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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 김작가의 음담악담(音談樂談)

12명 한 달간 경연 생방송으로 진행

‘나는 가수다 2’

  •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 noisepop@daum.net

12명 한 달간 경연 생방송으로 진행

12명 한 달간 경연 생방송으로 진행
지난해 대중음악계 키워드로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나가수’는 어떤 음악 프로그램도 만들어내지 못한 이슈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예상치 못한 김건모의 첫 탈락에 당황한 제작진이 경연 룰을 성급하게 바꾼 것이나, 임재범의 장엄한 등장과 석연찮은 퇴장, 옥주현과 적우로 이어진 자질 논란 등도 있었다. 이 모든 일이 1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 벌어졌다.

시청률과 상관없이 ‘나가수’ 관련 이슈가 인터넷 포털사이트 메인을 장식하곤 했다. ‘가십’이 아닌 ‘음악’이 누리꾼 사이에서 관심의 중심에 선 건 오랜만이다. 그러나 ‘나가수’는 후반으로 갈수록 ‘나는 성대다’라는 비아냥거림이 나올 만큼 고음과 바이브레이션, 과도한 감정처리로 뒤범벅됐다. 출연 가수가 자기 장점을 살리기보다 청중평가단의 구미에 맞는 공연을 한 것이다. 전문가나 시청자를 배제한 평가의 한계였다.

갖가지 논란과 한계를 지녔던 ‘나가수’ 시즌 2가 4월 29일 시작됐다. ‘나가수’를 배태한 김영희 PD가 돌아와 모든 것을 바꾸겠다고 밝힌 바 있다. 먼저 참여 가수가 7명에서 12명으로 크게 늘었다. 6명씩 한 시드를 이뤄 격주로 한 달간 경연한다. 시청자로선 좀 더 많은 실력파 가수의 공연을 볼 수 있고, 가수로선 매주 경연을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을 덜게 된 셈이다.

시즌 1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2회부터 생방송으로 진행한다는 점이다. 이는 일종의 모험이다. ‘나가수’는 아이돌 퍼포먼스에 집중하는 프로그램과 달리 사운드가 매우 중요하다. ‘나가수’에 비판적이던 이들도 ‘나가수’의 고음질만은 미덕으로 인정했다. 그런데 시즌 2를 생방송으로 진행한다고 하니 혹시 모를 방송 사고는 차치하고라도 녹화방송 때만큼의 사운드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생방송은 무대 위 음원을 듣기 좋게 손보는 믹싱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제작진은 “시즌 2의 사운드는 지난 시즌의 90%를 목표로 하되, (방송 후에 제공되는) 음원은 후보정 작업으로 지난 시즌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자문위원단 가운데 한 명으로 지켜본 녹화 현장 사운드는 국내 어떤 공연장에서 경험한 것보다 훌륭했다. 그 사운드가 생방송과 음원에서도 유지되길 바란다.



탈락 및 졸업 시스템도 바꿨다. 지난 시즌에서는 청중평가단 선호도 조사에서 최하위를 기록한 가수가 탈락했다. 시즌 2에서는 최하위와 최상위가 함께 빠진다. 그 대신 1위를 차지한 가수는 ‘이달의 가수’로 선정해 연말에 열리는 대형 공연에 참가할 자격을 준다. 여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방송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국내 음악시장의 특성상, 그리고 ‘나가수’를 제외하면 출연할 만한 TV 음악 프로그램이 거의 없는 참여 가수들의 특성상, 1위나 꼴찌보다 중간을 차지함으로써 오래도록 출연하는 길을 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4월 22일 있었던 시즌 2 첫 회 녹화 현장에서는 이영현, 박완규 등 ‘강한 성대’를 가진 이들에 대한 청중 반응이 압도적으로 좋았다. 청중평가단은 시즌 1에서도 그런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시즌 2의 새로운 탈락 방식을 적용하면 청중평가단의 귀를 울리는 데 집중하는 가수가 조기 퇴장할 개연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새로운 탈락 방식은 가수들이 청중평가단에게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가장 잘하는 공연을 선보이려 노력하는 환경을 제공할 수도 있다. 사실 이런 환경은 자연스럽게 아이돌 중심의 가요계에 다양성을 불어넣겠다는 ‘나가수’의 애초 기획 의도에도 맞는다.

음악을 얘기할 때 가장 애매한 개념 가운데 하나가 가창력이다. 여러 옥타브를 넘나들 수 있어야, 바이브레이션에 능해야, 절정부에서 과감해야 가창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남들이 성대 자랑을 할 때 차분히 ‘행복을 주는 사람’을 부르고 탈락한 가수 이소라의 가창력을 누가 폄훼할 수 있겠는가. 가창력에 대한 모호한 잣대 때문에라도 ‘나가수’ 시즌 2의 기치는 다양성이 돼야 한다. 여러 가수를 불러놓고 획일적인 무대를 선보이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 가창력 기준이 하나가 아닌 것처럼, 감동을 받는 단서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주간동아 835호 (p68~68)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 noisepop@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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