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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하이필터 기술 더 발전시켜 초미세먼지 꽉 잡아야죠”

장두훈 ㈜제이텍 대표

  • 김진수 월간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하이필터 기술 더 발전시켜 초미세먼지 꽉 잡아야죠”

“하이필터 기술 더 발전시켜 초미세먼지 꽉 잡아야죠”
중국발(發) 초미세먼지(PM2.5) 공포가 겨우내 한반도를 엄습하고 있다. 지름 10㎛(1㎛는 1m의 100만 분의 1) 이하인 먼지를 통칭하는 미세먼지(PM10)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포(肺胞·허파꽈리)까지 침투해 천식, 호흡기 질환,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한다. 입자가 작을수록 더 위험해 지름 2.5㎛ 이하인 초미세먼지를 ‘죽음의 먼지’라고도 부른다. 미세먼지의 60~80%는 초미세먼지로 이뤄졌다.

최근 정부도 향후 10년간 수도권 초미세먼지를 45%까지 줄인다는 고강도 대기오염 방지책을 긴급히 내놨지만, 중국의 초미세먼지 배출량은 2022년까지 계속 증가하며, 최악의 경우 2050년까지도 한반도를 위협할 것으로 전망돼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운다.

하지만 우산 장수에겐 장마철 빗방울이 단비와도 같듯, 초미세먼지 덕에 ‘표정 관리’를 해야 하는 이도 있다. 경기 안산시 해안로에 자리한 ㈜제이텍(J-E TECH)의 장두훈(49·사진) 대표가 그렇다.

내년 4월 중국 등지에 납품

일반인에겐 생소하지만 제이텍은 탄탄한 기술력을 지닌 환경 플랜트 기업이다. 1995년 7월 설립된 이 회사가 대기오염물질 제거 및 저감 장치 생산 분야에서 독보적 자리를 굳히게 된 대표적 설비는 ‘하이필터(HI-FILTER) 시스템’. 전기집진기술과 여과집진기술을 융합해 초미세먼지 제거 효율을 99.9%까지 끌어올린 집진 설비로, 세계 최고 수준 성능을 자랑한다.



음이온을 이용하는 전기집진기는 대용량 배출가스를 빠른 유속으로 처리하는 장점을 지녔지만 분진 제거 효율은 90% 안팎이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대부분 그대로 배출되는 단점이 있다. 필터를 이용하는 여과집진기는 분진 제거 효율이 99%에 달하지만, 빠른 유속을 구현하지 못해 발전소 같은 대형 연소시설에선 적용하기 어렵다. 하이필터 시스템은 바로 이 둘의 장점만 취해 일체형으로 만든 신개념 하이브리드형 설비. 이 시스템은 초미세먼지를 많이 발생시키는 석탄화력발전소나 지역 열공급 시설 등 대규모 연소사업장에 적용하려고 현재 충남 서천화력발전소에서 성능을 검증하는 실증(實證) 가동을 진행 중으로, 안정적인 운전 성능을 보이고 있다.

“하이필터 관련 기술은 제이텍이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에 성공했고, 독일 등 3개국만 보유하고 있어요. 이를 상용화한 업체는 제이텍이 세계 최초이자 유일합니다.”

“하이필터 기술 더 발전시켜 초미세먼지 꽉 잡아야죠”

2013년 9월 충남 서천화력발전소에 설치한 하이필터 시스템(위).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제이텍은 끊임없이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장 대표는 “하이필터 시스템은 2002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연구를 시작해 2006년 원천기술을 개발했고, 이후 몇 번 실증 과정을 거친 끝에 지금에 이르렀다”며 “실증 가동이 완료되는 내년 4월부터는 중국의 중소 규모 발전시설을 비롯해 국내외 화력발전소에 본격적으로 납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초미세먼지 규제를 2011년 12월부터 시행했지만, 이렇다 할 해결책을 찾지 못한 상태. 우리나라 역시 내년부터 초미세먼지 규제가 시행되는데 하이필터 시스템을 제외하곤 관련 규제에 대응할 기술이 아직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이 시스템은 지난해 8월 미래창조과학부가 주관한 ‘2012 국가 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選)’에 환경 관련 기술로는 유일하게 포함됐다.

제이텍이 개발을 완료했거나 상용화한 기술은 이뿐 아니다. 집진 난도가 높은 점착성 분진이나 수분을 다량 함유한 분진 포집에 탁월한 성능을 가진 설비인 ‘싸이백(CY-BAG) 여과 시스템’은 ‘한국 전력 표준기술’로 지정돼 국내 신규 발전소 건설 공사를 전량 수주한 바 있다. 최근엔 제철사업장에서도 성능이 입증돼 포스코와 포스코 자회사 발주가 늘고 있다.

비철금속 생산 사업장에 적용하는 집진 설비 ‘불씨 제거 여과 시스템’도 이미 국내 시장에선 동(銅) 제련 업종에 90% 이상 공급했고, 중국에도 수출했다. 환경부의 ‘한중 공동 환경기술 개발사업’을 통해 개발된 ‘용융 도금조 집진장치’는 중국 정부로부터 ‘용융 도금 공정 표준 집진기술’로 인정받아 현재 중국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한다. 관련 법규 개정에 따라 사업화를 앞둔 ‘석면 용융 무해화 시스템’ 역시 그동안 전량 매립해 토양오염을 유발해온 기존 석면 처리 방식을 대체할 기술로 전망이 밝다.

‘환경산업체 육성의 모범생’

이처럼 제이텍이 신기술과 관련 제품을 잇달아 내놓은 경쟁력의 비결은 뭘까.

“끊임없는 자체 기술 개발 덕분이죠. ‘기술적 혁신’도 중요하지만, ‘기술적 진화’는 더 중요합니다. 기본 특허와 프로토타입 개발이 기술적 혁신이라면, 고객사 니즈(needs)에 맞춰 그들의 생산 환경에 최적화된 설비를 생산하려고 프로토타입에 차별화된 기술을 더하는 게 기술적 진화입니다.”

장 대표는 “창업 당시 가졌던 목표가 ‘우리만의 기술을 갖자’는 거였다. 특히 대기오염 방지 집진 분야의 신기술을 꼭 개발하고 싶었다”며 “아직도 목마름을 느낀다”고 했다.

제이텍은 국내 특허 21개, 중국 특허 1개, 일본 특허 2개는 물론 실용신안 7건을 보유했다. 심의 중인 특허도 4개다. 이는 산업재산권 확보 면에서 국내 환경 전문기업 중 최고 수준. 또한 개발한 기술 및 제품이 산업통상자원부 기술표준원의 ‘신제품 인증’, 중소기업청의 ‘성능 인증’, 한국전력공사가 주최한 ‘2013 한전발명대전’ 대상, 특허청과 한국발명진흥회가 주관한 ‘2013 대한민국발명특허대전-서울국제발명전’ 은상과 동상 등 다양한 인증 및 수상 성과를 거뒀다.

아주대 환경공학과 출신인 장 대표는 대기 분야를 전공했다. ROTC 복무 후 1989년 대기업인 기아산업㈜(현 기아자동차)에 입사했지만, 실상 거기서 한 일은 환경관리인. 환경 분야가 유망할 것으로 보고 환경 관련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싶었던 그에겐 지루한 업무의 연속이었다. ‘이건 아니다’ 싶어 결국 91년 환경업체인 대양환경㈜으로 옮겨 6년 동안 경력을 쌓고 내실을 다진 뒤 마침내 창업 길로 들어섰다.

제이텍은 환경부,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등으로부터 ‘환경산업체 육성의 모범생’이란 이야기를 곧잘 듣는다. 개발 및 상용화에 성공한 5개 기술 모두 정부기관으로부터 지원받았고, 지금도 연구개발(R·D) 3건을 진행해서다. 지난해 12월부터는 충남 예산군에 약 1만6500㎡(5000평) 규모의 최첨단 자동화 생산시설을 환경업체 최초로 건설 중이기도 하다. 제이텍의 올해 수주 목표는 누적 수주액 기준 350억 원. 2016년엔 코스닥 상장도 할 예정이다.

자산 규모 94억 원, 임직원 49명에 업력(業力) 20년 차인 환경 전문기업. 그럼에도 제이텍 사무실에 붙은 글귀가 새삼 눈길을 잡아챈다. ‘남과 같이해서는 남 이상 될 수 없다.’



주간동아 2014.01.27 923호 (p30~31)

김진수 월간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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