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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로 본 법률상식

담임목사 맘대로 처분 법은 인정하지 않는다

교회의 재산과 목사의 재산

  • 류경환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

담임목사 맘대로 처분 법은 인정하지 않는다

담임목사 맘대로 처분 법은 인정하지 않는다

미국의 첫 초대형 교회로 알려진 로스앤젤레스 수정교회. 이 교회는 세습에 따른 불화로 헌금이 줄면서 가톨릭 교단에 팔리게 됐다.

한 교회에서 30년 넘게 담임목사직을 수행해온 목사가 헌금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십일조의 10%는 담임목사의 것이라면서 본인이 사용했다는 것이다. 교회도 단체의 하나지만, 담임목사의 실제 영향력이 막대해 법적 기준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교회나 종중 등은 설립 행위가 분명한 일반 법인이 아니기 때문에 ‘법인’이라 하지 않고 ‘사단(社團)’이라 부른다. 사단은 법인이 아닐 뿐이지 법률관계는 법인과 거의 같다. 따라서 교회나 종중도 그 명의로 재산을 취득할 수 있다.

교회 재산은 교인들의 ‘총유(總有)’에 해당하므로 전체 교인의 총회 의결을 통해 처분할 수 있다(민법 제276조). 물론 정관을 만들어 이러한 처분권을 위원회에 위임할 수도 있지만, 정관이 없다면 총유라는 소유관계에 맞는 법적 절차를 지켜야 한다. 이 경우 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고 한 처분은 무효다. 담임목사가 교회 대표자인 것은 분명하지만, 재산을 처분할 때는 정해진 절차를 거쳐야 한다.

종중 재산은 주로 상속받은 것이어서 그렇지 않으나, 개척교회로부터 시작해 대형 교회로 발전한 경우에는 담임목사가 교회를 본인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법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우리 민법에서는 교회 재산으로 등록한 경우 담임목사 개인이 처분할 수 없다.

교회 내부 교리에 따르면, 장로와 담임목사가 모이는 ‘당회’가 최고 권위를 갖는 것이 보통이다. 담임목사를 교체할 때도 새로운 이를 당회가 초빙한다. 그러나 이러한 당회도 교인총회에서 의결된 정관을 통해 권한을 위임받지 않는 한 교회 재산을 처분할 권한이 없다. 교회가 분열되는 경우에도 분열 이전에 교인들이 교인총회를 열어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 사전에 재산에 대한 처분을 하지 않는 이상 교회를 떠난 사람은 교회 재산에 대해 아무런 권한이 없다. 교회에서 분쟁이 발생해 교인이 대거 교회를 떠나는 경우 그 재산은 교회에 남은 사람들의 총유에 속한다(대법원 2006. 4. 20. 선고 2004다37775 전원합의체 판결).



우리나라 교회의 현실을 보면, 개척교회부터 목회를 담당한 담임목사의 영향력이 막강해 담임목사를 중심으로 한 당회가 교회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고 운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에 이의를 제기하는 교인은 별로 없다. 그러나 이는 법률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것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한 우리나라 몇몇 대형 교회가 뒤늦게 교인총회를 열어 정관을 제정하고 있다. 이전에 사용했던 정관이 있으나, 제정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이전 정관이 교인총회에서 만든 것이 아니고, 주로 당회 내부에서 만든 것이어서 정관으로서의 효력이 없기 때문이다.

개척교회라는 말을 널리 사용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우리나라 목회자들의 열정적인 선교정신은 인정받을 만하다. 그러나 이는 교인들이 인정해줘야 하는 것이다. 교회 재산을 목회자 혼자서 ‘보상’ 명목으로 가져가는 것은 법적 불안정을 초래할 뿐이다.



주간동아 818호 (p49~49)

류경환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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