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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한마당

유랑

  • 김성규

유랑

유랑
나, 걸었지

모래 우에 발자국 남기며

길은 멀고도 먼 바다

목말라 퍼먹을게 없어 기억을 퍼먹으며

뒤를 돌아보았지



누군가의 목소리가 날 부를까

이미 지워진 발자국

되돌아갈 수 없었지

길 끝에는 새로운 길이 있다고

부스러기처럼 씨앗처럼 모래 흩날리는

되돌아갈 수 없는 길

이제 혼자 걷고 있었지

깨어보니

무언가 집에 놓고 왔을까

이미 지워진 발자국

되돌아갈 수 없는 길을 걸으며

목말라 퍼먹을게 없어 기억을 퍼먹으며

길 끝에 또다른 길이 있을까

바다 위에 며칠 떠 있으면 기억밖에 먹을 게 없다. 모래사막에 있어도 그러하리라. 인생 길은 포장도로가 아니라, 걸어가야만 만들어지는 발자국이다. 시는 사막 위에 찍어놓은 발자국이다. 그 순간 뒤돌아보면 보이는 절대고독. 사는 게 그런 것인가 싶다. ─ 원재훈 시인



주간동아 2013.04.29 885호 (p13~13)

김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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