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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한마당

길 위에 인생

여자영

길 위에 인생

길 위에 인생
여기야 여기

이쯤

잠시 쉬었다 가자

춘설 난분분한데

천수만 상공 붐비는



저, 철새 떼

시동 끈 배 되어

일렁이는 물살에 기대

이 한밤

누가 여독을 푸는가

신천지 찾아 떠도는

길 위에 인생

내 밟고 온 삶 바라보는

요즘 ‘여기가 어디지’라며 걸어온 길을 돌아보곤 한다.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하니, 잠시 쉬어가고 싶기도 하다. 봄은 이제 등을 보인다. 잠시 쉬었다 가자. 볼 것이 많아 봄인가. 온 천지에 바람이 불어 꽃잎 난분분하다. ─ 원재훈 시인



주간동아 886호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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