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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Y

현대그룹 정지이 전무에 쏠린 눈

최근 김정일과 세 번째 면담 … 현대상선 사장실장 겸직, 그룹 내 보폭 넓히기?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현대그룹 정지이 전무에 쏠린 눈

현대그룹 정지이 전무에 쏠린 눈

정지이 현대U&I 전무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7박8일간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8월17일 오후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측출입사무소를 통해 귀경하고 있다.

현정은(54) 현대그룹 회장이 다섯 차례나 북한 체류를 연기한 끝에 8월16일 오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자리에는 현 회장의 맏딸 정지이 현대U·I 전무가 있었다. 정 전무가 현 회장과 김 위원장의 회동에 동석한 것은 2005년과 2007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때문에 정 전무가 어머니로부터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을 이어받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특히 이번에는 김 위원장이 “어서 좋은 사람 만나라”는 덕담과 함께 선물을 챙겨준 것으로 알려져 ‘골드미스’ 정 전무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졌다.

1977년생인 정 전무는 오는 12월 생일에 만 32세가 된다. 지난해 현 회장은 현대상선 사보와의 인터뷰에서 “사윗감으로 심성이 착하고 딸과 라이프스타일이 비슷한 사람이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전무는 이화외고,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연세대 대학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뒤 광고대행사에 근무하다 2004년 1월 현대상선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부친인 정몽헌 전 현대아산 회장의 갑작스런 죽음 이후 모친 현 회장과 정상영 KCC그룹 명예회장 사이에서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자 자진해서 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1년 반 만에 과장으로 승진한 그는 2006년 3월 현대U·I 상무로, 2007년 1월 전무로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비상장 기업인 현대U·I는 주로 현대그룹 내 수요를 담당하는 IT(정보기술) 서비스 전문업체. 현대상선과 현 회장, 정 전무 등이 이 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평사원 입사 3년 만에 전무 승진

정 전무의 그룹 내 보폭은 현대U·I 울타리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2008년 1월 현대상선 기획지원본부 부본부장으로 발령받은 바 있다. 잘 알려졌다시피 종합해운물류기업인 현대상선은 그룹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 현대상선은 기획본부와 지원본부를 하나로 합치는 것을 골자로 한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정 전무를 기획지원본부 부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정 전무로 하여금 그룹 내 핵심계열사의 기획, 지원 업무를 익히도록 한 배려가 읽힌다.

그런 정 전무가 지난 1월 현대상선 사장실장으로 발령받았다. 사장실장이 전에는 없던 자리라는 점에서 ‘경영수업을 더욱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세간의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현대상선 측은 “사장을 보좌하면서 어깨너머로 업무를 배우는 수준”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룹 내 한 관계자도 “기획지원본부 부본부장은 결재 라인에 있지만, 사장실장은 그렇지도 않다”고 부연했다.

현정은 회장 “지이는 친구 같은 딸”

현대그룹 정지이 전무에 쏠린 눈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함께 찍은 가족사진. 앞줄 왼쪽부터 정 명예회장 부인 변중석 여사, 정 명예회장, 가운데 어린이가 정 전무, 그 뒤로 고 정몽헌 전 현대아산 회장, 현 회장.

현대그룹이 ‘정지이 경영 승계설’이 제기될 때마다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현 회장이 정몽구(71)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이나 이건희(67) 전 삼성 회장과는 달리 이제 취임 5년을 넘긴 54세의 ‘젊은 리더’이기 때문.

또 정 전무가 아직 30대 초반의 ‘어린’ 나이라는 점도 이유 가운데 하나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정 전무가 현 회장의 방북에 동행한 것도 북한이 동반 초청을 했기 때문”이라며 지나친 의미 부여를 경계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에도 북한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을 초청할 때 정몽헌 전 현대아산 회장도 불렀다”며 “이는 세습문화의 뿌리가 깊은 북한으로서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현 회장은 고 정몽헌 전 회장과의 슬하에 세 자녀를 뒀다. 차녀 영이(25) 씨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며, 외아들 영선(24) 씨는 공익요원 근무를 마치고 미국 유학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영선 씨는 현대그룹 자회사 현대투자네트워크의 2대 주주에 올라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 회사는 투자자문회사로 지난 5월 신설됐다. 모든 어머니에게 큰딸이 그러하듯, 현 회장에게도 정 전무는 살가운 친구이자 의지가 되는 버팀목인 듯하다. 두 모녀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한 지인은 “현 회장은 지이가 친구 같다고 말하곤 한다”며 “자주 전화통화를 하며 살갑게 지내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몇 년 전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을 때 현 회장은 정씨 집안 어른들을 만날 때마다 지이 씨를 동행시켰는데, 이는 ‘현대가 현씨에게 넘어간다’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방책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정 전무에 대한 그룹 내 평가는 전반적으로 우호적이다. 늘 밝고 겸손하며, 직원들에게 먼저 다가서는 소탈한 면모를 지녔다는 것. 또 업무 면에서는 매우 꼼꼼하다는 평가다.

특히 영어 실력이 뛰어나 해외업무 비중이 높은 현대상선, 현대U·I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좀더 확실한 성과를 보여야 차기 리더로서의 자질을 인정받을 것”이라고 주문한다. 현 회장은 2004년 ‘신동아’와 가진 인터뷰에서 당시 현대상선에 막 입사한 정 전무에 대해 “성격이 유순하고 대인관계가 좋아 별 어려움 없이 회사 일을 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주간동아 2009.09.08 702호 (p48~49)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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