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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관절이 웃어야 인생이 편하다 06

운동 중 갑자기 ‘우두둑’ 무릎 인대의 비명

이동국과 황선홍도 울고 간 ‘스포츠 관절 질환’ … 관절내시경으로 싹~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운동 중 갑자기 ‘우두둑’ 무릎 인대의 비명

8년의 기다림이 비로소 결실을 보는 듯했다. 2002년 가을, 한일월드컵 출전이 좌절된 이동국은 2006년 독일월드컵을 절치부심 기다렸다. 지역 예선에서 5골을 몰아넣으며 한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고, K리그에서 연일 골 행진을 벌였다. 하지만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두 번의 좌절을 뒤로하고, 현재 이동국은 허정무호(號)에서 ‘2010 남아공월드컵’ 승선을 위해 담금질이 한창이다. 한국의 월드컵 도전사에서 비운을 겪은 스타는 비단 이동국만이 아니다. 2002년 월드컵에서 화려하게 부활한 황선홍도 1998년 프랑스월드컵 참가 직전 불의의 십자인대 파열로 월드컵에 불참해야만 했던 안타까운 과거가 있다.

십자인대 파열은 운동선수에게 매우 흔한 질환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조 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의 페페를 비롯해 미국프로풋볼(NFL)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웨스 웰커도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한 적이 있다. 국내 선수 중에서도 일본 프로축구 교토상가 FC의 곽태휘, 여자 프로농구 금호생명의 조은주, 프로야구 히어로즈의 허준과 김영민이 십자인대가 파열된 적이 있거나 현재 치료 중이다.

십자인대 파열 일반인도 증가

십자인대는 무릎관절의 안정성에 중요한 구실을 하는 인대로 전방십자인대와 후방십자인대가 있다. 종아리뼈가 전후방으로 불필요하게 이동하는 것을 막고, 과도한 회전을 제한하는 기능을 한다. 그동안 십자인대 파열은 운동선수에게 생기는 부상이라 여겼지만 최근 들어 일반인에게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연세사랑병원(강남점) 관절내시경센터 조승배 소장은 “‘웰빙=건강=운동’이라는 생각이 보편화하면서 운동인구가 부쩍 늘었다. 그러나 무리한 운동으로 일반인도 십자인대 파열 같은 스포츠 손상을 경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후방 십자인대 중 많이 다치는 쪽은 전방 십자인대. 축구나 족구, 스키, 배드민턴 등 순간적인 방향전환이 많거나 점프를 많이 하는 운동일수록 십자인대 파열을 당하기 쉽다. 등산을 하다가도 같은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예컨대 산에 올랐다가 내려오면서 근육의 긴장이 풀려 발을 잘못 디디거나, 뛰어내려오다가 다리 힘이 풀어져 무릎이 꺾이면서 십자인대가 파열되기도 한다.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순간적으로 ‘퍽’ 하는 둔탁한 소리가 들린다. 무릎관절에 피가 차면서 붓고, 환자는 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연세사랑병원(부천점) 관절내시경센터 문홍교 과장은 “무릎의 안정성 유지에 중요한 구실을 하는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손상된 관절이 빠지거나 어긋나고 밀리는 증상과 통증이 나타난다”며 “자연치유는 거의 불가능한 만큼, 반드시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술에는 초소형 카메라가 달린 내시경을 이용한다. 보통 최소 절개를 통해 인대 재건술을 시행한다. 내시경을 이용하면 상처가 작고 출혈도 거의 없는 데다 통증까지 적어 재활치료가 빠르다. 파열된 양상에 따라 십자인대를 바로 꿰매어주는 1차 봉합술을 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인대나 다른 사람의 인대를 이용해 재건술을 해야 좋은 결과를 얻는 경우가 많다. 조승배 소장은 “십자인대 손상을 당하고도 수술하지 않으면 연골판 손상을 일으켜 관절염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운동 중 갑자기 ‘우두둑’ 무릎 인대의 비명

연세사랑병원(강남점) 관절내시경센터 조승배 소장(맨 오른쪽)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수술하고 있다.

‘반월상연골판 이식술’ 부작용 적어 인기

반월상연골판 부상 역시 십자인대 파열과 함께 흔히 당할 수 있는 무릎관절 질환이다. 반월상연골판은 무릎 뼈의 완충 구실을 해주는 물렁뼈. 무릎 내에서 관절운동을 원활하게 하며, 움직일 때 생기는 마찰을 최소화해 무릎관절염을 예방한다. 반월상연골판이 손상되는 사례는 연골판 퇴행이 원인인 경우가 가장 많지만, 최근에는 축구나 농구 등 과격한 운동으로 인한 손상도 적지 않다.

연골에는 신경이 없어 찢어지거나 닳는다고 해서 아픈 것은 아니다. 연골이 닳아 아래위 뼈가 맞부딪쳐야 비로소 통증을 느낀다. 문홍교 과장은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면 이미 연골판이나 연골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연골은 혈관이 없어서 한 번 손상되면 스스로 치유되지 않으므로 인위적으로 복구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월상연골판이 손상되면 평소에는 괜찮다가도 양반다리를 하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통증을 느낀다. 심지어 무릎을 구부리거나 쪼그려 앉고, 몸을 돌릴 때도 통증이 뒤따른다. 이때 무릎이 힘없이 꺾이거나 다른 부위보다 심하게 관절이 붓는다. 관절을 움직일 때마다 통증과 더불어 운동능력이 제한된다.

손상 정도가 경미하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손상된 연골판 부위를 제거하거나 파열 부위를 봉합하는 등 간단한 시술로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손상 정도가 심하면 연골판이식술을 해야 한다. 이는 관절내시경을 통해 특수 처리된 생체 반월상연골판을 관절에 이식해 뼈와 뼈의 마찰을 줄이는 방법이다. 퇴행성관절염 예방은 물론 관절 통증까지 없앨 수 있다. 수술 3~4일 후 퇴원할 수 정도로 안전하며, 몇몇 대학병원과 관절전문병원에서만 수술이 가능하다.

실제 연세사랑병원이 최근 1년간 반월상연골판 이식술을 받은 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시술 3개월 후 환자의 90% 이상에서 이식한 반월상연골판이 무릎관절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문홍교 과장은 “일반적으로 반월상연골판이 찢어지거나 크게 손상되면 해당 부분을 도려내지만 이로 인해 퇴행성관절염이 올 가능성이 있다”며 “반월상연골판 이식술은 그런 단점이 없어, 미국과 유럽에서는 반월상연골판 절제술 후 6개월마다 검진을 통해 퇴행성관절염이 의심되면 바로 반월상연골판 이식술을 권유하는 실정”이라고 소개했다.

수술 못지않게 재활치료도 중요하다. 일반인도 운동선수와 마찬가지로 수술을 한 뒤에는 일상생활로의 빠른 복귀와 운동기능 회복을 위해 재활 관리가 필수다. 조승배 소장은 “재활치료를 무시하면 ‘다친 데 또 다치기’ 십상”이라며 “이는 손상 부위의 퇴행성 질환을 앞당기기 때문에 스포츠 손상을 입었을 때는 즉시 치료는 물론 재활치료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전문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도움말 : 연세사랑병원(강남점) 관절내시경센터 조승배 소장, 연세사랑병원(부천점) 관절내시경센터 문홍교 과장



주간동아 2010.02.09 723호 (p38~39)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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