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23

2010.02.09

인공관절 수술 후 정맥혈전색전증 혈액응고억제제로 예방

바이엘쉐링제약 자렐토…경구용, 모니터링 필요 없는 편한 약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입력2010-02-04 15: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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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관절 수술 후 정맥혈전색전증 혈액응고억제제로 예방
    20세기 멕시코 미술계를 대표하는 프리다 칼로, 미국 NBC 특파원 데이비드 블룸. 사는 곳은 달랐지만 이들은 정맥에서 혈전이 떨어져나와 폐혈관을 막는 폐색전증으로 고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폐색전증은 갑작스러운 호흡 곤란, 가슴이 답답한 흉통, 어지럼 및 쇼크로 인한 실신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런 증상을 보인 환자의 10~25%가 2시간 내에 돌연사할 만큼 치명적인 질병이다.

    폐색전증의 원인은 정맥혈전색전증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정맥에 생성된 혈전(피떡)이 혈관을 막아 혈류의 흐름을 차단해 생긴다. 일반인에게 흔히 알려진 질환은 아니지만, 정맥혈전색전증은 병원 내 사망의 10%를 차지한다. 유럽에서는 정맥혈전과 연관된 질병이 연간 150만 건을 넘어섰으며, 매년 54만4000여 명이 사망한다. 유방암, 전립선암, 에이즈,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를 합친 것보다 두 배 많은 수치다.

    5만명 임상연구 … 우수한 효능과 안전성 검증

    특히 정맥혈전색전증은 고(엉덩이)관절이나 슬(무릎)관절의 인공관절 수술 뒤 생기기 쉽다. 수술로 인해 혈관이 손상되기 때문. 혈관이 손상되면 피의 흐름이 느려지고 이로 인해 혈액이 뭉치면서 혈전이 생긴다. 떨어져나온 혈전들은 혈류를 따라 흘러다니다가 신체기관으로 유입되는 혈류의 흐름을 차단한다. 수술로 장기간 움직이지 못하는 것도 혈전이 만들어지는 주요 원인이다.

    정맥혈전색전증을 예방하려면 건강한 영양식 프로그램과 함께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의사의 권고에 따라 고혈압을 조절하고, 걷기·수영 등 적절한 운동을 해야 한다. 가끔씩 다리를 심장보다 높이 들어주고 1시간 넘게 앉거나 서 있지 않도록 한다. 다리를 꼬고 앉는 것도 금물. 음식은 염분 섭취를 줄이고 혈액이 농축되지 않도록 물을 자주 마신다. 동물성 지방을 줄이고 등 푸른 생선에 많이 함유된 오메가 3나 올리브유, 콩기름 같은 식물성 기름에 함유된 오메가 6를 많이 섭취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정형외과 수술 뒤 적절한 예방조치가 중요하다. 수술 후 제대로 관리를 받지 못하면, 2명 중 한 명꼴로 정맥혈전색전증이 발생한다. 정맥혈전색전증을 예방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혈액응고억제제 투여로, 혈액의 응고를 억제해 혈전의 생성을 예방하는 것이다. 혈액응고억제제로는 주사제인 ‘저분자량 헤파린’(Low Molecular Weight Heparins, LMWH)과 경구용인 ‘와파린(Wafarin)’이 많이 쓰인다. 하지만 저분자량 헤파린은 주사제이기 때문에 퇴원 이후 자주 투여받기가 어렵고, 와파린은 복용할 때마다 병원을 찾아 혈액응고 모니터링을 해야 하므로 번거롭다는 단점이 있다.

    경구용인 ‘자렐토’는 하루에 한 번 복용하면서도 별도의 모니터링을 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혈액응고억제제의 차세대 주자로 떠올랐다. 2008년 9월 캐나다를 시작으로 현재 유럽, 호주, 싱가포르, 중국 등 전 세계 50여 개 나라에서 허가돼, 그중 30여 개국에서 시판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4월13일 승인됐으며, 30여 개의 임상센터에서 정맥혈전색전증 예방 및 적응증에 대한 임상연구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바이엘쉐링제약 관계자는 “자렐토는 전 세계 약 5만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임상연구 결과, 기존 약제보다 우수한 임상적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됐다. 기존 약제에서 사용상 어려움으로 지적된 음식물 상호작용이 없으며, 체중에 따른 용량 조절도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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