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43

2012.06.25

“용꿈 같이 꾼다”…3인 3색 캠프

문재인·손학규·김두관 후보 지지 그룹 서서히 윤곽

  • 전예현 내일신문 정치팀 기자

    입력2012-06-25 09: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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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꿈 같이 꾼다”…3인 3색 캠프
    대통령선거(이하 대선)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민주통합당(이하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의 ‘잠룡’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6월 14일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 17일 문재인 상임고문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민주당 소속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7월 공식 행보에 나설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잠룡’ 지지자 그룹의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주자에 따라 캠프 색깔도 다르다.

    # 문재인 손잡고 가는 담쟁이 정치

    문재인 상임고문은 7월 공식 캠프를 꾸릴 예정이다. 최근 지지자 그룹이 밝힌 콘셉트는 ‘담쟁이’다. 여럿이 힘을 합쳐 벽을 넘자는 의미다. 문 고문이 강조하는 ‘동행정치’ ‘참여 및 열린 정치’도 뜻한다. 더불어 이는 ‘친노(친노무현)’의 강점과 과제를 동시에 암시한다. 권위주의를 탈피하고 개혁을 표방한 노무현 정부의 특징을 이어가면서도 ‘폐쇄적 친노’라는 프레임을 벗으려고 ‘손을 잡고 가는 담쟁이’ 콘셉트를 차용했다는 분석이다.

    문 고문의 핵심지지 세력은 참여정부 출신이 주를 이룬다. 문 고문의 대선 출마 선언식에 참석해 사실상 지지 의사를 밝힌 원내 인사는 한명숙 전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김경협, 김용익, 김태년, 김현, 박남춘, 박범계, 박수현, 배재정, 홍영표 의원 등이다.

    “용꿈 같이 꾼다”…3인 3색 캠프
    이 중 초선의원들이 특히 눈에 띄는데, 김현 의원은 춘추관장 출신으로 문 고문과 청와대에서 호흡을 맞췄고, 배재정 의원은 부산 출신으로 19대 총선 과정에서 문 고문 측이 적극 영입한 인물로 알려졌다. 박수현 의원은 공주 출신으로, 충청권 인사라는 점이 돋보인다. 김용익 의원은 ‘복지와 민생 전략통’으로 분류된다. 홍영표 재선의원은 ‘노동 전문가’로 민주당과 노동계의 토론에서 섭외 0순위로 꼽히는 정치인이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는 낙마했지만 18대 국회에서 ‘노무현 정신’을 강하게 주장한 백원우 전 의원도 문 고문을 사실상 지지한다. 그는 6월 17일 문 고문의 대선 출마 선언식에 참석해 응원전을 펼쳤다.

    이 밖에도 5월 30일 출범한 외곽조직 ‘담쟁이포럼’은 문 고문의 콘텐츠 강화에 힘을 보태는 중이다. 특히 문 고문을 지원하는 관계 출신으로는 한완상 전 부총리,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 윤광웅 전 국방부 장관, 권기홍 전 노동부 장관이 있다. 학계에서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 정책실장을 지낸 이정우 경북대 교수,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가 문 고문에게 정책적 조언을 해준다.

    양정철, 김경수 전 비서관은 ‘노무현재단’에서부터 문 고문을 지속적으로 도왔으며, 최근에는 핵심 실무진으로 뛰고 있다.

    # 손학규 진보와 안정감의 조화

    “용꿈 같이 꾼다”…3인 3색 캠프
    손학규 상임고문 캠프의 콘셉트는 ‘진보와 안정감의 조화’다. 안정감과 전문성은 전·현직 의원을 중심으로 민주당 소속 정치인이 뒷받침한다. ‘싱크탱크’는 진보적 학자그룹이, 지지자 결속 및 소통 분야는 젊은 원외인사와 외곽조직이 주축을 이룬다.

    민주당 전·현직 의원 중에는 ‘특보단’이 측근으로 꼽힌다. 특보단장 출신 신학용, 사무총장을 지낸 이낙연, 비서실장 출신 양승조 의원 등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게감 있는 중진’이라는 것이며, 다른 계파 정치인과의 관계도 원만하다.

    경기도당위원장 출신인 조정식 의원은 ‘빈민운동’으로 인연을 맺었고, 이찬열 재선의원은 경기도의원 시절부터 ‘손학규 사람’으로 분류된다. 대변인 출신인 이춘석 의원, 차영 지역위원장은 각각 ‘외유내강’과 ‘야무진 스타일’로 환상의 조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은 손 고문이 대표에 당선된 이후 대변인으로 활동하다 다른 인재 영입을 위해 과감히 대변인직에서 사퇴해 눈길을 끈 바 있다.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 출신 핵심인사로는 김부겸 전 의원, 김영춘 전 최고위원이 꼽힌다. 이들이 올해 4·11 총선에서 각각 대구와 부산에 출마했을 때 손 고문이 크게 기뻐하며 물밑 지원활동을 펼쳤을 정도다. 이들은 낙선 후에도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바닥을 다지고 있다. 또 전문가 비례대표를 지낸 약사 출신 전혜숙 전 의원, 군 출신 서종표 전 의원도 손 고문과 친분이 깊다.

    “용꿈 같이 꾼다”…3인 3색 캠프
    손 고문의 ‘철학 및 사상적 동지’들은 진보학계 인사, 재야그룹이 주를 이룬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손 고문의 후원회장이며, 빈민운동 시절부터 인연을 이어온 박형규 목사도 각별한 사이다. 문화·예술계에서는 황석영 작가, 김지하 시인과 친분이 깊다. 임옥상 화백은 손 고문의 대선 출마 행사에 ‘지구를 담는 그릇’이라는 설치작품을 준비해줄 정도로 든든한 후원자다.

    원외 인사들은 ‘젊은 장수군단’에 비유할 수 있다. 의원들에 비해 영향력은 약하지만, 젊은 감각으로 민심 파악에 빠르다는 평을 받는다. 이남재 전 대표비서실 차장, 강훈식 충남 아산 지역위원장은 ‘좌남재 우훈식’이라 부를 정도로 손 고문과 격의 없는 사이다. 손 고문이 주요 결정을 내릴 때 반드시 상의하는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손낙구, 홍주열 전 보좌관, 민병오 전 정책실장은 ‘손학규의 차별화된 정책’ 마련에 집중한다. 최근 손 고문이 공을 들이는 ‘협동조합’ 정책을 다듬는 데 주요 구실을 했다. 송두영 경기 고양·덕양을 지역위원장은 기자 출신으로, 언론 및 정무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다. 김주한 부대변인은 대(對)언론 ‘소통창구’인 공보특보로 일한다. 부드럽지만 명쾌한 언론 대응으로 ‘손학규 옆 젠틀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김경록 부대변인은 손 고문이 대표 시절에 발탁한 신예로, 당시 주요 선거에서 손 대표를 24시간 밀착 수행해 눈길을 끌었다. 고용진 전 비서실 부실장은 ‘사심이 적고 주변 사람을 잘 챙기는 실무진’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서양호 전 청와대 행정관도 손 고문의 주변을 지키는 사람으로 통한다.

    손 고문의 싱크탱크는 ‘동아시아미래재단’이다. 김성수 전 성공회대 총장과 송태호 전 문화체육부 장관이 참여하고 장달중 서울대 교수, 김태승 인하대 교수, 손광현 청주대 교수, 최재호 전 사무금융노조위원장, 이제학 전 서울 양천구청장 등이 정책 마련에 공을 들인다. 이수영 전 교통개발연구원장, 정승우 전 경기도 행정부지사도 손 고문의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전국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현명 전 국민연금공단 노조위원장은 ‘손학규 전국 지지자 그룹 확대’를 위해 뛴다. 그는 손 고문이 정치적으로 재도약할 수 있었던 2010년 10·3 전당대회에서 손 고문이 대표에 당선하는 데 큰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졌다.

    # 김두관 널리 인재 구하는 ‘도넛 전략’

    “용꿈 같이 꾼다”…3인 3색 캠프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아직 대선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으므로, 7월경 공식 캠프를 꾸릴 예정이다. 하지만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이미 조직화가 진행되고 있다. 일부 전략통도 김 지사 캠프에 합류할 것을 결정했다.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캠프 콘셉트는 ‘도넛’이다. 가운데에 구멍이 뚫린 도넛처럼 캠프에 주요 자리를 비워두고 개방하겠으니 김 지사를 돕고 싶은 인재는 언제든 들어오라는 뜻이다. 김 지사 측 한 관계자는 “무지개연합이 가능한 캠프를 꾸릴 것”이라면서 “능력과 경험을 안배해 인재를 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신뢰와 배려가 조직운영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김 지사의 원내 지지자 그룹으로는 그의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의원 11명이 꼽힌다. 원혜영, 김재윤, 민병두, 문병호, 최재천, 강창일, 안민석, 배기운, 김영록, 김승남, 홍의락(서명순) 의원이 참여했다. 그중 최근 활발히 활동하는 의원은 원혜영, 김재윤, 민병두, 최재천이다. 이들은 경남에 기반을 둔 김 지사가 중앙정치권으로 보폭을 넓히는 데 교두보 구실을 하고 있다.

    특히 원혜영 의원은 김 지사의 ‘멘토’로 김 지사가 이끌었던 ‘자치분권연구소’ 이사장을 맡았다. 부천시장 재선 경력에 4선 국회의원인 만큼 지방자치와 의회의 구실, 분권의 철학 등에서 김 지사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김재윤 의원은 ‘룰라 리더십’을 마련하는 데 힘을 보탰다. 교수 출신으로 범계파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결국 김 지사를 선택했다고 한다.

    “용꿈 같이 꾼다”…3인 3색 캠프
    ‘전략통’이라 부르는 민병두 의원은 ‘시대정신과 김두관’의 연관성을 전파하는 데 앞장선다. 그는 최근 ‘시대정신이 정의’라고 얘기하면서 인생 역정과 정치 비전을 볼 때 김 지사가 이를 잘 반영하는 인물이라고 주장한다. 최재천 의원은 전문성을 갖춘 진보인사로 분류된다.

    참여정부 출신 중에는 이강철 전 정무수석, 김병준 전 정책실장, 윤승용 전 홍보수석이 김 지사를 돕는다. 홍보 분야에서는 자치분권연구소의 박재구 대변인과 강병원 홍보위원, 안관수 정책특보가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김 지사의 대선 출마를 촉구한 영남 신진인사 100명도 공식 캠프가 발족하면 PK, TK 지지세 확산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허대만 전 경북도당위원장, 이순영 부산 북구의원, 이재성 전 울산 북구 지역위원장이 여기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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