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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전쟁터에서 차출론? 우파 총동원령 내린 것이다”

김재원 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장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전쟁터에서 차출론? 우파 총동원령 내린 것이다”

“전쟁터에서 차출론? 우파 총동원령 내린 것이다”
6·4 전국동시지방선거(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이 ‘중진 차출론’ 논란으로 뜨겁다. 정몽준 의원(서울시장)에 이어 남경필 의원(경기도지사), 원희룡 전 의원(제주도지사),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인천시장) 등 차출론 범위는 전국적이다. 급기야 2월 26일 최고중진의원·시도당위원장회의에선 경기도지사 출마를 준비하는 정병국 의원이 “차출론 연장선상에서 특정 후보가 계속 거론되는 것은 당 분열을 야기한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친박(친박근혜) 의원들도 선거에 나서라”는 ‘원조 친박 차출론’까지 등장했다.

이유야 어떻든, 차출론 논란으로 ‘새누리당이 재미를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서울시장 경선 ‘빅매치’가 가시화하고 있고, 차출론 당사자 발언이 언론으로부터 집중 조명을 받으면서 선거 초반 분위기는 새누리당이 선점했다는 평이다.

“장군이 당연히 싸워야 하지 않나”

새누리당에서 중진 차출론 깃발을 들고 중진 압박의 ‘총대’를 맨 사람은 김재원 의원(경북 군위·의성·청송)이다. 김 의원은 당 전략기획본부장, 지방선거기획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홍문종 사무총장과 함께 이번 지방선거를 이끈다. 그는 2월 26일 ‘주간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차출론을 넘어 우파 총동원령을 내렸다”며 “전쟁터에서 진지가 무너지는데 대장군이 앉아만 있으니 나가서 싸워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전략 컨트롤타워’로서 지방선거를 준비 중이다.



“험난하지만 우리는 수도권 광역단체장 3석을 얻고, 충청과 강원에서는 적어도 3분의 2 정도를 공략해 성공하는 게 목표다.”

▼ 중진 차출론 논란이 한창이다.

“중진들이 헌신하라는 거다. 여론조사를 보면 우리 당은 지지율이 높지만 거론되는 후보들은 야당 현역 단체장보다 지지율이 낮은 경우가 많다. 묵과할 수 없는 위기 상황이다. 3, 4선(選) 하신 분이 헌신해야 하고, 모든 가용 인원이 단체장 경선에 나가 뛰어달라는 게 차출론이다. 의원직을 내려놓는 것도 아니고, 나가서 싸워달라는 거다. 전쟁이 터져 진지(陣地)는 무너지는데 대장군이 가만히 앉아 있어서야 되겠나.”

▼ 서울시장직의 경우 후보경선 흥행으로 새누리당이 탈환할 수 있다고 보나.

“박원순 서울시장 지지율이 높다고 하지만 앞으로 박 시장이 할 수 있는 것은 안철수 신당과의 연대밖에 더 있나. 그런데 연대 이벤트는 지난 선거에서 이미 보여줬다. 유권자들은 재방송은 잘 안 본다.”

▼ 원희룡 전 의원의 제주도지사 차출과 관련해 ‘출마 종용이 아닌 협박’ 기사도 났다. 이미 출마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반발하고 있는데.

“출마를 준비하는 분들이 자격이 없다는 얘기가 아니다. 선거 승리를 위해 여럿이 나와 (경선을) 해달라는 거다. 출마 종용이든 협박이든, 출마하려는 사람이 머뭇거리다 혼자 조용히 출마 선언을 하는 것보다 당에서 협박해 어쩔 수 없이 등장하는 것이 그들에게도 낫다.”

▼ 멍석을 깔아줬다는 뜻인가.

“멍석 그 이상이다. (출마 후보자에게) 레드카펫, 비단을 깔아준 거다.”

▼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의 인천시장 차출설도 있다.

“출마 후보가 많은 게 중요한 건 아니다. 후보는 어느 날 혜성처럼 나타날 수 있다. 현재로선 차출론을 넘어 우파 총동원령을 내린 거다. 유권자에게 집권 여당에는 좋은 사람 많다는 걸 보여줄 수 있다.”

▼ 친박 주류가 지방선거를 책임져야 한다는 차원에서 원조 친박 차출론이 나온다.

“원조 친박 인사 가운데 광역단체장 후보로 내세울 사람이 누가 있나. 사실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친박계 인사의 인적 구성은 탄탄하지 못하다. 옛날 시골에서는 맏아들을 공부시켜 대학 보내고 출세하게 하고 그 동생들은 아버지 농사일을 도우면서 공부도 못 하고 희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맏아들(박근혜 대통령)을 출세시켰지만 동생(친박계 의원) 중에는 옳은(제대로 내세울 만한) 사람이 없다.”

▼ 영남은 다르지 않나.

“영남 대구·경북(TK) 정치는 황폐화돼버렸다. 경쟁력 있는 후보가 나서야 하는데 그저 공천만 받으면 단체장에 당선되니 ‘공부 못 한’ 동생들이 계속 자리를 차지하는 구조다. 영남 지역민도 속으론 부글부글 끓고 있다. 영남 지역은 출혈경쟁을 해서라도 유권자 심판을 제대로 받아야 한다. 그래야 민주주의와 지역 발전이 가능하다.”

▼ 16년 만에 3당 체제로 치르는 선거다.

“선거에서 3당이 의미가 있으려면 최소한 3당 모두 교섭단체는 돼야 한다. 그래야 정당의 추동력이 발휘된다. 새정치연합(가칭)은 새 정치를 한다면서 헌 사람이 모이다 보니 힘을 받을 수 없다. 신당이 가세한다고 우리가 좋아할 상황도 아니고, 반사이익을 받을 만큼 우리 몸집이 작지도 않다.”

상향식 공천은 민주주의 첫걸음

“전쟁터에서 차출론? 우파 총동원령 내린 것이다”

김재원 의원의 컬링 시범 모습(위). 러시아 소치에서 컬링 국가대표팀 선수들과 만난 김재원 의원.

▼ 민주당은 정권 심판론에서 견제론으로 프레임을 바꾸는 거 같다.

“심판론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한 지 겨우 1년 됐다. 또 이번 선거에서 큰 싸움터는 수도권과 충청, 강원인데 이들 지역의 현역 단체장은 대부분 민주당 소속이다. 심판론을 주장하면서 민주당 출신이 계속 그 자리를 유지하겠다는 건 맞지 않다.”

▼ 새누리당은 애초 내세웠던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공약 대신 ‘상향식+제한적 전략공천’을 확정했다.

“공천이 문제가 된 것은 그동안 일부 권력자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고 공천을 권력 사유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말은 개혁 공천, 물갈이 공천이라 했지만 공천학살, 자기 사람 심기였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도 할 말이 없을 거다. 새누리당이 상향식 공천마저도 제대로 운영하지 않으면 국민이 가만있지 않을 거다. 6·4 지방선거 전에 문을 닫아야 할 거다.”

▼ 개인적으로도 18대 총선에서 공천받지 못했다가 19대 총선에서 컴백했는데.

“나도 ‘공천 희생자’가 되면서 상향식 공천제도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래서 19대 국회에 들어와 정당의 공직선거후보자 추천 시 경선을 의무화하는, 상향식 정당 후보 등록제를 담은 법안(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뜻하지 않게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라는 대통령 공약과 맞물리면서 발의했던 상향식 공천이 제도화됐고, ‘정치 혁명’이라는 선물로 돌아왔다. 상향식 공천제도 확립은 민주주의의 첫걸음이다.”

▼ 한국컬링협회장으로 소치 겨울올림픽에 다녀왔는데.

“올림픽 전까지는 다들 내가 한국컬링협회장인지 몰랐을 거다(웃음). 아마추어 선수들이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하며 진지하게 경기하는 모습에서 올림픽 정신을 봤다. 컬링인 가운데 경북 출신 인사가 많았고, 2006년 국내 첫 전용경기장인 의성컬링센터 건립을 도우면서 컬링과 인연을 맺었다. 물가에서 자란 애들이 수영을 잘하듯, 국내 유일 컬링경기장이 경북 의성군에 있으니 고향 후배들도 컬링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됐다. 의성여고 출신인 이슬비 선수 역시 군위군 과수원집 딸이다. 정치인도 컬링 선수들처럼 정정당당하게 승부하고 감동을 줬으면 좋겠다.”



주간동아 927호 (p18~19)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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