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98

2013.07.29

지금 꾸준히 경력 개발하고 있는가

전직 꿈꾸는 당신

  • 이봉진 커리어케어 수석컨설턴트

    입력2013-07-29 10: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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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꾸준히 경력 개발하고 있는가
    “‘네! 뽑아만 주신다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사원 면접장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예비 신입사원들은 어떤 업종, 어떤 직종에도 도전할 수 있다. 경력이 없으니 산업군이나 직군에 제한 없이 의지와 가능성만으로도 충분히 합격 통지서를 거머쥘 수 있다. 이에 반해 경력직은 지금까지 자신이 몸담아온 업종이나 직종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기업이 경력직을 영입하는 이유가 그 조직에는 없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바로 실무에 투입해 빠른 시간 안에 성과를 얻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직장인이 지금까지 쌓아온 자신의 커리어 패스(career path)를 바꾸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아예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경력자도 잠재력만 있다면 새로운 분야로 전직할 수 있다.

    건축자재 기업에서 20년 넘게 영업을 담당해온 A씨. 네 번의 이직을 거쳐 ‘기업의 별’이라는 임원으로 스카우트됐으나 기쁨도 잠시, 사업 방향에 대한 오너와의 의견 차이로 석 달 만에 옷을 벗고 나와야 했다. 나이도 많은 데다 전직 임원이라는 부담스러운 경력 탓에 A씨가 다시 직장을 구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나 1년여의 공백을 뛰어넘어 그는 올 초 국내 화학회사의 건설소재 영업팀장으로 입사하는 데 성공했다. 게다가 원래 직위는 부장급이었으나, 그의 연차를 고려해 회사는 그에게 상무 자리를 내줬다.

    A씨의 입사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잠재력이다. 그가 몸담았던 건축자재 기업의 유통망은 건설사, 건설현장, 대리점 등이었다. 새로 입사한 화학회사가 다루는 제품 역시 건설기초소재로 유통망이 같다. 이에 회사는 자사 제품과 관련한 경험은 없지만, 20년 넘게 건축자재 분야에서 높은 영업 성과를 보인 그를 선택했던 것이다.

    국내 제철 기업에서 외국계 건설소재 기업으로 이직한 B씨도 마찬가지 경우다. 회사에서 두 번이나 조기 승진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불황인 철강산업을 떠나 다른 업종으로 이직하고 싶었다. 하지만 9년 차 경력자가 지금까지 해온 분야와 다른 분야로 이직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건축공학도로서 구조설계와 기술영업 직무를 다 경험한 그는 외국계 시멘트 기업의 기술영업직으로 전직하는 데 성공했다. 건설 불황과 함께 성장이 정체된 시멘트 업계는 최근 건축물을 짓기 전 구조설계 단계에서 건설사 측에 신제품을 제안하는 새로운 영업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그래서 건축 구조설계와 기술영업 경험을 가진 그를 잠재력만으로 채용했던 것이다.



    두 사람이 전직에 성공할 수 있던 또 다른 이유는 기회를 꼭 잡겠다는 의지와 절박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1년여의 공백이, B씨는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기에는 부족한 영어 실력이 걸림돌이었다. 이런 걸림돌에도 두 사람 모두 면접 시 이를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을 만한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여줬고, 이는 기업에 입사 의지를 확고히 각인시키는 무기가 됐다. 물론 본인이 맡은 분야에서 쌓아온 전문성이 밑바탕이 됐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대, 전직을 꿈꾸는가. 그렇다면 지금 맡은 분야에서 꾸준히 경력을 개발하고, 이를 발판 삼아 자신의 잠재력을 높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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