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55

2012.09.17

흉터 없는 고주파 치료술에 ‘흡족’

5년간 2000명 이상 결절 환자 치료, 부작용도 최소화 일상 복귀 빨라

  • 김진수 동아일보 경영전략실 기자 jockey@donga.com

    입력2012-09-17 09: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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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흉터 없는 고주파 치료술에 ‘흡족’

    이기문 강북서울외과 원장이 갑상샘 결절 환자와 치료법에 대해 상담하고 있다.

    갑상샘 질환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최근 7년간 국내 갑상샘 질환자는 246% 늘었다. 30대부터 급격히 증가해 50대에서 절정을 이룬다. 갑상샘 질환자는 여성이 남성보다 4배 이상 많아 대표적인 여성 질환이라고 부른다.

    갑상샘과 관련한 질환 가운데 가장 걸리기 쉬운 것은 갑상샘 양성 결절이다. 하지만 상당수 여성이 미용상의 문제로 치료를 미루는 등 소극적 자세를 보인다. 이 때문에 갑상샘 결절 예방 및 치료법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최근엔 비수술적 요법인 고주파 치료술이 환자에게 각광받고 있다. 고주파 치료술은 기존 수술처럼 환부를 절개한 후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서 치료하는 것이 아니다. 초음파를 통해 결절 위치를 파악한 뒤 갑상샘 전용 유도 바늘을 삽입해 고주파 열로 결절을 태워 없애는 치료법이다. 결절 크기가 물혹의 경우 3cm 이하, 딱딱한 혹의 경우 2cm 이하이면 한 번에 제거할 수 있다. 이보다 크면 여러 차례로 나눠서 치료한다.

    시술시간 불과 30분 남짓

    흉터 없는 고주파 치료술에 ‘흡족’

    강북서울외과의 갑상샘 결절 고주파 치료술 시술 모습.

    고주파 치료술은 시술시간이 30분 정도로 짧고 국소마취하에 진행하기 때문에 일상으로 복귀가 빠르다는 장점을 지닌다. 갑상샘 전용 유도 바늘은 직경이 1mm 정도로 매우 가늘어서 흉터를 거의 남기지 않아 여성 환자가 특히 우려하는 미용상의 문제를 극복했다. 시술 후 발생하는 통증이나 부작용 우려도 적다. 별도의 약을 추가로 복용할 필요도 없다.



    갑상샘 전용 유도 바늘은 그 끝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의 내부 미세 관을 통해 차가운 물이 흐르기 때문에 뜨거움을 느낄 수 없다. 또한 바늘 끝이 닿는 결절에만 열이 가해지고 바늘의 나머지 부분이 닿는 주변 정상 조직에는 손상을 입히지 않는다.

    이런 장점들로 고주파 치료술은 여성 환자에게 특히 높은 만족감을 준다. 그러나 자칫 바늘을 넣는 각도가 잘못되면 식도나 경동맥 손상의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를 통해 시술받아야 한다.

    직장인 정모(32) 씨도 고주파 치료술 덕에 자신감을 되찾은 경우다. 정씨는 과거 주말에 옷을 사려고 친구들과 쇼핑을 하다 그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을 보고 불안감에 휩싸였다. 매장에서 옷을 입고 거울을 보니 목 부위가 볼록했던 것. 그의 볼록해진 목 부분은 주위에서도 알아챌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크게 문제되지 않으니 나중에 병원을 찾아도 될 것이라는 주변 사람 말만 듣고 진료를 미뤘던 게 화근이었다. 수술을 받으면 목에 흉터가 남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다 바쁜 직장생활로 병원에 가는 것도 쉽지 않아 잠시 잊고 있던 사이 혹이 더 커진 것.

    정씨는 당황했지만 고주파 치료술을 받은 후 이내 안정을 되찾았다. 그는 “외관상 드러나는 목 부위를 수술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며 “수술을 받은 뒤 보니 흉터가 남지 않았고 일하는 데 전혀 지장도 없어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고주파 치료술은 임신과 출산에도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주부 김모(37) 씨는 “임신 중에 혹을 발견해 정말 걱정이 많았다”며 “하지만 고주파 치료술에 대해 알고 난 후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할 용기를 얻었고, 출산한 지 1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고주파 치료술을 받으려면 병원을 방문해 정확히 진단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갑상샘 결절의 양성과 악성 여부는 단순히 환자 병력만으로는 감별할 수 없다. 따라서 반드시 전문의에게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기문 강북서울외과 원장은 “고주파 치료술은 일반적인 수술 후 나타날 수 있는 갑상샘 기능 저하 같은 부작용이 없다”며 “특히 수술 후 남는 흉터에 대한 걱정, 임신과 출산에 끼칠 영향 등 여성 환자가 우려하는 문제점을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아 선호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또 “환자 대부분이 양성 결절로 판명되긴 하지만 암세포인 악성 결절 여부를 판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검사 정확도를 높이려면 반드시 전문의에게 진단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갑상샘 결절 대부분은 외관상 혹이 만져지지 않기 때문에 초음파 검사를 통한 진단이 필수적이다. 세침흡인검사를 통해 현미경으로 암세포가 보이는지를 확인하기도 한다. 세침흡인검사로도 감별이 힘든 경우 총조직검사를 시행한다. 이 검사는 세침흡인검사에 비해 검사 대상 세포 수가 많고 세포 배열을 잘 볼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단, 채취하는 조직이 많아 검사 후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에게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정기검진만이 확실한 예방법

    갑상샘 질환에선 평소 검진을 받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정씨 사례에서 보듯 양성 결절이라도 방치하다간 자칫 혹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혹의 최종 크기나 커지는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환자의 90%가량에서 혹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빠른 시일 안에 진찰을 받아야 한다.

    혹이 점점 커지면 식도나 기도를 압박해 숨이 차고 음식물을 삼키기 곤란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통증이 발생하는 등 크고 작은 일상생활에 적지 않은 지장을 주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갑상샘 결절은 아직까지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그래서 특별한 예방법이 없다. 이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만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원장은 “40세 이전엔 3~5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게 좋으며 40대 이후에는 1년 간격으로 초음파 검사를 통해 갑상샘 결절을 조기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면서 “만약 갑상샘암에 대한 가족력이 있다면 40세 이전이라도 매년 정기검진을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강북서울외과는 2007년 고주파 치료술을 도입한 후 최근까지 환자 2000명 이상을 치료했다. 이기문 원장은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대한외과학회 ‘갑상샘 고주파 열 치료 분야’ 담당 의사로 위촉돼 강의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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