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12

2013.11.11

사람 많은데 쓸 만한 인재가 없다고?

‘부품사회’

  •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입력2013-11-11 10: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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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 많은데 쓸 만한 인재가 없다고?

    피터 카펠리 지음/ 김인수 옮김/ 레인메이커/ 168쪽/ 1만2000원

    취업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청년실업 문제는 ‘발등의 불’이 된 지 오래다. 구직자들은 취업하려고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기술을 배우고 자격증을 딴다. 또한 입사하고 싶은 기업을 겨냥한 ‘맞춤형 스펙’을 갖추려고 안간힘을 쓴다. 다시 말해 스스로를 규격화된 ‘부품’으로 만들어가는 셈이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인 저자는 “이러한 부품사회화가 구직난 속 구인난의 악순환을 불러오는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일자리 불일치(mismatch) 현상’은 어느 특정 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구직자들은 “좋은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하고 고용주들은 “사람은 많은데 정작 쓸 만한 인재가 없다”고 하소연한다. 전 세계 중소 제조업체들은 20~30대 생산직 채용에 만성적인 어려움을 겪는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조차 인재난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기업에서는 빈자리를 채우고 싶어도 적당한 자격을 갖춘 지원자가 드문 데다, 회사가 제공하는 수준의 급여를 받고 일하려는 직원을 찾아볼 수 없다는 불평을 늘어놓는다. 하지만 기업이 직원을 구하지 못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생산성 증가에만 관심을 가진 기업이 구직자에게 터무니없이 까다로운 자격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구직 지원자가 차고 넘치는 현실에서 기업과 고용주는 ‘슈퍼 갑’이다. 고용주는 입사하자마자 업무를 능숙하게 처리할 수 있는 규격화된 직원을 뽑으려고 한다. 여기에 더해 실무 경험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초보 구직자는 취직해야 쌓을 수 있는 경험을 취직도 하기 전 미리 쌓아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다. 결국 기계 부품처럼 빈자리에 완전히 들어맞는 자격 여건을 갖춘 ‘유니콘’만 채용하려는 기업의 생각이 수요와 공급 불일치를 낳는 가장 큰 이유다.

    저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회사 자체 교육 훈련, 고용주와 고용인 분담 교육 훈련, 도제 양성 프로그램 등의 활성화를 제안한다. 회사와 학교를 하나로 묶는 협업 시스템 강화도 주문한다. 채용 과정은 부품을 교체하는 것이 아니다. 부품사회를 막는 것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일부분이다.



    사람 많은데 쓸 만한 인재가 없다고?
    절기서당

    김동철·송혜경 지음/ 북드라망/ 280쪽/ 1만4900원


    절기는 태양이 15도씩 움직일 때마다 나타나는 기후 변화로 농경사회에서 농사력으로 기능했다. 의역학상으로도 우주 리듬과 일치를 이루며 사는 것이 가장 좋다. 때에 맞게, 철에 맞게 자연스레 사는 법을 이야기한다.

    사람 많은데 쓸 만한 인재가 없다고?
    침대위의 신

    대럴 W. 레이 지음/ 김승욱 옮김/ 어마마마/ 408쪽/ 1만8000원


    종교는 인간의 성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지만 종교 조직 내부에서는 끊임없이 성추문이 발생한다. 종교는 여전히 2000년 전 동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여성과 섹스를 혐오하는 신에 정면승부를 제안한다.

    사람 많은데 쓸 만한 인재가 없다고?
    김지하와 그의 시대

    허문명 지음/ 블루엘리펀트/ 504쪽/ 1만8500원


    4·19부터 10·26까지 ‘삶의 관점’에서 기록한 통합의 한국 현대사.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성공한 격동의 대한민국을 객관적으로 다룬다. 이념을 떠나 그 시절 에너지가 통일 한국의 자양분임을 일깨운다.

    사람 많은데 쓸 만한 인재가 없다고?
    사랑의 그림

    최정은 지음/ 세미콜론/ 264쪽/ 1만6000원


    사랑은 인류의 영원한 화두다. 저자는 17세기 황금 시기의 네덜란드 장르화와 18세기 프랑스 로코코 시대의 그림을 중심으로 당시 연애 풍속과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탐구한다. 또한 문학 작품과 연극, 대중 풍속 등도 함께 다룬다.

    사람 많은데 쓸 만한 인재가 없다고?
    패션의 역사

    준 마시 지음/ 김정은 옮김/ 시공아트/ 308쪽/ 2만5000원


    유행은 돌고 돈다. 즉 패션은 예전에 없던 것을 내놓기보다 과거의 것을 색다르게 변형하며 역사를 만들어간다. 과거의 패션을 아는 것은 현재, 그리고 미래의 패션을 받아들이는 데 꼭 필요하다. 옷 한 벌의 의미가 상당하다.

    사람 많은데 쓸 만한 인재가 없다고?
    꽃, 마주치다

    기태완 지음/ 푸른지식/ 320쪽/ 1만6500원


    담장 밑 꽃은 놀랍게도 수천 년, 적어도 5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다. 매·난·국·죽뿐 아니라 패랭이꽃, 봉숭아, 작약, 나팔꽃 등 친근한 꽃에 대한 옛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은 대단했다. 꽃의 유래와 역사가 매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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