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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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날개 단 ‘카셰어링’ 날아오르나

KT와 LG유플러스도 가세, 초고속 무선 모뎀 등 탑재

  • 문보경 전자신문 부품산업부 기자 okmun@etnews.co.kr

    입력2012-04-23 11: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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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신 날개 단 ‘카셰어링’ 날아오르나
    미국과 유럽지역에서 큰 인기를 얻은 ‘카셰어링(Car Sharing)’이 국내에서도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카셰어링은 자동차가 필요할 때 가까운 지역에서 차량을 빌려 필요한 시간만큼 사용하고 요금을 회원카드로 지불하는 서비스다. 여러 사람이 차를 공유하면서 각각 필요한 시간대에 사용하는 방식으로, 서울시가 운영 중인 자전거 대여 서비스와도 비슷한 개념이다. 스마트폰을 자동차 키로 활용하는 것은 물론, 차량 위치 확인 및 실시간 예약도 가능해지면서 서비스 이용자가 점차 늘고 있다.

    특히 최근 고유가 여파로 차량을 운행하고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자가용 이용자도 카셰어링 서비스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 주유비와 보험료가 무료인 데다 차량별로 시간당 최소 2000원대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으로 예약 및 위치 검색

    카셰어링 서비스는 ‘공유경제’의 대표 모델이다. 공유경제는 스티브 잡스가 미래의 핵심 트렌드로 제시해 관심을 모은 개념으로, 한 번 생산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서 쓰는 협업 소비를 기본으로 한다. 정보기술(IT) 자원을 나눠 쓰는 클라우드 컴퓨팅도 공유경제 모델 가운데 하나다.

    카셰어링 서비스는 렌터카와 다르다. 렌터카는 소유에 가까운 반면, 카셰어링은 공유에 가깝다. 렌터카를 이용할 경우 대여와 반납 절차가 까다롭고 대부분 24시간 이상 이용해야 하는 것과 달리, 카셰어링은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위치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차량을 찾아 회원카드를 접촉하면 바로 빌려 탈 수 있다. 카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이용 가능하다. 저비용과 편리성이 가장 큰 강점이다.



    카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전국 서비스망을 통해 각 지역에 차량을 배치한다. 이용자는 회원 가입을 한 뒤 스마트폰으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차량을 검색하면 된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접속하기 때문에 일일이 별도의 계약서를 쓰거나 기다릴 필요도 없다. IT 인프라를 활용하는 카셰어링 서비스 특성상 이용자 편의를 위해 각종 서비스를 추가하는 것도 장점이다. 위치정보서비스(LBS)를 이용한 차량 관제나 스마트폰 예약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해외에서는 카셰어링 서비스가 이미 일반화했다. 미국의 경우 회사 보유 차량을 공유하는 방식에서 더 나아가 개인 소유 차량을 공유하는 방식까지 진화했다. 유럽에서는 자동차 제조업체가 카셰어링을 적극 활용한다. 프랑스 푸조 자동차는 ‘뮤 바이 푸조(Mu by Peugeot)’라는 서비스를 운영한다. 프랑스 내 30개 지역에 분포한 대리점에서 차를 인수하거나 반납할 수 있다.

    독일 다임러는 유럽과 미국에서 ‘카투고(Car2Go)’라는 카셰어링 자회사를 운영 중이다. 2008년 독일에서 시작해 미국과 네덜란드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혔다. 독일 BMW는 뮌헨에서 ‘드라이브나우(DriveNow)’라는 프리미엄 카셰어링 사업을 시작했다. BMW 미니 브랜드를 이용한 고효율 소형차 카셰어링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렌터카 회사와 합작했지만 차량을 특정 장소에서 빌리거나 반납할 필요 없이 스마트폰과 인터넷으로 차량 위치정보를 확인해 가까이 있는 차량을 이용하면 된다.

    유럽에서는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카셰어링을 적극 지원한다. 카셰어링 서비스가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하고 배기가스를 감축하는 등의 효과가 있기 때문. 프랑스는 카셰어링 제도를 활용해 전기차 확산에 나섰다. 프랑스는 정부 주도로 전기차 공유제를 실시한 최초의 나라다. 지난해부터 파리와 인근 지역에서 전기차 66대를 주차장 겸 정거장 33곳에서 대여해주는 카셰어링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본에서도 올해 카셰어링 시장이 정착할 것으로 보인다. 코트라(KOTRA) 정보 포털사이트 ‘글로벌윈도’에 따르면, 일본 오릭스와 미쓰이물산 등 대기업의 활발한 사업 참여로 일본 내 약 4000개 카셰어링 정거장(스테이션)이 들어섰다. 일본 카셰어링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됐다. 1999년 처음 도입해 시범사업을 진행했으나 소비자 이해가 부족해 사업 확산에 애를 먹었다.

    지식경제부도 전기차 확산 작업

    통신 날개 단 ‘카셰어링’ 날아오르나

    정부 주도하에 전기차 공유제를 실시하는 프랑스(원 안). KT는 2011년 11월 24일 수원시와 카셰어링 업무제휴를 위한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왼쪽부터 남규택 KT 시너지경영실장, 염태영 수원시장, 이희수 KT렌탈 사장.

    한국에서도 카셰어링 서비스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자 대기업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특히 KT와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업자들의 관심이 높다. 스마트폰 등 IT 인프라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이동통신사업자에게 구미가 당기는 사업이 분명하다. 지난해 11월 KT와 경기 수원시가 올해부터 한국형 카셰어링 서비스인 ‘드라이브 플러스’를 선보인다는 내용의 업무제휴를 맺었다. 수원시민 대상 카셰어링 현장 실험을 비롯해 사전준비와 효과분석 등을 공동 진행하고 한국 실정에 맞는 서비스 모델을 발굴하는 것이 골자다. KT가 드라이브 플러스 서비스의 디자인을 담당하고 KT렌탈이 차량 지원과 운영시스템 개발 및 관리를 수행한다. 수원시는 서비스 홍보 및 전용 주차공간 지원을 맡는다.

    올해 1월에는 LG유플러스가 카셰어링 사업에 진출했다. 동국대의 카셰어링 전문 자회사인 한국카쉐어링과 사업제휴를 맺었다. LG유플러스는 자사의 사물지능통신(M2M) 기술과 한국카쉐어링의 카셰어링 시스템을 활용해 카셰어링에 필요한 솔루션과 서비스도 개발하기로 했다. 카셰어링 차량에는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초고속 무선 모뎀도 탑재할 계획이다.

    지식경제부는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해 전기차 확산 작업에 나선다. 지식경제부는 7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시내 중심가와 환승 주차장, 쇼핑몰 등에 최소한 지점 10곳을 두고 전기차 20대로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차량을 소유한 사람의 상당수가 출퇴근이나 쇼핑 때만 자가용을 사용하는 점을 감안하면 자동차는 소유보다 공유하는 편이 이득이다. 수원시에 따르면 카셰어링 차량 1대당 개인 차량 12.5대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연 744t 줄일 수 있는 규모다.

    장거리 여행을 할 때 대중교통과 카셰어링 서비스를 번갈아 이용하면 편리함도 배가된다. 명절 때 꽉 막히는 고속도로는 전용차로를 달릴 수 있는 버스를 이용하고, 터미널에 도착해서는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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