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48

2012.07.30

‘스마트 집전화’ 스마~일

인터넷·TV·오디오 기능에 보안서비스까지 ‘제2 전성기’ 노려

  • 권건호 전자신문 통신방송산업부 wingh1@etnew.com

    입력2012-07-30 10: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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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 집전화’ 스마~일

    LG유플러스 070플레이어 스피커 독은 전화통화, 비디오, 오디오 등 이용 형태에 따라 가로 또는 세로 거치가 가능하다.

    미혼의 직장인 박모 씨는 최근 스마트 집전화를 장만했다. 결정적 이유는 홈모니터링 기능 때문이다. 강아지를 집에 남겨두고 출근하는 게 염려돼 CCTV나 저렴한 보안서비스를 알아보던 차에 스마트 집전화의 홈모니터링 기능을 알게 된 것이다. 외출 시 영상통화로 집 안을 볼 수 있어 한결 마음이 놓였다. 또 집에서는 모바일 IPTV로 TV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음악 사이트에 접속해 최신 가요도 들을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집집마다 집전화가 있었지만, 2000년대 들어 집전화의 구실은 급속히 축소됐다. 1∼2인 가구가 늘고 휴대전화 보급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집전화 가입자는 해마다 줄고 사용량도 감소하는 추세다.

    2007년 가정용 인터넷전화 출시는 추락하던 집전화의 위상에 부활 기회를 제공했다. 인터넷전화는 기존 유선전화를 대체하는 수준 이상으로 확대되지 못했는데, 최근 스마트 기능이 더해지면서 집전화가 ‘제2 전성기’를 노리고 있다.

    덕률풍에서 스마트 집전화까지

    우리나라에 전화가 처음 도입된 것은 1895년이다. 당시 ‘텔레폰’을 한자로 표현해 ‘덕률풍(德律風)’이라고 불렀다. 정부기관이나 고위층, 부유층 일부에서 사용하던 집전화가 확산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들어서다. 당시 정부가 경제사회발전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통신 부문 계획을 추진했고, 이에 맞춰 집전화 보급이 늘어났다.



    1987년 1000만, 1997년 2000만 가입자를 돌파하며 본격적인 ‘1가구 1전화 시대’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이후 집전화는 더는 확산할 곳이 없어 한계에 부딪혔다. 이때부터 정체기를 맞았고, 휴대전화 보급과 맞물리면서 집전화 시장이 축소되기에 이르렀다.

    이런 가운데 2007년 저렴한 요금을 앞세운 인터넷전화가 등장해 침체기를 겪던 유선 집전화 시장에 변화가 생겼다. 전국 단일요금, 가입자 간 무료통화 같은 혜택은 당시 획기적이었다. 인터넷전화는 지난해 1000만 가입자를 돌파하며 시장에서 자리잡았지만, 기존 유선전화 대체라는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스마트 집전화가 등장하면서 집전화 시장에 또 한 번 변화 바람이 불 전망이다. 지난해 KT가 ‘스마트홈패드’를 처음 선보였고, LG유플러스도 ‘070플레이어’를 출시했다. 두 제품 모두 태블릿PC를 기반으로 한다. 와이파이를 통해 인터넷과 연결하며, 다양한 콘텐츠와 생활편의 기능을 갖췄다. 무엇보다 스마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장점이다.

    스마트 집전화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기존 인터넷전화처럼 요금이 저렴하다. 070플레이어는 가입자 간 음성통화를 무제한 무료로 제공한다. 인터넷과 번들로 가입하면 월 1만7000원인 프리미엄 요금제는 월 240분 무료이고, 이를 초과하면 10초당 이동전화 11.7원, 영상통화 18원이 적용돼 기존 유선전화보다 저렴하다. HD급 고화질 영상통화도 월 300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전화 기능 외에 채팅도 할 수 있으며, 사진과 동영상 공유 역시 무료다. 부가서비스로 LG유플러스가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데이터 요금도 경쟁력을 충분히 갖췄다. LG유플러스 070플레이어는 데이터 무제한으로 기존 스마트폰 요금제의 용량 제한과 차별화했다. KT 스마트홈패드도 스마트홈 통화기능을 갖춰 와이파이가 되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저렴한 요금으로 고화질 영상통화를 즐길 수 있다. 통화하면서 사진이나 웹페이지도 공유할 수 있으며, 최대 4명까지 가능한 다자간 영상통화 서비스도 제공한다.

    스마트홈패드는 2년 약정 시 월 3만5708원에 영상 및 음성통화 100분, 올레와이파이싱글, 올레TV나우, 올레뮤직 스트리밍, 스마트홈패드 전용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단순히 요금이 저렴한 것을 넘어 스마트폰을 능가하는 스마트 기능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집 안에서 필요한 기능들을 두루 갖췄다.

    자동발신 영상전화로 집 안 살필 수도

    ‘스마트 집전화’ 스마~일

    KT는 집전화와 KT텔레캅의 전문 보안서비스를 결합한 스마트홈패드 텔레캅 요금제를 선보였다.

    KT 스마트홈패드는 삼성전자 ‘갤럭시탭 8.9’에 생활편의 서비스와 맞춤형 콘텐츠를 결합한 제품으로, ‘라이프자키’ ‘올레TV나우’ 등 집 안에서 유용한 기능을 탑재했다. 라이프자키는 이용자 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얼굴을 촬영해 연령대에 어울리는 음악을 골라주는 서비스다. 원하는 곡을 신청해 들을 수도 있다. 올레TV나우는 주문형비디오(VOD) 1만1000편과 실시간 채널 40개를 갖췄다. 이 밖에 ‘해피패밀리’ ‘스마트홈 닥터’ ‘스마트홈 플레이’ ‘우리동네n’ 등 전용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제공한다.

    스마트홈패드가 가진 핵심 기능 가운데 하나는 ‘홈시큐리티’다. KT는 보안서비스와 연계한 ‘스마트홈패드 텔레캅’ 요금제도 선보였다. 스마트홈패드 텔레캅 서비스는 KT텔레캅 전문 보안서비스와 결합한 상품으로, 외부인 침입 실시간 감지, 침입 알림, 출동서비스를 제공한다. 외출 시 침입자가 있으면 이용자가 설정한 휴대전화 번호로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영상전화 자동발신을 설정하면 이상신호 발생 시 설정된 휴대전화로 영상전화가 걸려 집 안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070플레이어도 탄탄한 스마트 기능을 갖췄다. 5인치 삼성 갤럭시플레이어와 인켈 스피커를 결합한 제품으로, 외형상 스마트폰과 비슷하다. 인켈 스피커는 충전용 거치대처럼 생겼지만, 실제로는 고음질 음향 사운드를 구현하는 스피커 독(Speaker Dock)이다. 비디오, 오디오 이용 형태에 따라 세로 또는 가로 거치가 가능한 스피커 독으로, HDTV 시청이나 영상통화를 편하게 즐길 수 있다. 라디오, 오디오, TV 기능을 모두 지원하기 때문에 거실에 두고 홈오디오·비디오(AV)로도 이용 가능하다. 외부에서 집 안 상황을 살필 수 있는 홈모니터링과 음성인식 기능도 갖췄다. 집전화를 주로 사용하는 주부를 위해 가계부, 요리법, 교육용 앱을 기본으로 탑재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스마트 집전화는 기존 집전화의 한계를 뛰어넘는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서 “인터넷전화와 스마트폰의 장점을 모두 갖춰 앞으로 집전화 시장에서 대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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