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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 이지은의 아트야 놀자

디자인 입은 픽시 자전거, 내 맘 흔들려!

  •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디자인 입은 픽시 자전거, 내 맘 흔들려!

디자인 입은 픽시 자전거, 내 맘 흔들려!
바야흐로 자전거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서울 한강변에 사는 저희 부부는 둘이서 자전거를 자주 타는데, 제 ‘애마’는 형광 그린색이 눈에 띄는 ‘베네통 자전거’입니다. 국내 자전거 제조업체가 베네통의 라이선스를 사서 판매하는 이 자전거는 같은 스펙의 다른 자전거보다 무려 10여만 원이나 비싼데요. 그래도 이 자전거를 선택한 이유는 바로 ‘예뻐서’였죠.

그런데 최근 ‘핫이슈’인 자전거는 따로 있습니다. ‘픽시(Fixie) 자전거’가 그 주인공입니다. 정식 명칭은 픽스트 기어(fixed gear)로, 바퀴와 체인이 고정된 싱글기어 자전거를 말합니다. 즉 페달과 바퀴의 움직임이 같아 페달을 앞으로 굴리면 앞으로, 뒤로 굴리면 뒤로 움직입니다. 관성 주행(페달을 밟지 않아도 그냥 굴러가는 것)도 안 됩니다. 페달에서 발을 놓는 순간 바퀴는 멈춰버리기 때문이죠.

변속기 등 기능을 향상하기 위한 부속품이 전혀 없고, 심지어 브레이크조차 없는 이 자전거는 미술로 따지면 ‘미니멀리즘’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군더더기 없이 유려하게 드러난 프레임과 핸들의 선이야말로 픽시 자전거의 매력이죠. 이 자전거가 인기인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대다수 이용자는 “월등한 비주얼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베네통 코리아’는 6월 초 ‘BENETTON 2010 GREEN RIDE FIXED GEAR LIMITED EDITION’(사진)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할 예정입니다. 이 제품은 픽시 자전거에 녹색, 보라색, 주황색 등 베네통 특유의 화려한 색상을 입혔는데요. 보는 순간 ‘갖고 싶다’는 생각이 확 들 만큼 예쁜 외관을 자랑합니다. 베네통 코리아 마케팅실 박수나 주임은 “200대 한정 판매할 예정인데, 이미 500명 넘는 사람이 신청했다”고 하네요.

‘나이키 재팬’에서도 은색으로 된 틀에 검은색 선만 심플하게 넣은 ‘Silver Service Fixie Bike’를 출시해 일본의 픽시 자전거 마니아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어요. 여기서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패션 의류 브랜드에서 자전거 제품을 출시할 정도로 자전거가 이제 나만의 스타일과 개성을 나타내는 패션 아이템이 됐다는 점입니다.



픽시 자전거에 맞는 옷차림도 일명 ‘쫄쫄이 바지’로 대표되는 ‘자전거 패션’과는 전혀 다른데요. 즉, 자전거에서 내려 곧바로 중요한 미팅에 참석해도 이상하지 않을 차림새여야 한다는 거죠. 본인이 픽시 마니아이기도 한, 패션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 코리아’ 마케팅팀의 김태우 계장은 “캐주얼한 의상을 기본으로 하되 통이 좁고 롤업해서 입을 수 있는 바지나 가볍고 보온성이 있으며 팔의 움직임이 편안한 상의, 등에 붙는 메신저백 등이 픽시 자전거에 어울린다”고 설명했어요. 유니클로 코리아는 2008년부터 광고와 이벤트, 매장 등에 픽시 자전거를 자연스럽게 배치함으로써 자전거의 자유분방하고 서브컬처적인 이미지를 자사의 의류제품에 더하는 콜래버레이션 마케팅을 보여주기도 했죠.

픽시 자전거가 국내에 처음 들어온 2008년 당시, 이를 즐기는 인구가 100여 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2만 명에 이른다고 해요. 픽시 자전거 외에도 패션과 디자인을 강조한 자전거들이 요즘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기왕 탈 거, 더 예쁘고 스타일 나고 멋있으면 좋지 않겠어요? 견물생심이라더니, 저도 벌써 픽시 자전거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주간동아 2010.05.31 739호 (p88~88)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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