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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ENSE

‘딱총’ 쏘는 한국 육군 자탄(子彈) 없는 유도탄 개발해야

클러스터탄 금지 세계적 대세 … 이대로 가면 현무 미사일 포기해야 할 판

  • 이정훈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hoon@donga.com

‘딱총’ 쏘는 한국 육군 자탄(子彈) 없는 유도탄 개발해야

‘딱총’ 쏘는 한국 육군 자탄(子彈) 없는 유도탄 개발해야

MLRS 발사통에서 발사되는 미국 록히드마틴의 ATACMS. 미국은 거대한 단발 폭약 탄두를 가진 ATACMS를 개발해 초정밀 사격과 세계정세 변화에 동시에 대응한다.

일반적으로 각 나라에서 가장 큰 군대는 육군이다. 미국이나 일본, 영국처럼 의도적으로 해·공군을 키우지 않는 한 육군은 그 나라에서 가장 많은 국방 예산을 사용한다. 그러나 무기 발달 측면에서 본 육군은 해·공군에 한참 뒤처진다.

해군과 공군에서 총포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형편없다. 공군 전력의 핵심인 전투기는 총을 사용하지 않는다. 해군도 함정과 함정이 부딪치는 전투를 치르기에 병사 개인이 총을 사용해야 하는 일은 극히 제한된다.

해·공군은 포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현대 공중전은 원거리에서 미사일을 쏘는 형태로 진행되기에 전투기에 달린 기총(포)은 근접 공중전이라는 아주 드문 경우에만 사용된다. 제2차 세계대전 때만 해도 해전의 주 무기는 함포였다. 이 때문에 미국과 일본·영국 해군은 18인치(45.72cm) 혹은 16인치(40.64cm) 구경을 가진 거대한 함포를 탑재한 함정을 건조했다.

그러나 해전의 주 무기가 미사일로 바뀌면서 거포를 단 전투함(‘전함’이라고 한다)은 모두 퇴역했다. 현대의 전투함은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포격전에 대비해 5인치(12.7cm) 이하의 함포만 설치한다. 1960년대를 기점으로 해·공군 주 화력은 총포류에서 미사일로 ‘확’ 바뀌었는데, 육군은-가장 발달해 있다고 하는 미국 육군조차도-아직도 총포류를 주 화력으로 쓰고 있다.

초정밀 타격이 힘든 클러스터탄



미 육군 사단은 9개 기계화보병대대(3개 기계화보병연대)와 3개 포병대대(1개 포병연대)를 주축으로 한다. 이들 12개 대대 중 미사일을 주 화력으로 사용하는 곳은 1개 포병대대뿐이다(2개 포병대대는 자주포를 운영). 왜소하지만 미 육군의 미사일 전력은 정확도 면에서 해·공군 미사일에 한참 뒤처져 있다.

미 육군의 미사일 포병대대가 사용하는 무기는 MLRS(Multi Launch Rocket System)인데, 우리말로는 ‘다연장 로켓’, 북한식으로는 ‘방사포’로 표현할 수 있다. MLRS는 작은 발사통 여러 개를 올려놓고 여러 발의 로켓을 동시에 쏘거나 큰 발사통 하나만 올려놓고 큰 미사일 한 방을 쏠 수 있는데, 한 방 쏘는 큰 미사일을 가리켜 ATACMS(Army Tactical Missile System·육군전술미사일 체계, 약칭 ‘에이태킴스’라고 읽는다)라고 한다.

ATACMS는 미 육군이 보유한 최대 화력인데, 이와 성능이 비슷한 것이 한국이 보유한 현무 미사일이다. 주요 국가 해·공군이 보유한 미사일은 목표 건물의 유리창을 뚫고 들어갈 정도로 초정밀 사격을 한다. 하지만 ATACMS와 현무는 이러한 사격을 전혀 하지 못한다. 이유는 발사 방식에 있다.

해·공군은 적함이나 적기 같은 움직이는 물체를 잡아야 하니 목표물을 끝까지 따라갈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해야 했다. 비행기처럼 날아가는 이 미사일은, 비행기에 다는 제트엔진을 탑재하기에 비행기 속도(마하 1~3)와 비슷하거나 약간 더 빠르다.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 덕분에 제어가 가능해 목표 건물의 유리창을 뚫고 들어가는 초정밀 사격 실력을 과시한다.

반면 육군은 아주 빠른 속도(마하 10 안팎)로 날아가는 로켓엔진을 탑재한 미사일만 고집해왔다. 이 미사일은 힘이 좋기에 상대적으로 큰 탄두를 탑재한다. 그리고 고사포탄처럼 하늘로 쏴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게 함으로써 사거리를 최대로 늘렸다. 포물선 비행방식이다 보니 이 미사일은 정확도가 떨어진다. 그래서 택한 방식이 탄두부에 수백 개의‘자탄’(子彈 : bomblet·수류탄 크기의 작은 폭탄)을 넣는 클러스터(cluster·‘한 덩어리’라는 뜻) 방식으로 제작하는 것이었다.

이 미사일은 목표물 상공에서 클러스터로 된 탄두부를 열어 산지사방으로 자탄을 떨어뜨림으로써, 미사일 본체는 다소 목표물을 벗어났다 해도 결국은 목표물을 타격하는 효과를 거둔다. 문제는 개별 자탄의 화력이 약하다는 점. 따라서 두꺼운 토치카나 지하갱도에 숨은 목표물은 파괴할 수 없다는 약점이 있다. 클러스터는 지상 수백m 상공에서 찢어져 자탄을 떨어뜨리는데, 이상하게도 상당수의 자탄이 터지지 않는다(최대 40% 정도가 불발탄).

불발된 자탄은 전투가 끝난 뒤 2차 피해를 일으킨다. 마구 뿌려진 대인지뢰가 전쟁이 끝난 후 민간인의 발목을 자르듯, 이곳저곳에 숨어 있던 자탄이 터져 엉뚱한 사람을 희생시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3일 노르웨이 오슬로에 94개국 대표가 모인 것도 이 때문이었다. 대부분이 MLRS를 제작할 능력을 갖지 못한 이 나라들은 클러스터탄 사용금지 협약에 서명했다. 그러나 MLRS를 제작할 수 있는 미국 중국 러시아 한국 북한은 서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클러스터탄 사용을 금지하는 오슬로 협약은 대세를 이룰 전망이다. 이 때문에 바빠진 건 미국의 방산업체다. ATACMS를 제작하는 미국의 록히드마틴사는 대형 폭약 하나만 단 ATACMS 개발에 들어갔다. 이 신형 ATACMS는 탄두가 하나이기에 반드시, 그리고 아주 강력하게 터진다. 그리고 미국이 쏘아올린 GPS 위성의 유도를 받는 까닭에 해·공군의 미사일만큼 정확도를 확보한다. 이 미사일은 목표물 벽을 뚫고 들어가 정확히 터지기에 그 효과는 기존 ATACMS보다 훨씬 좋다.

한국은 영원한 거북이인가?

이러한 ATACMS가 개발되면 미국은 오슬로 협약에 서명할 것이므로, 한국도 이 협약에 서명하라는 국제적인 압박을 받게 된다. 한국도 이러한 기능을 갖춘 현무를 개발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에겐 걸림돌이 있다. 미군이 사용하는 GPS 신호는 전파교란을 받지 않고 초정밀 유도를 하는 군용 GPS 신호인 반면, 한국이 이용할 수 있는 GPS는 전파교란(jamming)을 받는 상업용 GPS 신호다.

미국은 자국산 무기를 구입한 나라나 가장 가까운 우방국에만 군용 GPS 수신기를 판매할 것이다. 오슬로 협약과 미국만이 개발한 GPS 체계 때문에 간신히 미국 수준을 따라온 한국은 다시 뒤처지게 될 듯하다. 한국은 자력으로 GPS 위성을 띄울 수 없는 나라이기에, 한국 육군은 여전히 총포류에 의존한 재래군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 현실 세계의 토끼와 거북이 경주에선, 토끼가 뛰는 도중에 잠을 자는 일은 없는 것 같다.



주간동아 2009.08.04 697호 (p60~61)

이정훈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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