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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대한민국은 오디션 중 03

“결선? 가수? 음악축제의 場이면 좋겠다”

‘슈퍼스타K’ 김용범 PD “한바탕 즐기는 무대, 매년 이어질 것”

  •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결선? 가수? 음악축제의 場이면 좋겠다”

“결선? 가수? 음악축제의 場이면 좋겠다”
대한민국에 오디션 열풍을 불러일으킨 것은 2010년 방송된 케이블TV Mnet의 ‘슈퍼스타K’ 시즌 2(이하 ‘슈퍼스타K 2’)다. 이 프로그램은 최종회에서 18.1%라는, 케이블TV 사상 유례없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서바이벌 경쟁에서 최종 우승한 허각뿐 아니라, 생방송에 출연한 이른바 ‘톱 11’ 모두 스타덤에 올랐다. ‘슈퍼스타K 2’가 불을 지폈고, MBC ‘위대한 탄생’ 등 공중파 방송의 여러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기름을 부은 2011년 오디션 열풍은 다시 ‘슈퍼스타K’ 시즌 3(이하 ‘슈퍼스타K 3’)으로 한껏 타오를 것 같다. 3월 10일 온라인 접수를 시작한 ‘슈퍼스타 K3’은 11월까지 진행한다.

‘슈퍼스타K 3’도 시즌 1, 2를 연출한 김용범(36) PD가 담당한다. 3월 29일 오후 서울 상암동 CJ E·M센터에서 만난 김 PD는 “시즌 1, 2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즌 3에서는 출연자의 개성과 다양성을 더 많이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슈퍼스타K’는 매년 계속할 것이고, 이를 전 국민이 함께하는 ‘음악축제’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질문을 하면 잠시 생각한 후 자분자분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런 진지한 태도가 스타일리시한 옷차림과 묘하게 겹쳤다. 다음은 김 PD와의 일문일답.

가수가 대접받는 시대 찾아와 ‘짜릿’

▼ ‘슈퍼스타K’는 어떻게 기획했나.

“사실 3~4년간 기획만 하고 만들지 못하던 프로그램이다. 아무도 시장성을 자신하지 못해 투자를 하지 않았다. 밑 빠진 독에 물 붓는다는 생각으로 2009년 간신히 시즌 1을 만들었는데, 당시로는 상상하기 힘든 8.47%라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즌 2는 엄청난 대박을 냈다. 그저 한국 음악시장의 침체를 타파하고 싶다는 취지로 기획했을 뿐, 솔직히 이토록 큰 인기를 끌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경쟁이라는 형식이 시청자를 자극한 측면도 있겠지만, 좋은 음악이 시청자의 감성을 울렸기 때문이라고 본다.”



▼ ‘슈퍼스타K 2’ 이후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전 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이를 어떻게 바라보나.

“물론 경쟁 프로그램이 되겠지만, 함께 파이를 키울 수 있다는 측면에서 환영한다. 특히 노래가 중심이 된 오디션 프로그램이 많아지면서 가수가 대접받는 시대가 다시 온 것 같아 짜릿한 기분마저 든다. 그동안 어릴 적 좋아하던 가수들이 가요 프로그램이 아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망가짐’을 감수하는 모습이 무척 안타까웠다. 나를 포함해 지금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기획, 제작하는 PD는 대부분 1990년대 대중문화 부흥기를 경험했고 이를 추억하는 세대다. 여러 오디션 프로그램이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 우뚝 설 수 있는 무대가 됐으면 한다.”

▼ 경쟁 프로그램으로 꼽히는 MBC ‘위대한 탄생’과의 차별화 포인트는.

“‘슈퍼스타K 3’이 시즌 1, 2와 가장 다른 점은 그룹 오디션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록 밴드나 포크 밴드, 아카펠라 그룹 등 다양한 그룹이 도전해 보컬, 악기, 퍼포먼스가 한데 어우러진 매력을 보여주리라 기대한다. ‘무한궤도’처럼 센세이셔널한 그룹이 우리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하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위대한 탄생’이 솔로 위주, 가창력 위주라면, 우리는 각자의 개성과 음악적 다양성을 추구하고자 한다. 또 제작진이 모두 음악을 좋아하는 음악방송 PD 및 작가들인 데다, 무척 젊다. 공중파 방송 제작진보다 평균 10~15년은 젊을 것이다. 다만 재주 있는 청년들이 여러 오디션에 지원해 자기 솜씨를 뽐낼 수 있도록 ‘위대한 탄생’과 ‘슈퍼스타K 3’이 방송 시기나 시간대가 겹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단순히 경쟁자가 아니라 함께 파이를 키워나갈 수 있는 ‘상생의 협력자’가 됐으면 한다.”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 인기는 계속될 것”

“결선? 가수? 음악축제의 場이면 좋겠다”

김용범 PD는 “오디션 열풍이 사그라진다 해도 ‘슈퍼스타K’는 계속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케이블TV나 공중파 방송에서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만드는 이유는 뭔가. 경제적인 이유인가, 시청률 때문인가.

“초기 케이블TV에서 이 같은 프로그램을 만든 것은 경제적 이유도 있었다. 유명 연예인이 출연하지 않으니 비용이 그만큼 적게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슈퍼스타 K’는 지원자가 엄청나게 많다. 이들을 일일이 오디션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비용이 든다. 비용의 상당 부분이 지역 예선에 쓰인다. 심사위원도 스타급이니 출연비도 만만찮다. 그럼에도 오디션 프로그램을 만드는 이유는 시청자가 좋아하고, 시청률이 잘 나오며, 엄청난 파급력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시청자는 어느 순간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이런 성향은 선진국으로 갈수록 강해진다. 즉, 오디션 열풍이 주춤해진다고 해도 어떤 형태로든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의 인기는 계속될 것이다.”

▼ ‘슈퍼스타K 3’의 엄청난 상금(최종 우승자에게는 5억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이 논란이 됐다. 반면 미국의 ‘아메리칸 아이돌’은 상금이 없다.

“‘아메리칸 아이돌’만 상금이 없을 뿐, 외국 오디션 프로그램도 대부분 상금을 내건다. 또 상금이 없더라도 그에 준하는 각종 혜택이 주어진다. 지원자는 대부분 상금을 바라보고 참여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상금이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 놓인, 재주가 특출한 사람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슈퍼스타K 2’ 우승자인 허각은 오디션에 도전할 때 가족이 반대하자 ‘상금을 타오겠다’며 설득했다. 또 상금 5억 원 가운데 2억 원은 음반 준비 비용이다. 이는 최종 우승자를 끝까지 책임져 가수로 만들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 ‘슈퍼스타K 3’도 지원자가 100만 명이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그 많은 사람은 무슨 생각으로, 어떤 꿈을 가지고 지원하는지 궁금하다.

“무척 다양하다. 물론 음악에 대한 절실함으로 자기 생계마저 접은 채 참여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나라 대중음악계가 아이돌 위주가 되면서 20세가 넘으면 가수가 되기 힘든 게 현실이다. 기획사 트레이닝 시스템상 초등학생, 중학생 때 시작해 5년여 연습생 기간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가수가 되려는 사람에게는 방송에서 하는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엄청난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상당수는 재미 삼아 즐기러 오는 사람이다. 엄마와 딸이 함께 김밥을 먹고 수다를 떨다가 마치 노래방에서 놀듯 즐겁게 오디션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고 무척 기분이 좋았다. 이처럼 ‘슈퍼스타K’가 전 국민이 참여해 한바탕 놀고 즐기는 음악축제의 장이 됐으면 좋겠다. 꼭 본선에 진출하고 결선에 나가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 오디션을 본 경험이 있나.

“입사 면접은 봤으나 오디션은 본 적이 없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고 해도 엄두조차 못 낸다.(웃음) 많은 까다로운 미션을 완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결선까지 올라간 지원자들에게 존경심이 든다. ‘시즌 2로 스타덤에 오른 친구들이 왜 가요 프로그램에서 보이지 않냐’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치열한 과정을 통과했기 때문에 더 많이, 제대로 준비해서 프로 무대에 데뷔할 것이라고 믿는다. 반짝 스타가 아닌 진정한 가수로서 오래오래 함께했으면 좋겠다. 시즌 3에서 그렇게 멋진 사람들을 다시 만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두근거린다.”



주간동아 2011.04.04 781호 (p26~27)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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