부동산경기가 급랭하면 토지사용권 판매 수입도 하락해 부채 상환이 한층 불확실해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방정부가 단기로 조달한 자금 대부분은 인프라 투자 같은 장기 프로젝트에 투자됐다. 기간 불일치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들 인프라 프로젝트가 대부분 수익성이 낮다는 점도 우려할 만한 사항이다.

지방정부의 부채가 빠르게 증가한 데다 대규모 부채가 한꺼번에 만기가 도래해 부담이 너무 커지자, 정부 당국은 이들 부채의 만기를 연장하려고 지난해 말 각 지방정부의 채권 발행을 공식 허용했다. 중앙정부가 이렇듯 강력한 해결 의지를 지녔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 부채 위기가 발생할 개연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디레버리징 강화 정책이나 GDP 대비 부채율이 국제 기준을 밑돈다는 사실도 이러한 예측에 힘을 보탠다.

최악 시나리오는 여전히 남아

다음으로 그림자 금융 리스크를 들여다보자. 그림자 금융이란 은행의 부외 활동과 비은행 및 비제도권에서 창출되는 신용을 모두 합쳐 일컫는 말이다. 2008년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실시한 이후 경기 과열 후유증이 심화하면서 중국 정부는 은행 대출 규제와 은행에 대한 유동성 요구 강화에 나섰고, 그 결과 돈을 빌릴 곳이 마땅치 않아지자 이외의 영역이 급속도로 팽창했다. 오늘날 그림자 금융 문제를 불러온 배경이다.

그림자 금융은 제도권 금융회사의 자금 지원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에서 경제 기반을 형성하는 데 기여하는 등 긍정적 효과도 지닌다. 그러나 유동성 구성이나 자금흐름을 파악하고 감독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부실화할 경우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돼 경제와 금융 전반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한 우려가 최근 재부상한 것은 그림자 금융의 주요 형태인 WMP와 신탁상품의 판매가 빠르게 증가한 것과 관련 깊다그래프 참조). 중국 정부의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다 보니 예금금리에 비해 수익률이 높은 WMP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는데, 이러한 상품은 고위험 기업에 대출을 해주거나 자산 구성이 불투명한 상품에 투자돼 디폴트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WMP 판매 규제와 그림자 금융 관리 강화 방안을 연이어 발표하는 등 감독 강화에 돌입했다. 위기감은 여전히 확대되고 있지만, 당국의 감독 강화 추세나 양호한 은행 건전성을 감안하면 그림자 금융 문제가 전체 금융 시스템을 붕괴하는 수준의 참사로 연결될 개연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최악의 시나리오는 남았다. 중국 경제의 이런 리스크 요인들이 서로 긴밀하게 얽혀 적절히 제어되지 못하면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폭증할 수 있다. 올 한 해 중국 당국은 다소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그림자 금융 규제 강화는 중소기업 도산이나 은행 부실화를 초래할 수 있고, 부동산 개발업체 같은 중소기업의 사정을 더 악화할 수도 있다. 거품을 꺼뜨리려는 정책 당국의 노력이 뜻하지 않은 결과로 이어지면 신용경색이 심화될 수 있다는 뜻이다. 리스크 요인들이 이렇듯 유기적으로 확산되면 중국 전체의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하나의 위험 요인이 방아쇠로 작동할 경우 경제와 금융 전반으로 전이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중국 경제 당국의 위기의식이나 정책 대응에도 차이나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주간동아 927호 (p26~27)

강미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 ashleykang@hanaif.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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