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갑에 잘 정리된 지폐는 사용할 때 번거로움이 없다. 마찬가지로 스윙도 정리된 근육을 기억의 순서대로 하나씩 빼내 사용한다는 발상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혼란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자신의 뇌가 혼란스러우면 기억된 근육들 역시 순서를 잃고 만다. 예를 들어 체중을 이동시키는 근육이 먼저 움직여야 하는데, 어깨 근육이 먼저 움직이면 리듬이 깨진다. 순서는 곧 리듬이다. 이 같은 순서의 오류를 가져오는 주원인은 바로 몸 전체 근육이 연결된 양손의 그립(grip)에서 출발한다. 악력(쥐는 힘)이 스윙의 유연성과 구질을 만들고 전체의 순서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은 빠른 스윙과 강한 샷을 추구하는 마음 때문에 생겨난다. 이를 해결하려면 백스윙부터 임팩트까지 적절한 그립의 악력이 필수다.
일반적으로 스윙을 짧고 빠르게 할 때는 그립을 단단히 잡아야 하고, 길고 부드럽게 하려면 그립을 가볍게 잡아야 한다. 반대로 스윙을 늦추려면 그립을 가볍게 쥐고, 빠르게 하려면 그립을 단단히 쥐는 것이 좋다.
임팩트는 두 가지로 나뉜다. 칠 것인가, 던질 것인가(hit the ball or through the ball)에 따라 구질이 결정된다. 실수하는 샷 대부분은 어드레스와 톱(top)스윙 그리고 임팩트 직전 온 힘으로 그립을 쥐면서 생겨난다. 특히 오른손 그립이 강하면 어깨는 물론 온몸에 힘이 들어가 비거리가 줄고 스윙의 유연함이 없어진다.
따라서 양손에 악력이 같아야 하지만, 오른손으로 그립을 쥘 때는 회초리를 부드럽게 상하로 흔들 때와 같은 무게와 유연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다만 스윙을 빠르고 강하게 치려고 할 때는 그립을 단단히 잡아야 임팩트에서 타이밍이 맞아 좋은 샷으로 연결된다.
용품 협찬·투어스테이지
주간동아 762호 (p83~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