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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 배선영의 TV 속 세상

톡톡 튀는 ‘남자2’는 매력덩어리

‘서브남주’ 전성시대

  • 배선영 텐아시아 기자 sypova@tenasia.co.kr

톡톡 튀는 ‘남자2’는 매력덩어리

톡톡 튀는 ‘남자2’는 매력덩어리

MBC 드라마 ‘기황후’에서 주연 못지않은 비중으로 활약하고 있는 배우 지창욱(왼쪽)과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서브남주’ 박해진.

‘서브남주’라고 부르는 주·조연급 남자주인공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서브(sub·하위) 남자주인공의 줄임말인 ‘서브남주’는 통상적으로 영화나 드라마 캐릭터가 주연과 조연으로 구분되는 상황에서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주연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조연보다는 더 큰 역을 맡은 애매한 위치의 인물을 뜻한다. 최근 몇 년 사이 인터넷 공간에서 생긴 신조어다. 과거에는 ‘주·조연’이나 ‘주연급’으로 불렀고, 업계에서는 흔히 메인 주인공을 ‘남자1’, 서브남주를 ‘남자2’로 칭한다. 최근 ‘서브남주’라는 신조어가 생겼다는 건 이들의 인기가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는 증거다. 과거 남자주인공이나 여자주인공에게만 머물던 스포트라이트가 ‘서브남주’로까지 확장하는 분위기다.

현재 활약이 눈에 띄는 ‘서브남주’를 꼽아보면 MBC 드라마 ‘기황후’에서 타환을 연기하는 지창욱과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에서 강태윤 역을 맡은 남궁민, 그리고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이휘경 역의 박해진 등이 있다. 이들은 남자주인공 못지않은, 혹은 이를 능가하는 관심을 받으며 순항 중이다.

주인공 못지않은 관심과 인기

톡톡 튀는 ‘남자2’는 매력덩어리

tvN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에 출연 중인 배우 남궁민.

지금은 종영한 SBS 드라마 ‘상속자들’ 최영도 역의 김우빈과 tvN ‘응답하라 1994’ 속 칠봉 역의 유연석은 지난해 가장 뜨거웠던 ‘서브남주’다. 이 배우들이 ‘서브남주’ 배역을 통해 시장이 주목하는 톱스타 반열에 오르는 데 성공한 것을 보면, 잘 만난 ‘서브남주’는 주역 못지않은 효과를 낸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최근에는 스타급 연기자가 무조건 주연을 고집하지 않고 주연보다 훨씬 매력적으로 그려지는 ‘서브남주’ 배역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하는 일도 있다. 주연의 경우 전형성에 갇히는 면이 있는 반면, 창의적인 ‘서브남주’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배우에게 장점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앞서 언급한 지창욱, 남궁민, 박해진은 모두 다른 드라마에서 이미 주연으로 활약했던 배우들이다.



스타들까지 매료된 ‘서브남주’는 때로 남자주인공 자리를 빼앗기도 한다. 지난해 방송한 MBC 드라마 ‘오로라 공주’에서 설설희 역을 맡은 신인 서하준은 남자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막장 논란에 휩싸였던 이 드라마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그는 애초 조연으로 극 중반에 등장해 얼마 안 가 하차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인기에 힘입어 결국 여자주인공과 맺어지며 주연으로 탈바꿈했다. 이 과정에서 원래 남자주인공은 죽음을 맞는 내용으로 극에서 하차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사례는 ‘조연이 주연을 압도할 만큼 강력한 인물이어서는 안 된다’는 드라마의 일반적인 작법을 완전히 뒤집은 사례로 기록된다.

최근에는 남자주인공 자리까지 위협하는 톡톡 튀는 매력의 ‘서브남주’를 두는 게 로맨틱 드라마의 한 트렌드다. 지난해 ‘상속자들’과 KBS 드라마 ‘주군의 태양’으로 건재함을 알린 로맨틱 코미디계의 대모 김은숙과 홍정은·홍미란 자매의 히트작에는 매번 활약이 대단한 ‘서브남주’가 있었다는 점 역시 이런 트렌드를 입증한다.

드라마 작가는 다분히 의도적으로 ‘서브남주’ 매력을 살리는 데 주력한다. 로맨스물의 긴장감이 최고조로 높아지는 순간은 캐릭터가 서로 충돌할 때인데, 주인공과 사랑의 경쟁자 간 대결이 가장 중요한 갈등구조인 상황에서 ‘서브남주’를 남자주인공 못지않은 매력남으로 만들면 만들수록 갈등 여파도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과거에는 ‘서브남주’가 악당 혹은 순정남 등 전형적으로 그려졌지만, 최근에는 남자주인공이 침범하지 못하는 독보적 매력을 가진 인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요즘 작가는 의도적으로 시청자 관심이 남자주인공에게만 쏠리지 않도록 캐릭터 간 균형을 잡는다”고 밝혔다. 또 “여성 시청자가 남자주인공과 ‘서브남주’를 보면서 ‘이 남자도 갖고 싶고 저 남자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작가 의도가 성공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악역보다는 창의적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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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서브남주’ 칠봉 역을 맡아 주연을 능가하는 인기를 얻은 배우 유연석.

‘서브남주’는 남자주인공에 맞서 여자주인공 마음을 차지해야 하는 ‘사랑의 라이벌’이라는 숙명과 남자주인공에 뒤지지 않는 매력으로 여성 시청자 마음을 끌어야 하는 새로운 운명 속에 점차적으로 전형성을 벗은 매력으로 무장하게 됐다. ‘서브남주’의 전형적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여자주인공을 향한 순정적인 애정공세’는 더욱 창의적인 캐릭터와 대사를 입고 맛깔스럽게 그려진다.

‘서브남주’ 인기가 곧 드라마 인기의 척도인 시대에 시청자가 거부감을 느낄 만한 캐릭터는 점차 배제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로맨스 고전이라 할 수 있는 ‘춘향전’의 변사또와 동일선상에 놓인 이유 없는 악역은 최근 드라마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러다 보니 남녀주인공보다 ‘서브남주’와 여자주인공의 로맨스를 더욱 강력하게 응원하는 팬덤이 생기는 경우가 다반사다.

오늘날 ‘서브남주’가 높은 인기를 끌게 된 현상의 부차적 요인으로는 드라마에 대한 피드백이 인터넷 공간에서 활발하게 이뤄지는 분위기를 꼽을 수 있다. 시청자의 적극적인 피드백은 때로 ‘서브남주’와 남자주인공의 운명을 뒤바뀌게도 한다.

돌이켜보면 과거에도 인기 높은 ‘서브남주’는 있었다. 원조 인기 ‘서브남주’로 부를 만한 배우는 드라마 ‘모래시계’(1995) 박상원과 “얼마면 돼, 얼마면 되겠니?”라는 명대사를 남긴 ‘가을동화’(2000) 원빈 등이다. 이처럼 ‘서브남주’가 기억에 남는 드라마는 대부분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결국 ‘서브남주’ 인기는 드라마 속 캐릭터들을 섬세하고 맛깔스럽게 묘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주는 것이기도 하다.



주간동아 2014.02.10 924호 (p66~67)

배선영 텐아시아 기자 sypov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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