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20

2012.01.09

“코스피 2000 찍는다, 찍어!”

금융투자 전문가 350명 설문조사…실적 좋은 IT·자동차 유망

  • 김은령 머니투데이 기자 taurus@moneytoday.co.kr

    입력2012-01-09 09: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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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2000 찍는다, 찍어!”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이 열린 1월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김석동 금융위원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강세장’을 상징하는 황소를 이끌며 올해 증시의 활황을 기원했다.

    올해는 60년 만에 찾아온다는 흑룡의 해. 2012년 증시도 비바람을 뚫고 비상하며 기쁨을 선사할까. 전문가들은 올해 증시가 대외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재확인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 위축 우려 속에서도 2000선을 회복하며 살아나리란 기대감이 남아 있다.

    2200. 코스피지수 사상 최고점을 찍으며 환호했던 것도 잠시, 미국 신용등급 강등 충격에 그리스 디폴트 우려 등 유럽 재정위기가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한순간에 1600선까지 고꾸라졌던 지난해 증시는 다사다난 그 자체였다. 전체적으로는 코스피지수가 약 11% 하락하며 마감했다. 수익을 내기 어려운 한 해였다. 여진은 여전히 존재해 올해 증시에 대한 전문가들의 눈높이도 지난해보다 낮아졌다.

    올 증시 흐름은 ‘상저하고’ 예상

    ‘머니투데이’가 최근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등 금융투자 업계 전문가 350명을 대상으로 ‘2012년 증시 전망’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149명(42.5%)이 올해 코스피지수 고점을 2000 이상 2200 미만으로 예상했다. 119명(34%)은 2200 이상 2400 미만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초 설문에서 응답자의 50% 이상이 2200 이상 2400 미만으로 답했던 것에 비하면 기대치가 확연히 낮아진 셈이다. 하지만 10.8%는 2400 이상 오를 것이라고 응답해 증시에 대한 낙관을 접지 않았다.

    전문가들이 내다본 2012년 증시 흐름은 ‘상저하고’로 일치했다. 상반기에는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조정 국면이 이어지겠지만 하반기에는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2월부터 이탈리아 등 재정위기 국가의 대규모 국채 만기가 도래하는 만큼 1분기가 유럽 재정위기의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유럽 주요국의 신용등급 강등 우려도 잠재적인 리스크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은 재정위기 확대로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국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 위험을 경고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미 프랑스의 신용등급 강등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반면 유럽이 재정통합 등 다양한 위기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만큼 고비를 잘 넘긴다면 다시 ‘호황’을 맞을 수도 있다. 유럽은 3월로 예정된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1월 말로 앞당기는 등 정책 대응에 분주한 모습이다. 여기에 미국 경기가 완연한 개선 조짐을 보이고, 중국도 긴축 완화 정책에 시동을 걸면서 코스피지수 2000 회복에 대한 기대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신동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세계 경제 향방을 결정할 변수는 유럽 재정위기 대응 정책의 성공 여부와 글로벌 정책 공조의 현실화 여부”라며 “유럽의 재정위기가 진정되고 미국, 중국의 부양 정책이 맞물릴 경우 중반 이후 글로벌 금융 시장의 안정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외 대형 선거 이벤트도 필수

    한국 경제 성장률은 3~4%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은 국내총생산(GDP)이 3.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듯 유로존 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요 부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리라는 예상이 많다. 남유럽 재정위기 국가로의 수출 비중은 1%에 불과하고 유럽, 미국 수출 비중도 각각 8%, 10%대로 하락했지만 간접적인 충격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여기에 가계부채 부담 등도 소비를 비롯한 내수 성장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투자심리도 얼어붙어 상반기까지는 설비투자 흐름 역시 더디게 진행될 전망이다. 재고 부담과 세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 역시 글로벌 금융 시장 우려에 따라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면 물가는 안정화 기조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물가 부담에서 벗어난다면 경기 둔화에 대한 대응으로 정책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희영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선진국 재정위기와 저성장 위험으로 수출이 둔화하는 가운데 가계부채 부담 등도 내수 탄력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며 “상반기 중 가시적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점진적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진정되면 통화 완화 정책 등과 맞물려 하반기에 다소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올해는 국회의원 선거(총선)와 대통령선거 등 대형 선거 이벤트가 겹친다. 정치도 증시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어려울수록 확실한 것에 투자해야 하는 법. 전문가들은 올해 유망 업종으로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섹터를 꼽았다. 이들 업종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따른 실적 개선 추세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와 자동차 섹터의 실적 추정치가 최근 들어 향상되고 있다”며 이들을 선호 업종으로 꼽았다. 이 밖에 화학과 건설 업종도 업황이 바닥을 찍고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다.

    투자 유망 종목으로는 삼성전자가 올해도 191명(54.6%)의 추천을 받아 9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실적 기대감으로 연초부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스마트폰 시장 독주에 힘입어 지난해 영업이익이 20조 원을 넘길 것으로 보이는 삼성전자의 승승장구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모바일 헤게모니를 장악하며 스마트폰뿐 아니라 반도체, 아몰레드 등 관련 부품에까지 시너지 구조가 확립되면서 시장 주도권을 굳건히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나란히 2, 3위를 기록했다. 이들 회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강화돼 올해 전망을 밝게 했다. 이 밖에 코스닥시장에서는 셀트리온이 가장 유망한 종목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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