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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 김작가의 음담악담(音談樂談)

음악성만 따지다 보니 스폰서가 외면

2014 한국대중음악상

  •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 noisepop@daum.net

음악성만 따지다 보니 스폰서가 외면

음악성만 따지다 보니 스폰서가 외면

2014 한국대중음악상 인터넷 홈페이지.

2월 초 2014 한국대중음악상 후보가 발표됐다. 지난 한 해 조용필과 싸이, EXO(엑소)와 크레용팝에만 익숙하던 이들이라면 의외의 소식일지도 모른다. 조용필과 더불어 10년 만에 새 앨범을 발매한 장필순이 올해의 음반, 올해의 음악인 등 총 5개 부문에 올라 최다 후보가 됐다. 조용필 역시 올해의 노래, 올해의 음악인 등 4개 부문에 선정돼 뒤를 이었고, 3집 ‘위험한 세계’에서 날카로운 세계관과 서정적이면서도 서늘한 음악을 들려준 윤영배 역시 4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옐로우 몬스터즈, 자이언티, 김오키, 나윤선, 로큰롤라디오, 선우정아, 엑소는 3개 부문에서 후보로 올랐다.

TV와 음원 차트로만 음악을 접하는 이라면 낯선 이름이 태반일 것이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한국대중음악상은 한국의 다른 음악상과 달리, 판매량과 인기보다 음악성에 중점을 두는 시상식이다. 음악평론가, 기자, PD 등 전문가 64명이 선정위원으로 활동해 공정성 측면에선 단연 돋보이는 상이다.

한국대중음악상은 2003년 시작했다. 그때 대중음악계는 위기였다. 냅스터나 소리바다 같은 P2P(peer to peer) 사이트가 보편화하면서 음반산업은 말 그대로 궤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다. 음원이 시장에 진입할 수 없었고, 시장화할 시스템 자체도 없던 시절이다.

1990년대 후반 음악계를 주도하던 아이돌 그룹은 줄줄이 해체나 활동 정지에 들어갔다. 그 대신 홀로 그룹 멤버 구실을 다할 수 있는 ‘만능 엔터테이너’ 시대가 열렸다. 비와 세븐으로 대표되던, 스타는 있으되 인기곡은 없던 시기다. 산업이 위축되면서 언론 등에서도 음악 위상이 함께 추락한 탓이었다. 주류 음악뿐 아니라 탄탄한 음반시장을 바탕으로 자생력을 확보하던 인디와 장르 음악 역시 큰 타격을 입고 휘청거렸다.

한국대중음악상은 그런 상황에서 탄생했다. 스스로 상과는 생전 거리가 멀 것이라고 생각하던 뮤지션이 후보에 오르고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2007년 ‘다행이다’로 재기에 성공한 이적은 그해 4관왕을 차지했다. 최근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그 순간을 “계속 음악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은 때”라고 회상했다.



다른 뮤지션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한국대중음악상 노미네이트와 수상 경력은 그들 프로필에서 주요 대목을 차지한다. 그뿐 아니다. 페스티벌이나 쇼케이스 같은 해외 이벤트에 지원할 때도 한국대중음악상은 초청을 성사하게 하는 주요 경력사항이다.

그간 한국대중음악상은 환경 변화에 따라 장르를 나누거나 통합하고 새로운 부문을 추가하는 다양한 변모를 보였다. 2003년부터 최근까지 후보작과 수상작을 보면 10여 년간 한국 대중음악이 지나온 환경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빅뱅과 원더걸스 이후 시작된 아이돌 르네상스가 전문가로부터 어떤 음악적 평가를 받았는지, 장르 음악의 흐름과 대세는 어떻게 바뀌었는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국의 모든 음악상이 그래미 어워드(그래미)를 꿈꾸지만 현실은 역시 판매량과 인기가 주된 척도인 MTV 어워드에 가깝다. 음악성을 따지는 한국대중음악상이야말로 그래미에 가장 가깝다.

그럼에도 이 시상식은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해 소규모로 진행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올해로 열한 번째, 선정위원 중 한 명으로서 혹은 음악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도 그래미처럼 화려한 무대를 선보였으면 한다. 그래미의 화려함에는 역사와 권위 못지않게 시상식을 중계하는 미국 CBS의 지원도 큰 몫을 차지한다. 한국대중음악상은 올해 스폰서를 구하지 못했고, 2월 28일 시상식은 소규모로 치러질 예정이다.



주간동아 2014.02.17 925호 (p66~66)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 noisepop@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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