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23

2012.02.06

실수한 것 묻지 말고 개선점을 질문하라

솔직한 피드백 듣는 법

  • 입력2012-02-06 11: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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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0분여의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마친 방 과장. 홀가분한 기분과 아쉬운 마음을 동시에 안고 발표장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자신의 프레젠테이션을 들은 같은 팀 최 대리에게 소감을 묻는다.

    “어땠어?”

    “좋았어요!”

    최 대리의 긍정적인 반응에 기분은 좋지만, 진심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물었다.



    “내가 실수하거나 빠뜨린 건 없었어?”

    “네, 특별한 건 없었습니다!”

    ‘괜찮았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최 대리. 하지만 방 과장은 다음번에 좀 더 나은 프레젠테이션을 하기 위해 ‘진정으로’ 솔직한 피드백을 원한다. 최 대리의 입을 열게 하려면 어떻게 질문해야 할까.

    부하직원에게 리더는 부하직원 자신을 ‘평가’하는 사람이다. 직접 인사고과를 매기는 팀장이 아니라도 자신보다 직급이 높은 상사는 어쨌든 어려운 존재다. 그런 리더 혹은 상사가 자신에게 솔직한 ‘평가’를 부탁한다면, 부하직원의 머릿속은 복잡해진다.

    ‘내가 느꼈던 문제를 솔직하게 얘기하면 상사가 기분 나빠하겠지? 그렇다고 무조건 띄워주기만 하면 거짓말한다고 생각할 거야….’ 그래서 결론은 ‘대충 둘러대기’다. 앞에서 본 최 대리처럼 말이다. 하지만 더 나은 리더가 되려면 상사도 부하직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부하직원에게서 솔직한 피드백을 받기 위한 대화법은 뭘까.

    360° 다면평가를 제안하는 등 리더십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마셜 골드스미스 교수는 “피드백(Feedback)이 아닌 피드포워드(Feedforward)를 받으라”라고 권한다. 피드백은 이미 벌어진 일의 부족했던 부분을 평가함으로써 다음번에는 나아지도록 얘기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지적’이 필요하다. 그래서 부하직원이 상사를 피드백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반면 피드포워드는 미래지향적이다. 상대에게 기대하는 모습을 발전적으로 얘기하는 것이다. 과거 잘못을 지적하길 꺼려 하는 사람에게도 “앞으로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래서 부하직원으로서는 피드백보다 피드포워드가 훨씬 더 쉽다.

    실수한 것 묻지 말고 개선점을 질문하라
    이를 위해서는 상사의 질문이 달라져야 한다. “어땠어?”처럼 추상적인 질문은 부하직원의 머릿속에 너무 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내가 뭐 실수한 것 없나?” 같은 부정적 질문 또한 부하직원으로 하여금 “잘하셨습니다”라는 입에 발린 칭찬을 하게 만든다.

    그 대신 “앞으로는 내가 어떤 부분을 개선하면 좋을까?”처럼 미래지향적으로 질문하라. 그러면 부하직원은 자기 나름대로 상사의 발전 모습을 고민하고, 솔직히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아무리 피드포워드를 해달라고 요구해도 부하직원이 솔직하게 얘기하지 않는다면, 당신에게 솔직하지 않은 그의 문제일까. 아니다. 당신에게 상대의 조언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만한 마음가짐이 없기 때문이다. 마음이 없다면 피드포워드가 아니라 피드포워드 할아버지를 데려와도 마찬가지다.

    기억하라. 대화는 입과 귀로만 하는 게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듣겠다는 마음가짐이다. 그래야 대화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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